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홀로 세리머니 외면 '공 줍줍'... '월클' 리더의 품격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4.22 05:05 / 조회 : 13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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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차는 순간. /AFPBBNews=뉴스1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만큼이나 손흥민(29·토트넘)의 승리를 향한 갈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레스 베일(32)의 동점골에 동료들이 기쁨을 나누는 순간, 손흥민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공을 나홀로 주우러 가고 있었다. 동료들의 세리머니를 외면한 채….


동점에 만족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이어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온 뒤 어서 빨리 경기를 하자며 선수들을 재촉했다. '월드클래스급' 리더의 품격이 느껴진 장면이었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사우스햄튼과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15승9무10패(승점 53점)를 기록, 리버풀과 승점에서 같아졌으나 골득실에서 앞서며 6위로 점프했다. 반면 사우스햄튼은 10승6무16패(승점 36점)로 14위를 유지했다.

지난 19일 무리뉴 감독을 경질한 토트넘. 라이언 메이슨(30) 감독대행의 데뷔전이었다. 그의 공격진 선택은 손흥민과 베일, 모우라 삼각 편대였다. 반면 직전 에버튼전에서 발목을 다친 해리 케인은 출전 명단서 아예 제외돼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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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한국시간) 관중석에서 사우스햄튼전을 지켜보는 해리 케인. /AFPBBNews=뉴스1
토트넘은 전반 30분 상대 스트라이커 대니 잉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힘든 상황을 맞이했다. 전반전 토트넘은 슈팅을 6개나 시도했으나 유효 슈팅은 한 개도 없었다.


이런 분위기가 후반 13분 잉스의 부상으로 전환점을 맞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 15분 베일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그의 클래스가 느껴지는 골이었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왼발로 공을 트래핑해 끌어온 뒤 곧장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연결, 사우스햄튼의 골망을 갈랐다. 1-1 원점.

환상골을 넣은 베일은 오른쪽 코너로 성큼성큼 간 뒤 두 팔을 벌리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어 로 셀소, 모우라, 레길론 등과 함께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그런데 한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베일이 감아 찬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골대 안으로 뛰어간 토트넘 선수. 손흥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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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왼쪽)이 동점골을 터트린 뒤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순간. 손흥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AFPBBNews=뉴스1
홈 경기서 중하위권 팀을 상대로 필요한 건 당연히 승점 1점이 아닌 3점이었다. 동점골을 즐기는 것보다 1초라도 빨리 경기를 재개해 역전을 시키는 게 중요했다. 그걸 안 손흥민은 동료들이 뭉쳐있는 곳으로 간 뒤 빨리 경기를 하자며 팔을 휘저었다. 손흥민의 동작 하나에 몰려있던 무리들이 우르르 신속하게 센터 서클로 향했다. 다들 손흥민의 뜻에 공감을 한 것. 바로 이 순간, '리더' 손흥민의 모습이 보였다.

결국 모든 게 손흥민의 뜻대로 됐다.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긴 했다. 후반 30분 손흥민이 레길론의 도움을 받아 역전골을 터트렸으나, VAR(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이 취소됐다. 손흥민이 슈팅하는 순간, 앞에서 점프한 모우라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골키퍼를 방해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토트넘의 승리를 향한 의지는 더욱 커졌다. 후반 41분 사우스햄튼의 무사 제네포가 아크 근처에서 레길론에게 거친 태클을 범했다.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VAR을 실시했고 파울 발생 위치를 페널티 지역으로 정정,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침착하게 역전 결승 골을 넣으며 포효했다. 손흥민의 시즌 20호골이자 리그 15호골. 이 골로 손흥민은 자신의 2016~2017시즌 기록(리그 14골)을 깨트리며 한 시즌 리그 최다 골 기록을 세웠다. 개인 기록과 함께 팀 승리까지 챙기며 한 살 많은 감독 대행에게 데뷔승을 안긴 손흥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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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손흥민(오른쪽)의 머리를 끌어안고 있는 메이슨(오른쪽에서 두 번째) 토트넘 감독대행.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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