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신묘한' 발 야구 행진, 주루로 '이겨 놓고' 싸웠다 [★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4.23 22:35 / 조회 : 2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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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잠실 NC전 7회말 절묘한 홈 슬라이딩으로 세이프 되고 있는 두산 안권수(왼쪽).
두산 베어스가 NC 다이노스를 잡고 3연전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투타 모두 우위에 섰다. 그리고 '발'이 있었다. 정신없이 NC 야수진을 흔들었고, 승리로 돌아왔다.

두산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NC와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선발 최원준의 호투 속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박계범-장승현 등이 터지면서 5-1의 승리를 거뒀다. 최근 2연승에 시즌 전적도 9승 8패가 됐다.

일단 선발 싸움에서 웃었다. 최원준이 7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냈다. NC 송명기는 4⅓이닝 2실점이었다. 타선도 11안타 5사사구를 만들며 5점을 뽑았다. NC는 5안타 4사사구였다. 전체적으로 마운드도 NC보다 높았고, 방망이 또한 NC보다 뜨거웠던 셈이다.

투수와 타자 외에 또 다른 무기도 불을 뿜었다. 발이다. 그야말로 '신묘한' 주루플레이가 나왔다. NC의 내외야의 멘탈을 뒤흔들었고, 승리의 발판을 쌓았다. 우선 2회말 2사 후 김재호가 안타로 나갔고, 상대 보크로 2루에 갔다. 박계범이 중전 방면으로 가는 안타를 쳤다. 살짝 중견수 왼쪽으로 향했다.

장타가 되기 어려워보였다. 그러나 박계범이 과감하게 2루까지 달렸다. 중견수 애런 알테어의 수비가 주춤한 부분도 있었다. 순간적인 팀을 놓치지 않은 것. 1타점 단타가 아니라 1타점 2루타가 됐다. 득점권 찬스를 계속 이어가는 박계범의 주루였다.

3회말에는 2사 후 김재환이 볼넷으로 나갔고, 다음 양석환이 중전 안타를 쳤다. 이때 김재환이 2루를 돌아 3루까지 달렸다. 과감한 주루 플레이. 송구가 3루로 향했지만, 김재환은 세이프였다. 그 사이 양석환도 2루까지 들어갔다. 2사 2,3루. 후속타 불발로 점수는 없었지만, NC 야수진을 힘들게 만들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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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잠실 NC전 8회말 1사 1루에서 김재호의 희생번트 때 1루 주자 조수행이 3루까지 달려 세이프 되는 모습.
7회말에는 발로 점수까지 냈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안타로 나갔고, 상대 실책이 겹치며 2루까지 갔다. 벤치에서 대주자 안권수를 투입했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김재환이 2루 땅볼을 쳤다. '2익수' 수비를 하고 있던 2루수가 1루로 송구해 타자 주자 아웃. 이때 안권수가 3루를 돌아 홈까지 뛰었다.

1루수가 홈으로 송구했지만, 결과는 세이프였다. 타이밍 상 아웃이었으나 안권수의 슬라이딩이 빛났다. 처음에 왼손이 홈 베이스를 향했고, 양의지가 그 손을 향해 글러브를 댔다. 그러자 안권수가 순간적으로 왼손을 접으면서 몸을 오른쪽으로 틀었고, 양의지를 피해 베이스에 손을 댔다.

8회말 들어서는 선두 조수행이 볼넷으로 나갔고, 다음 김재호가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1사 2루가 될 상황. 그러나 조수행이 NC의 빈틈을 또 찔렀다. 3루까지 내달린 것. 또 3루에서 살았다. 수비를 허탈하게 만든 플레이. 박계범-장승현의 연속 적시 2루타가 터지며 순식간에 3-0에서 5-0이 됐다.

두산에는 '발 야구'가 되는 선수들이 많다. 주전과 백업을 가리지 않는다. 필요할 때 도루가 가능하고,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도 할 수 있다. 이날 NC전에서 이것이 빛을 발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 또한 "안권수, 조수행 등의 재치 있는 주루플레이를 칭찬한다"고 밝혔다.

간과하는 경우가 많지만, 야구의 기본은 공격·수비·주루다. 주루가 한 자리를 차지한다. 이날 두산이 단순히 잘 치고, 잘 막아서 이긴 것도 있지만, 먼저 발로 이겨놓고 싸운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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