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희연도, EXID 하니도 나!"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1.04.10 13:37 / 조회 : 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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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배우 안희연(29)은 걸그룹 EXID 멤버 하니로 더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스로는 안희연도, 하니도 모두 자신이라고 말했다. '위아래'로 역주행 신화를 이끌었던 무대 위 EXID 하니의 모습을 지금 당장 볼 수는 없지만, 여전히 그는 하니이자 배우 안희연이다. 안희연은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첫 연기에 도전했다. 연기를 하고 싶은 데이터를 다 모았다고 밝힌 그의 미래는 어떨까.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는 가정과 학교로부터 버림받은 10대 임산부 세진(이유미 분(이 가출 4년 차 동갑내기 친구 주영(안희연 분)과 함께 험난한 유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초청돼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 KTH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안희연의 정식적인 연기 첫 도전은 '어른들은 몰라요'다. 뿐만 아니라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극중 주영을 연기했다. 주영은 18세 임산부 세진의 유산 프로젝트를 돕는 가출 4년 차 동갑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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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연기라는 걸 큰 이 작품을 통해 처음 했어요. 촬영 후 2년이 지나서 완성된 걸 봤는데 그때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더라고요. 두 세달 정도를 촬영 했었는데, 살면서 짙었던 기간이었어요. 사실 이 영화 촬영 당시에 계약이 끝나서 회사가 없었기에 스케줄도 없었어요. 영화를 찍기로 하고 매일 워크숍을 갔어요. 이 기간 동안에는 이 영화만 생각하고, 이 영화에만 모든 걸 다 쏟았어요."


안희연은 2012년 걸그룹 EXID 멤버 하니로 데뷔했다. 'Holla', '위아래', 'AH YEAH', 'HOT PINK', 'Full Moon', '내일해', '알러뷰', 'Bad Girl For You' 등의 앨범을 발매했다. 특히 2014년 직캠 하나로 차트 아웃된지 오래된 '위아래'의 역주행 열풍을 이끌었다. 역주행을 시작으로 예능프로그램 출연 등 다방면에서 활동했던 안희연은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을까.

안희연은 "그리스로 여행을 가 있었을 때 이환 감독님께 SNS DM(다이렉트 메시지)이 왔어요. '나 박화영 감독인데 시나리오를 읽을 수 있냐. 같이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읽어보는 건 부담이 없으니까 알겠다고 하고 받아서 읽었어요. 답으로 '일단 너무 감사하고,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어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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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이어 "'출연 여부에 대해서는 연기를 해 본 적도 없고, 회사가 없기에 혼자 결정하기에 무리가 있다. 캐릭터가 세고, 어려운 신들이 많아서 잘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데이터 자체가 없어서 회사를 찾고 상의 후에 말씀을 드리기엔 죄송하지만, 크랭크인이 얼마 안 남지 않았냐'고 솔직하게 말씀 드렸죠"라고 덧붙였다.

안희연은 "제게 '한국 와서 보자'고 하시더라고요. 만나서 영화적 허용 등 이런 것들을 모른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보고 들었던 생각을 전해드렸어요. 기분 나빠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흥미롭게 받아들여주셨어요. 한 가지 확실했던 건 '뭐든 세상을 좋은 쪽으로 만드는 무언가였으면 좋겠어요. 그 방향으로 가는 게 맞나요?'라고 물었어요"라며 "감독님께서 '이 영화가 많은 걸 바꿀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도 그런 꿈이 있는 사람'이라고 답하시더라고요. '이 사람이 연출하고, 이 사람의 환경에서 이 사람의 작품에 잘할 수 있겠다' 싶어서 다음날부터 하게 됐어요"라고 했다.

