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왜 저기서 뛰지?'... 일본도 어리둥절한 벤투의 악수 [한일전]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3.25 21:20 / 조회 : 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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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왼쪽)이 25일 열린 한일전에서 요시다 마야와 볼 경합 중인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최악의 악수(惡手)였다.


이강인(20·발렌시아)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한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택이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 일본 언론마저 이강인의 원톱 기용에 대해 의문점을 나타냈을 정도다.

벤투 감독은 25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한일전에 이강인 원톱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강인이 최전방에 머무는 가운데 이동준(24·울산현대)과 남태희(30·알사드), 나상호(25·FC서울)가 2선에 자리 잡았다.

이강인은 ‘패스’와 키핑 능력이 최대 강점인 공격형 미드필더다. 그동안 벤투 감독도 이강인에게 미드필더 역할을 맡긴 바 있다. 그러나 이날은 이강인에게 최전방 원톱 공격수 역할을 맡겼다. 상대의 허를 찌르겠다는 의도였다.

이강인 원톱 전술의 의도는 명확했다. 이강인이 최전방에서 공을 키핑하고 상대 수비를 끌어내면, 발 빠른 2선 공격진들의 공간침투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강인을 향한 패스가 롱패스 일변도였다는 점이다. 신장이 173cm인 이강인은 요시다 마야(33·삼프도리아) 등 상대의 장신 수비수들 사이에서 공중볼을 따내기 어려웠다. 결국 한국의 공격은 무의미한 공격전개만 반복됐다. 답답한 흐름만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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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오른쪽)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이강인의 강점인 패스도 빛을 잃었다. 최전방에 있다보니 번번이 골대를 등지고 선 채 공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레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스를 선보일 기회조차 없었다.

결국 이강인이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은 전반전 동안 한국의 슈팅은 단 1개에 그쳤다. 이마저도 나상호가 상대의 공을 가로챈 뒤 만들어낸 슈팅이었다. 직접 공격을 만들어가는 플레이는 전무했다.

일본 언론도 이같은 이강인의 원톱 전술에 대해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풋볼채널은 “벤투 감독이 발렌시아에서 뛰는 ‘보배’ 이강인을 최전방에 기용했다”며 “후방 빌드업이 잘 되지 않다보니 공격 전개가 안 되는 모습이다. 덕분에 일본은 상대 진영에서도 공을 지배하고 주도권을 잡았다”고 전했다.

결국 이강인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다. 벤투 감독 스스로도 이강인을 최전방에 활용한 선택이 실패였음을 인정한 셈이다. 벤투 감독은 후반에야 원톱 공격수인 이정협(30·경남FC)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이미 전반에만 2실점을 내준 채 기운 승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날 한국은 전반 16분 야미네 미키, 27분 카마다 다이치에게 연속골을 내준 데 이어 후반 38분 엔도 와타루에게 쐐기골까지 내주며 0-3으로 참패했다. 이강인도, 벤투 감독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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