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박세리' 코로나19로 뒤덮인 방송가, 자막 뒤로 숨지 말길 [안윤지의 Whyrano]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1.04.26 11:25 / 조회 : 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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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윤스테이', JTBC '아는형님' 영상 캡처
"해당 방송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촬영했습니다."


요즘 TV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막이다. 그런데 최근 상황을 따져보자면 정말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촬영했는지 의문이다. 자막 한 줄 이후로 보여지는 장면에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여러 사람이 모여 대화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지금, 연예·방송가는 자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 3일간 다섯 명의 연예인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2일 방송인 권혁수는 소속사 휴맵컨텐츠를 통해 "권혁수가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고 모든 활동을 중단, 자가격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권혁수가 무증상으로 코로나19 확진됐던 정산 담당자와 미팅 후 감염됐다고 설명했다. 의도치 않은 상황이었기에 여론은 그를 안타까워하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권혁수의 확진으로 방송가는 비상등이 켜졌다. 가장 문제가 됐던 건 MBC FM4U '전효성의 꿈꾸는 라디오'(이하 '꿈꾸라')였다. 권혁수는 당시 코로나19 확진 상태를 모르고 방송에 임해 DJ 전효성과 제작진들은 검사를 받아야 했다. 또한 전효성과 함께 방송했던 그룹 스테이씨도 위험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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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권혁수, 배우 전효성 /사진=스타뉴스
다행스럽게도 전효성과 제작진, 그리고 스테이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전효성은 방역 당국의 지침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당분간 활동을 중단한다. 이에 따라 '꿈꾸라'는 약 일주일간 스페셜 DJ 체재로 진행된다. 스테이씨는 밀접 접촉자는 아니었기에 음성 판정을 받고 활동을 다시 이어갔다.

23일 손준호도 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소속사 싸이더스에 따르면 손준호는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았고 이에 양성으로 판정됐다. 손준호의 확진은 가요, 방송, 공연 등에 거대한 후폭풍을 일으켰다. 그가 출연하는 뮤지컬 '드라큘라', 홍보 차 출연했던 네이버 나우 '세리자베스', 그의 아내 김소현과 김소현이 출연하는 뮤지컬 '팬텀'까지. 한 사람의 확진이 큰 두려움을 가져다준 것이다.


'드라큘라'에 출연하는 김준수, 신성록 등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김준수와 신성록은 각각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방역당국의 지침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세리자베스'의 MC인 박세리는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그와 동선이 겹치는 스태프들도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손준호의 아내 김소현은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소현과 함께 뮤지컬 '팬텀'을 진행하는 박은태, 전동석, 카이, 규현, 임선혜, 이지혜 등도 검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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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손준호 김소현 부부, 전 골프선수 박세리 /사진=스타뉴스, MBC(박세리)
박세리의 확진 여파로, KBS 2TV 새 드라마 '이미테이션'에 출연하는 배우 이준영도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그는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자가격리 기간을 가지기 때문에 드라마 홍보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나오며 방송 촬영 과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막 한 줄을 방패 삼아 마스크 없이 방송을 진행하는 곳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최근 KBS 2TV 예능프로그램 '컴백홈'은 스타의 낯선 서울살이의 첫걸음을 시작한 첫 보금자리로 돌아가 그곳에 현재 진행형으로 살고 있는 청춘들의 꿈을 응원하고 힘을 실어주는 리얼리티로, 연예인들이 야외를 돌아다닌다. 이때 만나는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조심하는 모습이지만 연예인들은 마스크도 없으며 거침없는 형태다.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도 똑같다. 이는 긴 명맥을 자랑하는 야외 프로그램이지만 여전히 마스크 없이 10인에 가까운 대인원이 마주보며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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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2TV '컴백홈'
현재 국가 방역수칙에 따르면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다. 또한 5인 이상 집합 및 회식·모임이 금지한 상태다. 그러나 현재 연예가는 '방송'을 핑계삼아 이를 모두 어기고 있다. 물론 규정으론 '방송법·신문법·뉴스 통신법' 등에서 규정하는 '방송'은 사적 모임이 아니기 때문에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야외 방송임에도 대인원이 모여 얘기하고, 시민을 만날 때도 마스크를 끼지 않는 등 위기의식이 전혀 없는 모습을 굳이 보이는지 알 수 없다.

일각에서는 "마스크는 갑갑하기 때문에 방송에서도 보고 싶지 않다"란 반응도 있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건 코로나19는 국가적 재난이다. 26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500명으로,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를 특별 방역 관리 주간으로 선포, 공공부문의 회식과 모임을 금지했다.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엔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운영 시간도 제한 확대할 예정이다.

더이상 방송가는 자막 뒤에, 방송이란 명목 하에 숨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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