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서 연기해"..'빈센조' 송중기, '인생캐' 만났다 [★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1.05.0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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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빈센조'의 주연배우 송중기가 3일 오전 진행된 종영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스토리디앤씨 2021.05.03
낯선 등장이 반갑다. 언제나 착하고 순진한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송중기가 악랄하고 독해졌다. 보는 시청자도, 연기하는 배우도 낯설겠지만 새롭게 등장한 악역은 즐겁기만 하다.

송중기는 3일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극본 박재범, 연출 김희원,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로고스필름) 종영 관련 화상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 빈센조(송중기 분)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 홍차영(전여빈 분)과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를 담는다.


'빈센조'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평균 16.6% 최고 18.4%, 전국 기준 평균 14.6% 최고 16.2%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석권했다. 전국 가구 기준으로는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에서도 수도권 기준 평균 9.1% 최고 10.2%, 전국 기준 평균 8.7% 최고 9.7%로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지켰다.(닐슨코리아 기준)

송중기는 극 중 빈센조 역으로 분했다. 빈센조는 이탈리아 마피아 까사노 가족의 패밀리의 콘실리에리다. 그는 냉혈한 전략가이며 완벽한 포커페이스의 소유자이며 허를 찌르는 방법으로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는 최고 변호사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드라마 방송할 때마다 식구들에게 듣고 현장에서도 젊은 스태프분들이 많아 화제되는 장면들을 들었다. 그래서 인기를 많이 실감했다. 감사하게도 많이 실감하며 배우들과 얘기했다"라고 '빈센조'를 향한 뜨거운 호응에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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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빈센조'의 주연배우 송중기가 3일 오전 진행된 종영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스토리디앤씨 2021.05.03
송중기를 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 후 첫 악역이다. '빈센조'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악역이라고 해서 나쁜 것만 있는 게 아닌 코믹, 누아르 등 다양한 요소가 섞여있었다. 이에 주로 선한 역을 담당했던 송중기의 낯선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사실 '빈센조' 대본을 받았을 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싶더라. 특히 박재범 작가의 작품은 코믹에 특화된 이미지가 강하다. '내가 코미디를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돌아보니 많이 갇혀있더라. 다양한 장르를 살리려고 노력했다."

그는 극 중에서 이탈리아 마피아이기 때문에 이탈리아어를 구사해야 했다. 이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다고. 송중기는 매 회마다 연기 칭찬을 받았지만, 이탈리아어 그리고 코믹 연기는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좀 더 오랜 시간 준비했으면 괜찮았을 것 같다. 시간을 들인 만큼 나온다고 해서 스스로 아쉽다는 생각도 있다. 처음에 빈센조를 이탈리아 남부 사람으로 설정했다가 중부로 바뀌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발음을 잡는 게 정말 힘들었다. 이런 디테일을 잡고자 했지만, 이탈리아 연기와 코믹 연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송중기가 연기한 빈센조는 극 중 정말 많은 사람과 다양한 관계를 가졌다. 가장 먼저 언급될 인물은 전여빈이다. 전여빈이 극 중 연기한 홍차영은 빈센조와 동조 관계에서 로맨스로 확장해나아간다. 하지만 두 사람의 로맨스에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있을 정도로 뜨거웠다. 빈센조와 홍차영의 로맨스가 두근거린다고 말하는 한편 극의 몰입도를 깬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로맨스에 호불호가 있단 사실을 알고 있다. 난 개인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의견이 있는 건 사랑받고 있단 증거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난 찬성파다. 정말 적절했던 것 같다. 특히 20부 엔딩에서 홍차영과 빈센조가 재회하긴 하지만 표정에선 헤어짐이 보이기도 한다. 이때 난 '다시 만나기 힘들다'란 마음으로 연기했다. 러브라인은 적절하게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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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빈센조'의 주연배우 송중기가 3일 오전 진행된 종영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스토리디앤씨 2021.05.03
또한 그는 빈센조의 엄마 오경자(윤복인 분)와도 좋은 케미를 보인다. 오경자는 극 중 장한석(=장준우, 옥택연 분)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한다. 이 사실을 알게된 빈센조는 분개하며 악인들을 찾아가 총을 겨눈다. 해당 장면의 표정 연기는 보는 이의 감정을 끌어올렸을 정도로 깊은 슬픔을 갖고 있었다.

"원래 대본에선 '슬픔을 꾹꾹 참는다' 정도로 끝났다. 그런데 난 정말 안되겠더라. 그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내 감정을 존중해줬고 그대로 촬영을 이어나갔다. 이게 정말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그는 홍차영, 오경자 뿐만 아니라 사무장님, 안군, 조사장 등 금가프라자 식구들과도 특별한 호흡을 보였다. '빈센조'에서 타이틀롤로서 나선다는 건 상당한 부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송중기가 훌륭하게 해낸 이유는 모두 금가프라자 식구들 덕분이었다.

