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타와타나낏 "두려움 떨치고 티샷하세요"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21.04.12 07:00 / 조회 : 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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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지난 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션힐스CC에서 끝난 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아시다시피 괴력의 장타를 뽐낸 패티 타와타나낏(22·태국)이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호수의 여왕’이 됐습니다.

그는 한국 금융기업의 협찬을 받고 한국말도 웬만큼 해 우승이 더욱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매스컴에서 무시무시한 장타를 소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타와타나낏은 3라운드 최장 360야드(약 329m)를 포함해 4라운드 평균 323야드(약 295m)의 티샷을 날려 아마추어뿐 아니라 프로 골퍼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는데요, 과연 실상은?

평균 323야드를 때린다면 브라이슨 디섐보나 타이거 우즈 등 PGA 장타자들과 맞먹는 괴력을 뽐낸건데, 그 사실이 믿기지 않으시죠? 저도 고개를 갸우뚱거렸는데, LPGA 사무국 설명을 들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갔습니다.

비거리 측정은 2, 3번홀 단 두 군데서만 했더군요. 그러니까 매 라운드 14홀(파3홀 네 곳 제외), 나흘 동안 총 56홀을 측정한 것이 아니라 4일간 8개 홀의 평균 거리를 산정 한겁니다. 게다가 두 홀 모두 내리막이어서 비거리에 거품이 15% 가량 끼었습니다. 2, 3번 홀이 아닌 평지의 다른 홀에서는 260~265야드를 날린 수치가 이를 잘 증명합니다(360야드가 나온 건 250~260야드 지점에 있는 둔덕 내리막에 맞았기 때문).

그렇지만 260야드만 하더라도 LPGA 최장타자인 렉시 톰슨(26·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니 정말 대단합니다. 게다가 티샷의 방향이 좋고 긴풀의 그린 근처 러프에서도 멋진 칩샷으로 공을 홀컵에 바짝 붙여 전세계 골프인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장타+기술+담력’은 LPGA 역사상 10위에 들 만합니다. 물론 한 대회를 보고 선수를 평가하는 건 성급하지만 2~3년내 세계랭킹 1위에 도전할 ‘차세대 슈퍼스타’임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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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 타와타나낏이 지난 4일(한국시간) ANA 인스퍼레이션 3라운드 15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제 갓 22세로 데뷔 첫 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한 타와타나낏의 장타 비결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탄탄한 하체를 활용한 다이내믹한 스윙에다 탄성좋은 샤프트를 장착한 드라이버가 돋보입니다. 거기에다 욕심을 버린 거죠. 그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무리해서 공을 멀리 보내려고 하지 않으니 오히려 비거리가 늘고 공도 똑바로 보낼 수 있게 됐다”면서 “진짜 맘 먹고 때리면 매번 300야드를 기록할수 있지만 85%의 힘으로 정타를 날리는 데 힘을 쏟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두려움 없이 공격적으로 쳐야 미스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입니다.

여기서 아마추어들이 두 가지 팁을 얻을수 있죠. 무작정 세게 때린다고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상급 프로들처럼 85% 안팎의 힘으로 샷을 해야 정확히, 또 멀리 날아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OB가 날까 어쩔까, 두려워하지 말라는 겁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왜 걱정을 합니까? “에잇, 못 쳐봤자 OB밖에 더 나겠어?”하며 과감한 샷을 날리면 오히려 정타가 나옵니다. 당분간은 타와타나낏의 간결한 멘트를 머리에 새기며 티잉 그라운드에 나서 보십시오. 동반자들이 놀랄 멋진 샷이 이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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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 인스퍼레이션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패티 타와타나낏.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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