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엔 파이터가 없다" 신형민, 친정팀 상대로 '일부러' 신경전 벌인 이유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4.22 09:50 / 조회 :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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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현대(파란색 유니폼)와 전북현대전에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양팀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신형민(35·울산현대)과 홍정호(32·전북현대)가 일촉즉발의 기싸움을 펼쳤다. 홍정호로부터 거친 파울을 당한 건 김지현(25·울산)인데, 정작 김지현이 아닌 신형민이 나서 홍정호와 맞섰다. 그동안 울산에 없던 '그런 선수'를 자처한 신형민의 작심 행동이었다.

신형민은 2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11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36분 홍정호와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주심은 물론 양 팀 선수들이 뒤엉켜 둘 사이를 떼놓을 만큼 험악한 분위기였다.

직전 상황에서 나온 홍정호의 거친 파울이 화근이 됐다. 홍정호는 김지현의 돌파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그를 어깨로 강하게 밀쳤다. 김지현이 크게 넘어질 정도로 강력한 충돌이었다. 주심이 파울을 선언하자, 홍정호는 주심을 향해 억울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에 신형민이 발끈하고 나섰다. 그의 왼쪽 팔엔 '주장 완장'이 채워져 있었다.

신형민이 거칠게 불만을 표출하자 홍정호도 이에 맞대응하면서 불씨가 커졌다. 서로 고성을 주고받으며 기싸움을 펼쳤다. 주심이 홍정호를 밀어내고, 양 팀 선수들은 그 사이를 파고들어 둘을 진정시키기에 바빴다. 상대팀 동료들이 자신을 말리는 상황에서도 신경전은 계속됐다. 경기장 분위기는 한순간에 험악해졌다.

아무리 현대가(家) 라이벌전이자 K리그 1·2위 팀 간 맞대결이라고 하더라도, 파울을 직접 당하지 않은 선수가 상대와 기싸움을 펼치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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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전에서 일류첸코와 치열한 볼 경합을 펼치고 있는 신형민(가운데 파란 유니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신형민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울산에 없던 '그런 선수'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신형민은 "울산에는 그동안 파이터가 없었다. 그게 울산과 전북의 차이점이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 선수들이 조금이나마 더 자극을 받아서, '같은 팀'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해서 더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이 지금까지 준우승에 머물러 있던 건, '그런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에 저를 울산이라는 팀으로 영입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상대와 거친 기싸움을 펼칠 수 있는 유형의 선수가 울산에 없었던 만큼, 그 역할을 위해 더 발끈했다는 설명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전북 소속으로 울산을 상대했던 그였기에 가능한 평가이기도 했다.

물론 그러면서도 그는 "다 아는 선수들이고, 경기장 안에선 상대이지만 밖에선 서로 친하게 지내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며 경기장 안과 밖은 별개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신형민은 전북의 예전 동료들과 함께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날 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운 홍명보 울산 감독도 신형민의 존재감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역시 그 포지션이 중요하다. 리더십도 있어야 하고, 경기를 전체적으로 컨트롤도 해야 한다. 미드필더에서 커버링 등도 필요하다"며 "신형민 덕분에 다른 선수들이 더 편하게 뛸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두 팀은 90분 동안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채 무승부에 그쳤다. 전북은 승점 27(8승3무), 울산은 승점 21(6승3무2패)로 6점 차 리그 1, 2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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