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응원에 코치는 '생떼', 눈살 찌푸리게 만든 중국 [★현장]

고양=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4.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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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 1-2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는 지소연의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관중들은 방역수칙을 무시한 채 수차례 육성응원을 펼쳤다. 코치는 경기를 빨리 끝내라며 대기심을 향해 생떼를 부렸다.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는 중국 관중들과 코치진의 행태였다.

무대는 8일 오후 4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다. 단 한 장 남은 올림픽 출전권을 두고 벌이는 한국과 중국 간 첫 맞대결이었다.


중요한 경기였던 만큼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중국에 먼저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이내 강채림(인천현대제철)의 동점골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후반 27분 통한의 페널티킥 실점을 내줬고, 이를 끝내 극복하지 못한 채 1-2로 졌다.

아쉬운 결과만큼이나 씁쓸했던 건 또 있었다. 코로나19 상황 속 중국 응원단의 육성 응원과 일반 응원석 착석, 그리고 대기심을 향한 코치진의 ‘생떼’였다.

이날 경기장에는 중국 응원석이 따로 마련됐다. 그리고 이들은 전반 중반부터 ‘힘내라’는 의미인 특유의 응원구호 “짜요(加油)!”를 단체로 외치기 시작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방역수칙 위반이자,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었다. AFC는 비말 감염 방지를 위해 육성 응원을 금지하고 있다. 이날 경기장에서도 육성응원을 금지하는 내용의 안내가 수차례 전광판을 통해 전해졌다. 이미 입장권 예매 과정에서도 안내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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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과 중국의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은 중국 응원단의 모습. /사진=김명석 기자
그럼에도 이날 중국 응원석에서는 지속적으로 “짜요”를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몇 명의 목소리가 아닌 합을 맞춰 펼치는 단체 응원이었다. 전반전에 한 차례 나온 뒤, 후반전엔 페널티킥 상황과 경기 막판 두 차례 등 육성응원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었다. 중국 응원단을 위한 응원석이 마련돼 있었지만, 이날 일반 관중석에서도 중국 국기가 보였다. 국내 팬들을 위해 마련된 좌석에 중국 응원단 일부가 자리한 것이다. 자칫 충돌 등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중국 관중들에 그치지 않았다. 이날 중국 코치진은 경기 내내 심판 판정에 대해 거칠게 어필했다. 큰 목소리를 내는 남자 코치진들의 거센 항의는, 아무래도 이날 여성으로만 이뤄진 심판진들에게는 위협적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4분이 주어진 추가시간 상황에서는 한 코치가 지속적으로 대기심을 향해 경기를 빨리 끝낼 것을 재촉하는 모습이었다. 이 코치는 자신의 초시계를 보여주며 달려들 듯 대기심에게 어필했다. 생떼를 부리는 뒤에는 중국 관중들이 외치는 육성응원이 겹쳤다. 도 넘은 중국의 행태에 눈살은 자연스레 찌푸려질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날 패배한 한국은 오는 13일 오후 5시(한국시간) 중국 쑤저우에서 열리는 2차전 원정경기에서 반드시 2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두거나, 3-2 등 3골 이상을 넣고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만약 한국이 중국을 제치고 마지막 남은 도쿄올림픽행 티켓을 따내면 여자축구 역사상 처음이다. 콜린 벨(60·영국) 여자대표팀 감독은 "아직 2차전이 남아 있다. 이제 겨우 전반전이 끝났을 뿐"이라며 2차전에서의 역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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