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손흥민·정의선... ‘백승호 논란’에 소환된 이름들 [★수원]

수원=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4.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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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서포터스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전 킥오프를 앞두고 펼쳐보인 현수막. /사진=김명석 기자
박지성(40) 전북현대 어드바이저와 손흥민(29·토트넘), 그리고 정의선(51) 현대차그룹 회장까지. 이른바 ‘백승호(24·전북) 논란’ 속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소환된 이름들이다.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 전북의 맞대결은 경기 전부터 ‘백승호 더비’로 주목을 받았다. 수원과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백승호를 전북이 영입하면서 수원과 백승호, 수원과 전북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펼쳐진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백승호는 수원 유스 시절 수원 구단의 지원 속에 FC바르셀로나(스페인)로 유학을 갔고, 이 과정에서 수원 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국내 복귀 시 수원에 입단한다는 조건이 합의서에 담겼다.

그러나 이후 백승호가 국내 복귀를 추진하면서 이 합의서를 이행하지 않고 전북 이적을 추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합의서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전북도 ‘수원과 백승호 간 갈등 해결이 우선’이라며 백승호 영입을 철회했다.

문제는 수원과 백승호 측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점. 합의금 액수나 백승호 측 사과의 진정성 등을 두고 이견이 있었다. 그러다 지난달 30일 전북이 돌연 백승호 영입을 공식화했다. 수원 입장에서는 백승호와 전북 모두에게 배신감이 느껴질 만한 상황이었다.


수원 서포터스가 먼저 날선 비판을 가했다. 킥오프를 앞두고 백승호와 전북 구단을 겨냥한 문구가 적힌 걸개를 펼쳐 보였다. ‘까치도 은혜는 갚는다’, ‘앗 뒤통수! 14억보다 싸다!’ 등은 유스 시절 받은 지원을 뒤로한 채 전북과 계약을 체결한 백승호를 향한 문구들로 보였다.

또 ‘정의도 없고, 선도 없고, 지성도 없고, 상식도 없다’, ‘몰상식한 개와 지성’ 등은 전북 구단을 향한 메시지였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박지성 어드바이저, 김상식 감독의 이름을 직·간접적으로 거론하며 비난을 이어간 것이다. 현대차는 전북 구단의 모기업이고, 지난 1월 어드바이저로 임명된 박지성은 백승호 영입 과정에 힘을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백승호 논란이 불러온 ‘뜻밖의 이름들’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언급됐다. 김상식(45) 전북 감독은 유럽에서 뛰다 최근 K리그로 복귀한 이청용(33·울산현대)과 기성용(32·FC서울)과 함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손흥민의 이름을 언급했다. ‘백승호 논란’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답 하는 과정에서였다.

김 감독은 “영입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백승호를 K리그에 데려오고 싶었다. 나도 K리그의 한 일원으로서, 유럽에서 뛰던 유능한 선수들이 들어와서 뛰는 걸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청용이나 기성용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K리그 발전에 힘을 쓰고 있다. 바람은 상상 속에 있지만, 손흥민도 나중에는 K리그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앞선 이름들을 소환한 주인공이자 논란의 중심에 선 백승호는 이날 명단에서 아예 빠졌다. '백승호 없는 백승호 더비'는 원정팀인 전북의 3-1 승리로 막을 내렸다. 김상식 감독은 “백승호가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지금은 클럽하우스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며 “이제 백승호는 전북 선수이기 때문에 도울 일이 있으면 돕고, 오해를 잘 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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