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그 사람?"..'괴물' 최대훈이 듣고 싶은 최고 칭찬[★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1.04.21 14:41 / 조회 : 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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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대훈 /사진=에이스팩토리


배우 최대훈(40)이 JTBC 금토드라마 '괴물'(연출 심나연, 극본 김수진)에서 또 다른 얼굴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번엔 엄마의 과잉보호 아래 뺑소니 범죄를 덮으려 한 유약한 아들 박정제. 또 그는 '괴물'에서 이유연 살인사건의 최후 진범인 듯한 묘한 기운을 내뿜으며 시청자를 혼란를 속인 맹활약을 했다. 최대훈은 '사랑의 불시착' 재벌가 장남 윤세준 역, '악의 꽃' 강력계 팀장 이우철 역에 이어 '괴물'로 같은 배우인 줄 모를 정도의 '카멜레온 변신'을 보여줬다.

'괴물'은 만양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괴물 같은 두 남자 이동식 경사(신하균 분)와 한주원 경위(여진구 분)가 파헤치는 심리 추적 스릴러. 이동식과 한주원은 공조 끝에 이동식의 동생 '이유연(문주연 분) 살인사건'의 진범이 한주원의 아버지인 경찰청장 한기환(최진호 분)이었단 사실을 밝혀냈다. 한주원은 한기환의 음주 뺑소니 과거를 언론에 폭로하고 무기징역의 단죄를 받게 했다.

이유연 사건과 얽힌 연쇄살인마 강진묵(이규회 분)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도해원(길해연 분)과 아들 박정제(최대훈 분)는 각각 징역 9년, 3년을 선고받았다. '괴물'은 '진짜 괴물'을 추적하는 밀도 높은 전개와 사회적 메시지, 배우들의 열연으로 최고 시청률 6.0%를 기록하고 종영했다.

최대훈은 극 중 이동식의 죽마고우이자 문주시 시의원 도해원(길해연 분)의 아들, 문주 경찰서 수사 지원팀 박정제 역을 맡았다. 박정제는 극 중반 이유연 죽음의 뺑소니범으로 드러났지만 최초 뺑소니범은 한기환으로, 박정제가 죽은 이유연 위를 차량으로 밟고 간 사실이 밝혀지면서 반전을 줬다. 박정제는 도해원의 과도하게 틀어진 모정 속에서 나약한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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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대훈 /사진=에이스팩토리


-'괴물'이 호평 속에 종영했다. 극 중 최대훈의 활약도 컸는데.

▶너무 영광스럽고 나는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노력했다. 결과가 좋아서 행복하고 이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다. '괴물'이 좋은 평가를 받은 건, 각자의 노력에서 생긴 결과물인 것 같다. 어누 누구하나 소홀히 하는 사람이 없었다.

-괴물이 실종, 사망 사건 등 사회적 이슈를 떠올리는 무거운 주제를 다뤘다. '괴물'에 어떻게 출연을 결심했는가.

▶내가 아직은 미흡한 배우라 생각해서 찾아주시는 만큼 다 소화하고 싶다. 심나연 감독님과의 전작 인연으로 여기까지 흘러왔다. 나는 대본을 읽는 순간 바로 '좋다'고 말씀드렸다. 내가 정말 이 역할이 맞냐고도 물어봤다. 어떤 소재를 가지고 그걸 증폭시키는 힘이 있는 작품이었다.

-박정제는 '괴물'에서 두 번의 반전을 준 인물이었다. 시청자를 속이기 위해 어떻게 캐릭터를 연구하고 준비했나요?

▶인물 정보를 처음에 얻었을 때 작가님이 '일정 부분은 모른 채 연기해도 좋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해리성기억상실증을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다 알고 접근하지 않았다. 그게 도움이 된 것 같다. 가장 필요한 정보만 얻고 순간순간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정제가 동식 앞에서 기억을 되찾은 이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이 부분은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는가.

▶기억이 없다는 것을 나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동식의 글을 많이 보고 그의 아픔을 많이 느끼려고 했다. '그게 쌓이고 정리된 채 내가 뒤늦게 사실을 알았다면'이란 시간을 시뮬레이션 하며 가지려고 했다.

-실제 최대훈은 박정제와 비교했을 때 어떤 성격인지.

