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 받기도 쉽지 않네' 구원왕·다승 2위 출신의 씁쓸한 '현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5.01 12:03 / 조회 : 2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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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서울컨벤션고에서 두 번째 라이브 피칭을 실시하고 있는 이용찬. /사진=이용찬 에이전시 제공
2021 FA(프리에이전트) 중 유일한 미계약자 이용찬(32·전 두산)이 실전 복귀를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그런데 이게 마냥 쉽지 않다. 소속 팀이 없다 보니 던질 곳이 마땅치 않다. 잡혔던 일정이 무산되기도 했다. 세이브왕에 다승 2위까지 했던 선수지만,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다.


이용찬은 4월 30일 오전 11시 경기 곤지암 팀업캠퍼스 야구장에서 독립구단 광주 스코어본 하이애나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 40구를 소화할 예정이었다. 하늘이 말썽을 부렸다. 새벽에 많은 비가 내린 것이 문제였다.

파주 스코어본이 정상적인 그라운드 훈련을 할 수 없었고, 실내 훈련으로 전환됐다. 자연히 이용찬의 라이브 피칭도 불가능했다. 지난 4월 23일 휘문고에서 라이브 피칭 33구를 소화한 후 일주일 만에 다시 공을 던질 계획이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나마 서울컨벤션고와 연락이 닿았고, 오후 4시에 급하게 일정을 잡았다. 라이브 피칭 50구를 소화했다. 실전 기준으로 2~3이닝이었다. 이용찬의 에이전시는 "팔꿈치 통증은 전혀 없었고, 트레이닝 파트 또한 이상 없음을 실시간으로 체크했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공을 던지기는 했다. 33구 이후 50구를 던졌으니 진전도 있다. 통증도 없다. 여기까지는 다 좋다. 문제는 장소 및 상대 섭외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다음은 연습경기를 계획하고 있는데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라이브 피칭-연습경기는 정상 복귀를 위한 재활 과정이면서 동시에 이용찬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줄 쇼케이스 무대다. 실제로 이용찬에게 관심이 있는 팀도 있다. 시즌 초반 친정 두산을 비롯해 어느 팀이나 투수가 부족하기에 이용찬은 매력적인 자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야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다. 던질 마운드가 필요하고, 받아줄 포수가 필요하다. 던진 공을 때려줄 타자도 있어야 하고, 그라운드에서 잡아줄 야수도 필요하다.

이용찬은 FA다. 소속팀이 없다. 개인 자격으로 섭외에 나서야 한다. 코로나19 시국까지 겹치면서 더 만만치 않다. 지난 달 23일 1차 라이브 피칭 당시 독립구단·대학·고교 등 여러 곳을 접촉했고, 하루 전날 휘문고로 정해졌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 외부인의 방문을 불허했다. 취재진도, 구단 스카우트도 입장 자체가 불가능했다.

2차 라이브 피칭에는 날씨까지 말썽을 부렸다. 피칭 자체가 취소됐다. 몇 시간 후 서울컨벤션고 마운드에 서기는 했으나 급하게 잡히다 보니 이용찬의 피칭을 보러 온 구단이 없었다. 이용찬이 그만큼 애를 먹고 있다. 답답한 상황이다.

이용찬은 선발과 불펜 모두 검증이 끝난 자원이다. 통산 342경기(102선발)에서 53승 50패 4홀드 90세이브,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중이다. 2009년 26세이브로 리그 구원왕에, 2018년에는 15승을 올리며 리그 다승 2위에 올랐다.

이 정도 투수가 고교 팀과 독립리그 팀을 돌아다니며 공을 던지고 있다. 이마저도 섭외가 어렵다. 빨리 새 팀을 찾아야 한다. 언젠가는 유니폼을 다시 입겠지만, 과정이 순탄치 않다. 현실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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