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울린' 게레로, 스리 볼이라고 아무 공이나 치나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1.04.09 05:05 / 조회 : 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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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 등판한 류현진. /AFPBBNews=뉴스1
8일(한국시간) 원정 텍사스전 1-2 패

류현진 7이닝 7피안타(1홈런) 2실점 패전

참 아까운 경기였다. 토론토의 세밀하고 정교한 야구가 무척 아쉬웠다.

특히 토론토 5번타자 1루수로 나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2)가 그랬다. 공수에서 두 차례나 결정적인 미스를 저질렀다.

먼저, 2회 말 수비에서 호세 트레비노의 땅볼을 토론토 유격수 마커스 시미언이 잘 잡아서 1루로 던졌으나 게레로가 놓치고 말았다. 발을 뻗고 미트를 앞으로 내밀었어야 하는데, 공이 바운드될 것으로 예상했는지 옆으로 훑고 말았다. 그런데 노 바운드로 들어왔으니 잡을 수가 없었다. 역시 토론토 내야진은 여전히 불안해 보인다.

또 트레비노의 발이 느린 편이라 게레로가 제대로 포구했다면 아웃 타이밍이었는데, 공식 기록이 실책이 아닌 내야 안타로 나온 것도 아쉽다. 류현진의 자책점이 1점 올라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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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AFPBBNews=뉴스1
더 결정적인 게레로의 실수는 공격에서 나왔다. 8회 초 토론토는 선두타자 시미언이 솔로 홈런을 쳐 1-2로 추격했다. 이후 보 비셋의 내야 안타로 2사 1루가 됐는데, 게레로가 볼카운트 3-0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스리 볼이므로 기다렸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상대의 투구 패턴을 감안해서 칠지 말지를 결정했어야 한다. 텍사스 투수 맷 부시는 볼을 많이 던지며 컨트롤이 불안한 상황이었다. 바로 직전도 바운드 볼이었다. 4구째에도 공이 몸쪽 높게 들어왔는데, 게레로는 그대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나쁜 볼을 때리면 성공 확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치기 좋은 공이 오면 한 방을 노려볼 수도 있고, 아니면 볼넷으로 출루해도 1, 2루 기회를 이어갈 수 있었다. 결국 생각 부족이다. 세밀함이 떨어지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올 리 만무했다.

앞서 0-2로 뒤진 5회 초 토론토 공격 1사 만루에서 캐번 비지오 역시 초구를 때려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타격이 마음 먹은 대로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땅볼보다는 외야로 올려치려는 의지와 어떻게든 점수를 내서 동점이나 역전을 노려보겠다는 시도가 약해 보였다. 그 때 1점이라도 뽑았다면 경기 양상은 어떻게 바뀔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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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8일(한국시간) 텍사스를 상대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류현진의 투구는 2회 피홈런 1개를 제외하곤 나무랄 데 없었다. 7이닝을 막으면서 투구 수가 90개에 불과했다. 역시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개막전인 2일 뉴욕 양키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2실점(합계 12⅓이닝 4실점)으로 잘 막았다. 5회 이후에도 공 스피드가 시속 92마일(약 148㎞)까지 나오는 걸 보니, 몸 상태도 좋은 것 같다. 시즌 출발이 지난 해(2경기 9이닝 8실점)보다 나아 보인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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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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