▶박정제는 꼼꼼하다, 여성적이다란 말을 많이 듣는다. 말투는 맥아리 없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원래 박정제 설정은 미남이었는데 나는 골격이 크고 더 남성적인 느낌이어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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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박정제의 유약함, 연약함을 표현하기 위해 외적으로나 말투 등 따로 더 신경 쓴 부분이 있을까.

▶박정제로서 외적으로는 눈동자의 위치를 많이 생각했다. 어떻게 했을 때 강한 자의 위치를 보여줄지, 약해지는지를 생각했다. 내적으로는 기가 세고 탐욕스런 어머니에게 기가 눌려 살았던, 정상적이지 못한 모성애를 가진 엄마 밑에서 살았던 사람이라면? 이라며 고민했다.

-'괴물'에서 정제와 동식의 관계가 특별했다. 정제에게 동식이란? 최대훈에게 신하균이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했던 정제와 동식의 유년기 시절 이야기가 있다. 정제가 동식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정제였는데, 동식으로 인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 것 같다. (신)하균 형님이 어떤 말씀을 하기 이전에 캐릭터의 기운으로 나타나셔서 나만 잘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서로 편해졌을 때는 하균 형님이 계속 의문점을 던지셨다. '이건 왜 그런 거야?'라면서 우리와 토론하고 답을 찾으려 했다. 정제에게 동식이란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였다. 최대훈에게 신하균도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였다.

-박정제는 '괴물' 속에서 다양한 악역 중 어떤 결의 빌런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가.

▶우리가 살면서 정말 몰라서 하는 실수들이 있지 않나. 그 실수가 누군가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기도 한다. 정제로서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나쁜 짓이었단 걸 보여주려고 했다. 정제는 한 생명을 소멸시켜버린 악한 존재였다.

-'괴물'의 흥행에는 힘있는 연출도 큰 몫을 했다. 연출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극 중반부가 넘었을 때 배우들끼리 촬영하려고 모였을 때 이구동성으로 '봤어?'라고 물어봤다. 결과물이 기대 이상으로 놀라웠다. 텍스트를 뛰어넘기가 사실 쉽지 않은 데이터가 있는데, '괴물'은 영상미, 연출, 편집이 나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모든 부분에서 연출과 조화가 잘 이뤄진 것 같다.

-'괴물'이 결국 사회적으로는 어떤 메시지를 줬다고 생각하는가.

▶인간의 욕심, 이기심에 관한 얘기라고 생각했다. 최근 넷플릭스에 '괴물'이 올라오고 나서 다시 보고 있는데, 마음이 동하고 슬프고 짠했고 이 사람들이 다 왜 이렇게 됐지? 생각했을 때 인간의 욕심과 악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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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대훈 /사진=에이스팩토리


-'괴물' 중 박정제 외에 연기해 보고 싶었던 캐릭터가 있다면?

▶모든 역할을 다 해보고 싶다. 동식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가슴 아프고 외로웠을까 싶으면서 동식 역을 제일 해보고 싶다.

-'괴물'은 모든 악인들이 법적 처벌을 받는 엔딩을 보여줬다.

▶음향, 자막까지 매회 엔딩을 신나게 봤다. 마지막 회는 잘 마무리 됐다고 생각한다. 어떤 작품이든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괴물'은 따뜻하게 조심스럽게 잘 마무리 된 것 같았다.

-최근 작품 활동 중 '사랑의 불시착'에서 재벌가 장남 윤세준 역, '악의 꽃'에서 강력계 팀장 이우철 역에 이어 '괴물'에서 경찰 박정제 역까지 각 작품마다 같은 배우인 것을 모를 정도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카멜레온 같은 변신이 가능했던 연기 비결은 무엇인가.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이 사람이 그 사람이었어?'란 소릴 듣는 걸 좋아한다. 전작이 자꾸 생각나거나 어디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들어와서 이야기에서 간극이 벌어지는 게 안타깝다. 전혀 다르고 싶고 그래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걸 위해 가장 노력을 많이 한다. 나는 외적으로 내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란 소리를 듣기 바란다. 나는 텍스트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좋은 대본을 만나고 싶다. 텍스트에 답이 있다고 생각해서 많이 보고 많이 읽는 편이다. 연기 비결은, 인위적으로 뭘 하려고 하면 더 이상하더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사람의 목소리는 안 변한다고 하더라. 내 목소리로 가장 편안하게 인위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향후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는지.

