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의 충격 부진, '돌직구'가 보이지 않았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4.0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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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말 올라와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강판되고 있는 삼성 오승환(오른쪽).
삼성 라이온즈가 개막 3연패에 빠졌다. 투타 모두 힘이 없다. 특히 6일 두산전은 '끝판대장' 오승환(39)이 무너진 것이 더욱 뼈를 때렸다. 오승환의 부진은 충격파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오승환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팀의 6번째 투수로 등판했고, ⅓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고, 밀어내기 볼넷도 내줬다. 2타점 적시타까지 내줬다.


오승환의 실점 자체는 1점이 전부였지만, 앞 투수 심창민의 승계주자 2실점도 있었다. 무수히 많은 위기를 헤쳐왔던 오승환이지만, 2021년은 첫 등판에서 크게 삐끗하고 말았다.

오승환이 한 경기 볼넷 2개를 내준 것은 지난해 8월 13일 두산전 이후 무려 236일 만이다. 그나마 당시에는 1½이닝 무실점이었고, 세이브를 따냈다. 이날은 결과가 판이하게 달랐다.

8회말을 어렵게 마친 삼성은 9회초 2사 2,3루 기회를 잡았고, 강한울의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1-6에서 3-6으로 따라가는 점수. 8회 오승환이 실점 없이 막아줬다면 3-3이었고, 경기가 어디로 갈 지 알 수 없었다. 결국 8회 내준 3점이 너무 치명적이었던 셈이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썩 좋지 못했다. 오승환은 기본적으로 '돌직구'를 활용하는 시원시원한 피칭이 돋보이는 투수다. 이날은 매 타자가 어려웠다. 타자 4명을 상대했는데 투구수가 25개였다. 속구 13개-변화구(슬라이더·포크볼) 12개로 변화구 비중도 높았다.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통해 두산 타선을 계속 유혹했지만, 타자들이 말려들지 않았다. 자연히 카운트가 불리해졌고, 속구 활용도 쉽지 않았다. 구속도 140km 초반의 공도 있었다. 최고가 146km 수준. 결국 힘으로 윽박지르지 못했는데 변화구로 속이지도 못했다. 결과가 좋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오승환은 삼성 팀내 최고의 불펜투수이며 부동의 마무리 투수다. 지난 시즌 부침을 겪으면서도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64를 일궈냈다. 허삼영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선수. 이런 선수가 무너졌다.

시즌 첫 등판임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시범경기 2경기에서 2이닝을 소화한 것이 전부이기에 아직 감각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오승환의 부진은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다음 등판에서 보란듯이 호투하면 문제가 없지만, 다시 흔들릴 경우 삼성 불펜 전체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개막 3연패보다 이쪽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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