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비숲' 다음은 '괴물'..심나연 감독, 웰메이드 스릴러 만들다 [★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1.04.18 07:00 / 조회 : 1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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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나연 PD가 JTBC 금토드라마 '괴물' 종영 관련 화상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사진제공 =JTBC
웰메이드 스릴러 작품이 나타났다. 앞서 tvN 드라마 '시그널', '비밀의 숲'은 여전히 장르물 '원톱'으로 꼽히고 있다. 이를 뒤잇는 드라마가 나타났다. 바로 JTBC 금토드라마 '괴물'(극본 김수진, 연출 심나연)이다. 배우 신하균과 여진구의 신들린 눈빛, 최대훈·최성은·천호진 등 배우들의 조화로운 연기 등 많은 게 '괴물'을 만들었지만, 그중 단연 돋보이는 건 심나연 감독의 독특한 연출이었다.

심나연 감독은 15일 '괴물' 종영 관련 화상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괴물'은 만양파출소 경찰들이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심리 추적 스릴러 드라마다. 신하균과 여진구가 주연으로 나서 열연했다. '괴물'은 최종회 당시 6.0%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그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괴물'은 좀 어려운 드라마 아닐까 생각했는데 시청률도 좋게 나왔다. 좋은 반응이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괴물'은 일반적인 스릴러 장르와 결이 다르다. 대부분의 스릴러는 살인 사건에 초점이 맞춰져 범인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그러나 '괴물'은 사건의 범인보다도 피해자의 가족의 삶을 중심으로 둔다. 이들의 삶은 현실에서도 간과된 부분이다. 이 때문에 '괴물'은 타 스릴러 작품보다 특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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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나연 PD가 JTBC 금토드라마 '괴물' 종영 관련 화상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사진제공 =JTBC
"원래 작가님이 잔인한 살인자보다 피해자 실종, 남아있는 가족들을 부각시키고 싶다고 하셨다. 이건 정말 어려운 부분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 메시지를 가져갈 수 있을까'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 그래서 마을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모습, 이유를 보여주고 싶었다."

만양파출소라는 가상의 공간, 이동식·한주원이란 가상인물이 살아가는 드라마라곤 하지만 그 속에서 다루는 내용은 현실에도 존재한다. 특히 실종자의 주변인들은 더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 심나연 감독도 이를 파악했고 더 많은 공부와 노력했다.

"내 연출적 관점보다도 작가님이 실종자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나도 이 부분에 공감했고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생각했다. 경찰들의 입장, 실종 관련 법 등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 "

이렇게 탄생한 '괴물'은 적절한 판타지와 리얼리즘이 녹아있었다. 끝까지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며 범인을 잡아낸다는 건 판타지적 장르물에 속했고, 마을 사람들의 욕망을 드러내는 점에선 리얼리즘이 강했다.

"기획 단계부터 표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이 드라마에서 다루는 재개발 문제가 인간의 이기심과 연관이 돼있다. 그래서 공간에서 판타지를 주고 사건 수사 과정 등에서 리얼리즘을 찾아갔다. 이런 방법이 '괴물'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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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나연 PD가 JTBC 금토드라마 '괴물' 종영 관련 화상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사진제공 =JTBC
그러나 이러한 리얼리즘은 드라마 속 절망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여느 드라마처럼 사이다같은 엔딩이 그려지진 않기 때문이다. '괴물'은 범인에게 사적으로 복수해서 쾌감을 주기 보다는 법으로 심판한다. 말도 안되지만 시원한 엔딩을 맛보게 하고 최대한 자극적인 장면을 보여주려고 하는 최근 드라마의 시류에선 빗겨나간 부분이다.

"물론 최종 결말에 대해 작가와 감독이 일치할 순 없다. 우리 드라마에선 교훈이 있어야 했다. 이게 우리의 사회적 책임감이다. 그래서 '반전이 아니라 너무 해피 엔딩이었다'는 반응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제작진의 선택이고, (법으로 심판하는 장면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분명했다."

'괴물'의 또 다른 포인트는 배우들의 연기다. 앞서 언급했듯이 신하균은 이름대로 신(神)들린 연기를 보였고, 전작에서 멜로 연기를 보였던 여진구는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신하균은 극 중 이동식으로 분해, 선과 악 사이에 서있는 인물임을 잘 표현해냈다. 여진구는 한주원 역을 맡아 열연했다. 특히 여진구는 의외의 캐스팅이란 평이 있었으나 완벽한 연기로 반전을 선사했다.

"배우들에게 감사하다.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줄 몰랐기 때문이다. 작가님이 세워둔 그림들이 배우들과 잘 맞았다. 연출 입장에서는 대본에 쓰인 만큼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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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나연 PD가 JTBC 금토드라마 '괴물' 종영 관련 화상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사진제공 =JTBC
심나연 감독은 신하균, 여진구 배우를 극찬하며 훗날 다시 작품에서 만나기를 기약했다. '괴물'은 모든 배우와 제작진들의 노력으로 일궈냈다. 이를 알아주기라도 하듯이, 지난 12일 공개된 백상예술대상 후보에 '괴물'이 노미네이트됐다. 작품상을 비롯해 극본상(김수진 작가), 연출상(심나연 감독), 예술상(장종경 촬영감독), 여자신인상(최성은), 남자조연상(최대훈), 남자최우수연기상(신하균)으로, '괴물'은 총 7개 부문에 후보를 냈다.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다들 잘해줬기 때문에 (후보로) 오른 것 같다. 특히 예술상 후보에 있을 때 좋았다. 편집, 음악 등 모두 고생했기 때문이다.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된 것 또한 너무 좋다."

또한 심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웰메이드 감독이 됐다. 그는 웹드라마 '힙한 선생', JTBC 단편 드라마 '한여름의 추억'에 이어 첫 장편인 JTBC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을 연출했다. 그는 기존 작품의 경우 밝은 청춘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 '괴물'을 통해 심도있는 내용을 그려나갔다. 과거 '장르물'은 남성 감독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괴물'에 이어 tvN 드라마 '빈센조'까지 여성 감독들이 메가폰을 잡으며 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또한 특유의 연출법도 이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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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포스터 / 사진제공=JTBC
"성별을 나누기 보다는 주목받을만한 감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구세대가 어우러져서 작품을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나도 이번 작품을 하기 전에 '시그널', '비밀의 숲' 등을 보며 굉장히 많이 배웠다. 어떻게 보면 난 그분들의 연출 키즈인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성장한 감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

끝으로 심나연 감독은 '괴물'에 대해 한마디로 정리했다. '괴물'은 감독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작'이었다.

"사실 전작에서 내가 완벽하게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를 보완한 게 '괴물'이다. 엄청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도와준 분들도 많았고 글도 좋았다. 감독 일을 하게 만들어준 시작점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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