▶그동안 희극적인 필모그래피가 많았는데, 재벌가도 시켜주시고 '괴물' 같은 스릴러도 막 시작했다. 스릴러, 느와르 장르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솔직히 모든 장르를 더 해야하고 가야할 길이 많아서 기회가 된다면 모두 해보고 싶다.

-데뷔 이후 거의 매해 4~5작품씩 드라마와 공연을 쉬지 않고 다작했다. 쉼 없이 일할 수 있는 원천은 무엇인가. 지치는 순간은 없었는지.

▶소중하게 대하는 마음을 갖고 연기했다. 그걸 알아주시는 분이 감사하게 내가 지칠 때쯤 '대훈아'하고 부르는 것 같다. 앞으로 연기를 더 소중하게 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을 알아주시는 분들이 있길 바란다. 연기의 원천은 이런 기회가 흔치 않다는 걸 알고 있다는 것인 것 같다.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배우가 많다. 이 기회가 언제 사라질까 불안하기도 하다. 영원한 건 없으니까 그래도 이순재 선배님처럼 영원에 가깝게 오래오래 직업으로서 연기하고 싶다. 내가 스타가 되고 싶은 게 아니고 연기가 좋은 것이지만 이 직업이 스타성도 있어야 하니 그게 모순인 것 같다. 나는 연기가 좋아서 전공도 했는데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 지치는 순간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가족, 어떤 사건들이 때마다 와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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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대훈 /사진=에이스팩토리


-아직 '괴물'을 보지 않은 시청자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괴물'을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가.

▶'괴물'에서는 버려지는 인물이 없다. 나는 모든 인물이 살아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인물들의 감정선을 각각 다르게 보면 좋겠다. '괴물'을 사랑해주신 시청자 분들, 너무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배우이면서 한 가정의 가장인데, 개인적으로 어떤 아빠인가. 최근 가족 예능이 많은데 출연 의사가 있는지.

▶아이를 좋아하고 딸하고 장난치는 걸 좋아한다. 와이프가 '나갔다 와'라고 할 정도로 집에 있는 편이다.(웃음) 가족 예능에 대해선 아직 출연할 마음은 없다. 딸이 선택할 의지를 무시하고 내 판단으로 딸을 사탕발림으로 데리고 나가서 무언가 하고싶지 않다. 그걸로 인해 파생되는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딸을 노출시킬 생각은 없다.

-그럼 개인적으로 나가고 싶은 또 다른 장르의 예능은 있는가.

▶예능은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최)민수 선배랑 바이크를 같이 타보고 싶다. 내가 존경하는 선배와 두 명이 함께 여행하면서 휴식도 하고 얘기도 나누고 싶다. 하지만 리얼 예능은 무섭다.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장윤서와 지난 2013년 tvN 드라마 '미친사랑'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고 2015년 결혼, 현재 슬하에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장윤서는 배우로서 복귀할 예정인지.

▶여성에게 임신과 출산은 큰 데미지인 것 같다. 아내가 "오빠는 열심히 사냥하고 와. 나는 열심히 육아하고 있을게"라고 말해줬는데 본인과 장모님이 참 속상했을 것 같다. 세계 대회에서도 입상자였는데(제46회 미스인터내셔널 선발대회 3위) 집에만 있는 모습을 보셨을 때 장모님이 허탈하고 상실감을 느꼈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더 잘해야 한다. 다행히 와이프가 인내하겠다고 해줘서 너무 고마웠고 미안하다. '괴물'이 좋은 평가를 받았을 대 본인 일처럼 너무 좋아했다. 아내가 나보다 외향적이고 내가 오히려 내향적인 체질인데, 딸이 크면 아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끔 하고 싶다. 아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아내가 '괴물'의 다른 배우들을 보면서 자신의 연기도 많이 반성했다고 하더라.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차기작 계획은?

▶감사하게 차기작이 선택된 상태다. 종영 이후 시간은 가족들과 많이 보낼 것 같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생활도 하면서 딸하고 와이프, 어머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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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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