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성 타구 감상→산책 주루→의문의 단타 둔갑 '다 낚였네!'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3.30 10:39 / 조회 : 2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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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로맥. /사진=뉴스1
긴장감이 덜한 시범경기였기에 나올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홈런성 타구를 감상한 제이미 로맥(36·SSG 랜더스)이 산책 주루를 펼치다가 단타에 만족해야만 했다. 담장을 맞고 나오는 타구를 본 뒤 2루로 허겁지겁 뛰어갔으나 다시 귀루할 수밖에 없었다.


SSG는 전날(29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와 2021 KBO 시범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야구 팬들에게 웃음을 안긴 장면은 4회초에 나왔다. LG 투수가 함덕주에서 최동환으로 바뀌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타석에 로맥이 들어섰다.

로맥은 3-1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뒤 마음 먹고 5구째 한가운데 143km 속구를 받아쳤다. 타격 순간, 로맥은 방망이를 살포시 그라운드에 던지며 배트 플립을 했다. 이어 좌중간을 향해 뻗어나가는 타구를 감상했다. 마치 홈런임을 직감한 모습이었다. 로맥은 천천히 1루를 향해 걸어갔다.

LG 외야진도 로맥의 타구를 홈런으로 파악한 듯했다. 중견수 이천웅이 타구를 향해 뛰어가다가 갑자기 보폭을 줄였다. 여기까지는 어느 홈런 타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이천웅이 순간적으로 타구를 시야에서 놓친 듯했다. 뒤이어 로맥이 친 공이 좌중간 담장을 맞고 떨어졌다. 그제야 홈런이 아닌 걸 확인한 로맥은 1루를 밟은 뒤 2루를 향해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이천웅은 침착하게 펜스 플레이를 하며 공을 잡은 뒤 2루를 향해 힘차게 공을 뿌렸다. 로맥은 결국 2루에 가지 못했다. 2루타성 타구가 단타로 둔갑한 순간. 이후 1루에 있는 로맥과 LG 1루수 라모스가 웃으며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로맥은 후속 최주환의 1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때 귀루에 실패해 아웃되며 두 번째 아쉬움을 삼켰다.

시범 경기였기에 나올 수 있는 장면이었다. 정규 시즌에서 그랬다면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본 많은 야구 팬들은 '모두가 낚였다', '의문의 단타' 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유쾌하게 넘겼다.

한편 로맥은 30일 정오에 잠실구장서 열리는 LG와 시범경기에서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다. 김원형 SSG 감독은 "저는 강한 2번보다 5번을 선호한다. 또 지그재그 타선을 좋아한다"면서 "로맥이 부담감을 갖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즌에도 2번과 6번 사이의 타순의 경우, 선수들은 고정해놓은 상태에서 순서만 바꿔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SK(현 SSG) 유니폼을 입은 로맥은 KBO 리그 5년 차를 맞이한 현역 최장수 외국인 선수다. KBO 리그 4시즌 통산 519경기에 출장, 타율 0.283(1876타수 530안타) 135홈런 357타점 331득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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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 더그아웃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로맥(왼쪽)과 추신수.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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