"이렇게 부담이 없던 적도 없는 것같다. 드라마 내용과 비슷하다. 사실 제목과 역할 이름이 같기 때문에 부담이 없을 순 없지만, 드라마 내용 처럼 금가프라자 식구들과 함께하며 결속력이 상당했다. 그런 의미로 외롭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송중기는 '빈센조'가 인생 작품이며 인생 캐릭터라고 자평했다. 그는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에겐 미안하지만 최고로 신나서 연기한 드라마"라며 '빈센조'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드라마 내에선 빈센조 외에도 다른 악인들이 존재한다. 바벨그룹 회장의 장한석, 동생 장한서(곽동연 분), 로펌 우상의 대표 한상혁(조한철 분), 로펌 우상의 변호사이자 장한석의 수족 최명희(김여진 분)가 있다. 송중기는 20부작 촬영을 하는 내내 4인 중 어느 악역을 해볼까 고민해본 적이 있다고.

"매번 네 사람을 보면서 생각했었다. 누구를 하면 좋을까 고민해봤는데 빈센조가 아니라면 최명희를 해보고 싶다. 최명희이야말로 현실에서 있을 법한 악인이다. (김)여진 누나가 연기를 잘해줬기 때문에 나도 즐겁게 봤지만 한 번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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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빈센조'의 주연배우 송중기가 3일 오전 진행된 종영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스토리디앤씨 2021.05.03
사실 '빈센조'에는 석연치 않은 논란 몇 가지가 존재했다. 모든 복수가 사적 복수로 이뤄졌으며 20회 엔딩은 주말 저녁에 시청하는 드라마 치곤 잔인한 수위를 보였다. 그럼에도 인기를 얻은 '빈센조'. 송중기는 이런 현상을 마냥 기쁘게 바라볼 순 없다고 말했다.

"사실 빈센조는 극악무도한 악인이다. 이런 사람이 응원받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이다. 박재범 작가의 글은 겉으론 웃겨도 자세히 보면 슬픈 장르다. '빈센조'는 에피소드는 현실이고 빈센조란 캐릭터만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현실엔 이것보다 더한 일이 많다. 작가님께서 현실에서 일어난 일을 인용해 악인을 무찌르는 걸 보여줬다. 이 부분에서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또한 송중기는 20화 엔딩의 잔혹성 논란에 대해 "사실 20부 대본이 나왔을 때 우리끼리도 의견이 나뉘었다. 그러니 다양한 의견이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난 잔인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극악무도한 사람이 어떻게 처단 당했는지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빈센조'에는 중국 비빔밥 PPL(간접 광고) 논란도 존재했다. 빈센조와 홍차영이 밥을 먹는 장면에서 비빔밥이 등장했다. 해당 비빔밥은 즈하이궈 브랜드의 인스턴트 식품으로, 중국 상품이었다. 방송 당시 중국의 한국 문화 공정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됐던 때이므로 '빈센조'의 중국 PPL 논란은 커져만 갔다.

"사실 배우 입장에서 같이 상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또, 드라마 외적으로 논란이 생겼으니 내적인 완성도를 만드는 데에 노력했다. (논란으로 인해) 실망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드라마 자체의 매력으로 신뢰를 얻고자 했다. 오히려 현장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PPL 논란 때문에 실망했던 분들에겐 주연배우로서 사과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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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빈센조'의 주연배우 송중기가 3일 오전 진행된 종영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스토리디앤씨 2021.05.03
송중기가 드라마를 출연하면서 화제된 부분은 바로 KBS 2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여림 이다. '성균관 스캔들'은 조선시대 금녀의 공간 성균관에서 벌어지는 청춘 4인방의 성장 멜로 드라마로, 송중기가 극 중 여림 역으로 활약했다. 이는 송중기의 '인생 캐릭터'로도 꼽히는 작품이다. '빈센조'에선 송중기가 여림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추억을 다시 소환했다.

"가장 애정이 깊은 캐릭터가 여림이다. 작가님이 그 이미지를 아주 비슷하게 소환해주셨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싶었다. 예전에 (박재범) 작가님이 '코미디가 가장 크게 성공했을 땐 권위있는 사람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일 때'라고 하셨다. 빈센조가 여림 도령을 연기하며 악인을 물리칠 때 소름돋았다. 다시 만나서 반갑기도 했다."

또한 송중기와 전여빈 그리고 금가프라자 식구들은 함께 tvN 예능프로그램 '출장 십오야'에 출연했다. '출장 십오야'는 나영석 PD가 출장이 필요하면 달려가 예능 배달 서비스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출장 십오야'와 '빈센조'의 만남은 송중기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회식 한 번 하지 못한 '빈센조' 식구들과 뜻깊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추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날 선배님들과 동료들이 잘 따라와줘서 재미있었다. 나영석 PD님은 바쁘신데 와주셨다. 마지막 촬영이 되면 드라마 현장은 시간 싸움이라서 와중에 정해져 있다. 그렇지만 다같이 짠하고 끝내고 싶었다. 사적으로 잘 못 모이지 않나. 그러다 보니 출장 십오야가 생각났다. 원래 우상과 바벨그룹 사람들까지 함께 하려고 했는데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하지 못했다. 그 부분은 아쉬웠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빈센조'로 색다른 연기를 보인 송중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촬영이 중단됐던 영화 '보고타' 촬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보고타'는 1990년 대 낯선 나라 콜롬비아로 이민을 떠나 정착하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는 "'보고타' 촬영이 한국에서 다시 시작한다. 해외 촬영을 할 순 없지만 난 주연 배우로서 어떻게든 작품을 잘 마무리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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