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치고 5회 2사 후 실책 동점 강판' 오타니, 드라마도 이렇게 못 쓴다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1.04.0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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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위)가 5회 홈에서 호세 아브레우와 충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선발투수가 타자로도 나서 홈런을 때리고, 승리투수에 아웃카운트 1개만을 남기고 잇단 실책으로 승리를 놓치고....

야구 드라마 속에서나 볼 법한 일이 그라운드에서 실제로 벌어졌다. 주인공은 투타겸업의 일본인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다.


오타니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 경기에 2번 타자 겸 선발 투수로 출전했다. 2018년 빅리그에 데뷔한 오타니가 정규시즌 경기에서 투수와 타자로 동시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었고, 2번타자 겸 선발 투수 출장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3번째이자 1903년 잭 던리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후 무려 118년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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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선제 홈런을 때리는 오타니. /AFPBBNews=뉴스1
먼저 투수로서 1회초를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은 오타니는 곧이은 1회말 1사 후 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딜런 시스의 초구 97마일(약 156㎞)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선제 솔로 홈런을 떠뜨렸다. 개인 시즌 2호이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7m의 대형 아치였다. 에인절스는 이어 저스틴 업튼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태 2-0으로 앞서갔다.

오타니는 마운드에서도 위력적이었다. 시속 101.1마일(약 163㎞)의 강속구를 앞세워 4회초까지 안타 1개와 볼넷 2개만을 더 내주며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에인절스는 4회말 데이비드 플레처의 적시타로 1점을 더 얻어 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1이닝만 더 막으면 결승 홈런에 승리투수 기회까지 잡을 수 있다는 꿈을 안고 오타니는 5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릭 매드리걸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루리 가르시아를 2루 땅볼로 유도해 1루 주자를 2루에서 포스 아웃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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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한국시간)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투구하는 오타니. /AFPBBNews=뉴스1
2사 1루. 승리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1개만을 남겼다. 그러나 여기서 예기치 못한 일들이 잇달아 벌어졌다. 오타니의 1루 견제 송구 실책과 볼넷 2개, 그리고 폭투까지 겹쳐 1점을 내주고 2사 2, 3루 위기가 이어졌다. 다음 타자 요안 몬카다는 풀카운트에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하지만 그 순간 에인절스 포수 맥스 스타시의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이 됐고, 스타시의 1루 악송구가 겹치면서 2, 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순식간에 3-3 동점. 더욱이 오타니는 홈으로 쇄도한 2루주자 호세 아브레우와 충돌하면서 그라운드에 쓰러지고 말았다. 다시 일어나긴 했으나, 결국 스티브 시섹과 교체되면서 승패 없이 경기를 마쳐야 했다. 이날 성적은 타자로서 3타수 1안타 1타점, 투수로선 92개의 공을 던지며 4⅔이닝 2피안타 5볼넷 7탈삼진 3실점(1자책)이 됐다. 경기는 9회말 재러드 월시의 끝내기 3점 홈런으로 에인절스가 7-4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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