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김하성 솔직 토로 "자주 못나가니 힘들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일 아닌가"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1.04.29 21:37 / 조회 : 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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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 /사진=이상희 통신원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26·샌디에이고)의 방망이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김하성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원정경기에 8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12-3 승리에 기여했다. 빅리그 3번째 멀티히트로 시즌 타율은 0.200에서 0.220(50타수 11안타)으로 올랐다. 이날 김하성은 수비에서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1루수 에릭 호즈머(32)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선발 출전은 1주일, 6경기 만이었다. 그동안 벤치 멤버로 경기 후반에 간간이 대타로 투입된 게 전부였다. 한국에서 '최고 타자'라는 수식어와 함께 매 경기 선발로 뛰었던 그가 들쭉날쭉한 출전에 자신의 루틴을 맞추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김하성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스타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한 어려움을 털어났다. 그는 "불규칙하게 출전하는 상황에서 내 루틴을 지키며 타격감을 유지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하지만 그것도 내가 잘 이겨내고 준비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린 김하성은 "자신감 또한 여전하다"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스타뉴스는 샌디에이고 구단 홍보팀의 관리 및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코로나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체이스필드에서 대면이 아닌 유선으로 김하성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하성과 일문일답.

- 밖에서 그저 바라만 보던 메이저리그와 본인이 선수가 되어 직접 겪어 본 차이점이 있다면.

▶ 오랜 시간 꿈꿔왔던 무대여서 그런지 밖에서 볼 때와 차이점 같은 건 잘 못 느끼겠다. 동경하던 곳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 언제 '아, 내가 메이저리그 선수가 됐구나'라고 느끼는지 궁금하다.

▶ 스프링캠프 때는 잘 몰랐는데 정규시즌이 시작되면서 경기도 뛰고 원정도 다니고 하니까 내가 메이저리그 선수가 된 걸 느끼는 것 같다.

- 정규시즌이 시작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국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어렵다고 느끼는가.

▶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라 당연히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있다. 리그의 수준이라든지 이동거리라든지 힘든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이 모든 게 내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이 곳 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한국과 달리 이 곳 메이저리그에서 불규칙한 출전 때문에 루틴을 지키거나 타격감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 그렇다. 매일 경기에 나가면 모를까 불규칙하게 출전하다 보면 타자들은 타격감이나 루틴을 지키는 것이 매우 힘들다. 게다가 메이저리그는 한국에 비해 경기력이나 선수들의 수준도 더 높다. 그런 곳에서 한국처럼 매일 출전하지 않고, 불규칙하게 나가면서 나만의 루틴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잘 이겨내고 준비해야 할 일이다.

- 불규칙하게 출전하다 보면 '내가 김하성인데 어디 두고 보자'라는 오기도 생길 것 같다.

▶ 오기라기보다는 어찌됐든 지금 내가 처한 여러 가지 상황들이 매일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벤치 멤버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수긍하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 그래야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그리고 거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열심히 해야 된다고 본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도 있을 수 있다.

- 스트레스를 언급했는데, 팀 동료들이나 코칭스태프는 잘 해주는지 궁금하다.

▶ 미국에서 지내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팀 동료들이나 코칭스태프 모두가 다 잘해준다. 때문에 하루 하루 열심히 내가 해야 할 것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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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 /사진=이상희 통신원
- 어제(28일) 경기 전 필드에서 봤을 때 표정이 밝지 않아 잘 못 지내는 줄 알았다.

▶ (웃으며) 그런 건 전혀 아니다. 매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만 제외하면 아주 잘 지내고 있다.

- 외국 생활에서 먹는 것도 중요하다. 팀에서 한국 음식 등 배려를 해주는지.

▶ 팀에서 배려도 해주기는 하는데 내가 원해서 미국에 온 만큼 먹는 것도 이 곳 생활에 맞춰야 한다고 본다. 한국 음식은 필요할 때 내가 알아서 사 먹으면 된다.

- 언제쯤이면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안착한 김하성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 말주변이 없어서 그런 것에 대해 어떻게 대답해야 될지 잘 모르지만, 우선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팀 성적이 더 중요하고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내가 출전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지금 현재는 출전 시간을 더 받을 수 있도록 내가 처한 상황에서 잘 준비하는 게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언제쯤 메이저리그에 적응한다고 말하는 게 힘들 것 같다. 자주 출전을 하지 않으면 감각을 유지하는 데 힘들다.

- 상황은 그렇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인데 자신감은 있어야 하지 않나.

▶ (목소리에 힘을 실으며) 자신감은 항상 있다. (웃으며) 그런데 자주 출전을 못하다 보니 그 자신감을 실력으로 보여줄 수 없어 아쉽다.

- 끝으로 한국에서 응원해 주는 팬들을 위해 한 마디 한다면.

▶ 멀리 한국에서 응원해 주고 변함 없이 성원을 보내주시는 팬 분들에게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메이저리그라는 큰 무대에 온 만큼 잘 적응하고 야구도 잘 해서 팬분들에게 좋은 소식도 전해주고 나로 인해 미국에 한국 야구에 대해 좋은 이미지도 심어주고 싶다.

이상희 스타뉴스 통신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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