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심으로 헛스윙 KKK' 류현진, 148km도 '강속구'로 만든 마법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4.02 06:02 / 조회 : 2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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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류현진. /AFPBBNews=뉴스1
토론토 블루제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이 뉴욕 양키스 게릿 콜(31)과 붙어 팽팽한 경기를 치렀다. 무엇보다 '구속'이 전부가 아님을 증명한 경기가 됐다. 콜보다 시속 10km 이상 느렸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양키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2-2에서 내려와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로 3년 연속 개막전에 나선 류현진이다. 당연히 상대 개막전 선발도 에이스. 콜이 등판했다. MLB.com이 꼽은 '개막전 선발 빅 매치' 3위에 꼽히기도 했다.

류현진과 콜 모두 퀄리티스타트(QS)는 실패했다. 투구수가 다소 많았고, 6회 1사 후 내려왔다. 콜은 이날 5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8탈삼진 2실점이었다. 류현진과 흡사한 투구내용이었다.

콜은 '콜스러운' 투구를 했다. 최고 99.5마일(약 160.1km)의 불같은 포심 패스트볼이 일품. 탈삼진 8개를 뽑은 원동력이었다. 류현진 또한 류현진다웠다. 속구-체인지업-커터-커브를 통해 양키스 타선을 제어했다.


동시에 이날 류현진의 '허를 찌르는' 배합이 돋보였다. 특히 1회가 그랬다. 애런 저지와 애런 힉스를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저지에게 뿌린 공이 91.1마일(약 146.6km)였고, 힉스는 90.9마일(약 146.3km)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기본적으로 류현진의 주무기는 체인지업과 커터다. 상대 타자들 역시 이 구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주력 변화구가 1개도 아니고 2개. 타자 입장에서는 머리가 복잡하다. 이를 알고 있는 류현진이 거꾸로 갔다. 빠르지 않은 포심이었지만, 변화구를 생각하는 타자에게는 타이밍이 맞을 리가 없었다. 느린 공을 '강속구'로 둔갑시킨 비결이다.

이날 류현진은 5개의 탈삼진 가운데 3개를 '포심 헛스윙 삼진'으로 만들었다. 이외에 체인지업으로 1개, 커터로 1개였다. 지난 시즌의 경우 총 72탈삼진 가운데 체인지업으로 22개, 커터로 21개를 잡았다. 속구로는 12개였다. 비율로 계산하면 체인지업 30.6%-커터 29.2%-속구 16.7%였다. 올해 개막전은 속구로 60%를 챙겼다.

괴물이 또 한 번 달라진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날 류현진의 포심 최고 구속은 91.8마일(약 147.7km)였다. 콜과 비교해 12.4km나 느렸다. 그래도 구속과 위력은 별개였다.

2회(24구)와 5회(21구) 투구수가 많았기에 6회를 다 마치지 못한 것은 아쉽다. 그러나 개막전부터 괴물의 진화를 확인한 경기였다. 공이 빠르지 않으면, 빠르게 보이도록 만들면 된다는 것을 류현진이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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