5일 잠실 두산전에서 LG 홍창기(오른쪽)가 8회초 오지환의 적시타 때 홈으로 쇄도해 세이프 되는 모습. /사진=뉴스1 |
LG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두산과 '어린이날 매치'에서 1-4로 뒤지다 7-4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쉽게 무너지는 듯했으나 화끈함과 끈끈함을 동시에 보였고, 역전승을 만들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어린이날 경기 승리다. 통산 어린이날 경기 전적은 11승 14패가 됐다. 동시에 시즌 14승 12패가 됐고, 3위를 유지했다. 최근 3연패 탈출도 있다. 얻은 것이 많은 경기가 됐다.
그렇게 애를 먹이던 방망이가 이날은 힘을 냈다. 장단 14안타를 때려냈다. 김현수가 3안타(1홈런) 2타점을, 오지환이 3안타 2타점을 올렸고, 문보경의 2안타 2타점도 있었다. 올 시즌 팀 2호 선발전원안타까지 기록했다.
LG는 이날 전까지 25경기에서 총 190안타를 치고 있었다. 10개 구단 중 팀 200안타가 안 되는 유일한 팀이 LG였다. 경기당 평균 안타수가 7.6개. 이날은 터졌다. 시즌 평균 대비 2배 가까이 만들어냈다. 시즌 200안타도 넘어섰다.
5일 잠실 두산전에서 6회초 5-4 역전을 만드는 적시타를 때린 오지환. /사진=뉴스1 |
6회 들어서는 홍창기의 2루타에 이어 오지환의 적시타가 나와 5-4 역전에 성공했다. 8회초에는 홍창기가 볼넷과 폭투로 2루에 나갔고, 오지환이 적시타를 날려 6-4로 달아났다. 9회초 안타-도루-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고, 문보경이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했다. 이날 LG는 전체 득점권에서 10타수 4안타, 4할을 쳤다.
선발 케이시 켈리는 아쉬움이 있었다. 6이닝 4실점으로 삐끗한 것.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이었다. 그래도 타선 덕분에 승리투수가 됐다. 이어 올라온 불펜이 평균자책점(3.93) 3위답게 잘 틀어막았다. 선발이 주춤하기는 했지만, 결국 방망이가 터져 이길 수 있었다. 올 시즌 LG에게 특히나 부족했던 부분이다.
반대로 두산은 고비를 넘지 못하고 패했다. 팀 타율 2위(0.284), 득점 2위(140점)에 팀 평균자책점 3위(3.79)의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그러나 이날은 조금 달랐다.
무엇보다 올 시즌 2승 1패, 평균자책점 1.48을 찍으며 에이스로 활약하던 로켓이 6이닝 5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19일 만에 다시 켈리와 맞대결을 했지만, 이번에도 패전이다. 6회까지 책임진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었으나 전체적으로 마뜩지 않았다. 불펜에서도 홍건희와 김명신이 1점씩 내줬다.
5일 잠실 두산전에서 1-4로 뒤진 5회초 추격의 투런포를 터뜨린 LG 김현수(왼쪽). /사진=뉴스1 |
선발이 부진하고, 불펜도 깔끔하게 막지 못했다. 타선까지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키지 못했다. 질 수밖에 없었던 경기다. 2연승을 노렸지만, 결과는 정반대. 시즌 13승 13패가 됐고, 3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전 "지금은 관중이 다 들어오지 못하지만, 사실 어린이날은 열기가 다르다. 선수들이 느끼는 것이 다르고, 전달되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매치가 다른 경기와 비교하면 다르다는 설명.
확실히 '잠실 라이벌전'은 그랬다. 기존 기록이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각오가 됐든, 부담이 됐든 다른 경기와 차이가 있다. 이날 LG와 두산이 다시 한 번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