안희연은 '어른들은 몰라요' 촬영 후 지난해 웹드라마 '엑스엑스(XX)', 한국판 오리지널 SF 앤솔러지 시리즈 'SF8-하얀 까마귀',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아직 낫서른'에 출연했다. 사실 안희연은 걸그룹 활동을 하면서 배우 활동을 상상하고 꿈을 꾼 적은 있다고 털어놨다. 그렇지만 데이터가 없기에 '난 배우가 되겠어'라고 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그랬던 그가 '어른들은 몰라요'를 만나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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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잘하거나 좋아하거나 등을 가늠할 만한 경험이 없었어요. 현장은 또 다르잖아요. 물론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긴 했었어요. 이 영화를 찍고 정말 좋았어요. 의미있는 무언가에 함께하고, 그 일원이 되어서 좋더라고요. 물론 연기라는 행위가 좋았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이 환경과 정 반대의 환경에 놓여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게 웹드라마 '엑스엑스(XX)였어요. '어른들은 몰라요'와는 정반대의 환경에서 촬영을 했어요. 그랬더니 재밌더라고요.(웃음)"

'어른들은 몰라요' 속에서 안희연은 흡연, 욕설, 마약 등 장면을 직접 연기했다. 수위가 센 장면에 대해 부담감은 없었을까. 안희연은 처음부터 '앞으로 연기를 하겠다', '처음부터 난 연기자가 될꺼야!'라고 했으면 엄청난 고민과 걱정을 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원래 전 미래지향적인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더 용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멀리 있는 목표를 보고 살았는데 어느 순간 그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물론 제일 힘들었던 건 욕이었어요. 욕이라는 것에 대해 금지되어 있는 인식이 있었어요. 워크숍 당시에 영상을 찍어서 모니터링을 하는데, (이)유미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렇고 계속 보고, 찍고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많은 도움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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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안희연은 이유미의 호흡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유미는 최고에요. 저는 알에서 나온 오리 새끼였다면, 유미는 엄마 오리였어요. 제가 졸졸 쫓아다녔어요. 어느 날 저한테 파일을 보내주더라고요. 파일을 봤더니 모든 스태프들의 이름과 사진이 들어 있었어요. 현장이 처음이니까 스태프들과 빨리 친해져서 더 편하게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준비해줬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감사한 사람이죠"라고 했다.

EXID 완전체는 볼 수 없는 것일까. 안희연은 "해체는 아니에요. 멤버들도 뭉치고 싶어해요. 지금 저희가 다 다른 회사에 있어요. 현실적으로 다른 회사로 가니까 쉽지는 않더라고요"라며 "멤버들끼리 연락을 자주해요. 정화가 '제작발표회 수고했어', '너무 예쁘다'라고 해주더라고요"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하니 혹은 안희연이라고 소개를 해요. 어떤 사람은 저를 하니로 알고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안희연으로 알고 있잖아요. 하니는 저한테 소중하고 팬분들과의 7년 간의 기억이 쌓인 정체성이에요. 저는 하니이기도 하고 안희연이기도 해요. 요즘 말로는 부캐, 쓰리캐라고도 하죠"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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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최근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 역주행하면서 EXID도 재조명 됐다. 안희연은 "브레이브걸스는 저희보다 선배님이에요. 라디오에서도 (제가) 선배가 아닌데 선배로서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보다 더 오랜 시간 꿈을 지켜내셨어요. 저는 그냥 감사드려요"라며 "요즘 힘든 일도 많고, 이슈도 많은데 희망의 아이콘처럼 그분들을 보고 많은 분들이 힘을 내고, 일상에서도 오래 버티니까 되더라는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안희연은 "최근에 '유 퀴즈 온 더 블럭' 인터뷰를 통해 그간 힘들었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시는데 제가 다 힘이 나더라고요. 힘든 사람들도, 많은 분들이 보고 '저 사람도 저렇게 됐는데 나도 내일이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어요. 그냥 감사하더라고요. 저희보다 오랜 시간 꿈을 지켜주시고, 버텨준 게 대단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일들이 많이, 자주 생겼으면 좋겠어요"라고 소망했다.

안희연은 "과거가 많이 생각나기도 했다. 저는 그때 산타클로스에게 선물 받았는데 '이거 네꺼 아니야'라는 생각에 선물을 풀어보지 못 했어요. 분명 내꺼 아닌 걸 받은 듯 했고, 갑자기 온 선물이라 다시 가져갈 것 같아서 풀지 못했어요. 가져갈 걸 기다리고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제 선물이 맞았던 것 같아요. 그 당시 제 상태메시지가 '일희일비'였어요. 그래도 되지 않았나 싶어요. 나중에는 마음껏 일희일비 할 걸이라는 생각을 했었죠"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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