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이타카→RBW·WM..K팝 인수합병, 이어지는 지각변동

공미나 기자 / 입력 : 2021.04.10 08:00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제공=하이브, 이타카 홀딩스


K팝 기획사들의 잇단 인수합병(M&A) 소식이 전해지며 가요계 지각변동이 이어지고 있다.

마마무 소속사 RBW는 오마이걸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RBW는 지난해부터 상장 준비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몸집 부풀리기가 시작된 모양새다.


하이브(舊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일찌감치 다수의 회사를 인수합병하며 급속도로 몸집을 키웠다. 2019년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을 시작으로, 세븐틴·뉴이스트 소속사 플레디스, 지코 소속사 KOZ엔터테인먼트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몸집을 불린 하이브는 코스피 상장으로 자금을 확보, 최근 저스틴 비버·아리아나 그란데 등 대형 팝스타가 속한 미국의 이타카 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1조원에 달하는 메가딜을 통해 반박할 수 없는 K팝 시장 1강으로 떠올랐다.

image
/사진제공=RBW, WM엔터테인먼트



이 같은 흐름은 K팝 시장이 글로벌하게 확대되며 규모·범위의 경제를 이룬 기획사들이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유리한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M&A는 빠르게 회사의 몸집을 키우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낼 수 있는 방법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닥친 위기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아티스트 제작 외에 별다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없는 소형 기획사 입장에서는 생존의 위협을 받을 만큼 타격이 컸다. 매각을 원하는 회사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 기획사 입장에서 인수합병으로 시장 지배력 강화하고 미래회복 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 선택이다.

인수합병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손을 잡는 기획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온라인 전용 콘서트 플랫폼 '비욘드 라이브'로 뭉쳤다. 하이브는 YG플러스의 지분을 18% 취득하고 혈맹관계를 맺었다.

K팝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기획사 간 인수합병, 투자유치, IPO, 업무제휴 등을 통한 가요계 지각변동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한 가요 제작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큰 회사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계속 몸집을 부풀려 갈 것이고, 살아남기 힘든 환경에 처한 소형 기획사들도 생존을 위해 매각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으로 소형 기획사들이 업계에서 점점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더 이상 K팝에서 '중소의 기적'을 찾아보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기획사가 아닌 이상 쉽게 주목도 받지 못하는 가요계 빈부격차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대형 기획사 위주로 돌아가는 K팝씬에서 점차 다양성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