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작곡가 "동아기획서 댄스가수 데뷔할 뻔했죠"(인터뷰①)[스타메이커]

[스타메이커](121) 이주호 작곡가

공미나 기자 / 입력 : 2021.03.17 10:30 / 조회 : 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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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스타메이커] 스타뉴스가 스타를 만든 '스타 메이커'(Star Maker)를 찾아갑니다. '스타메이커'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 뿐만 아니라 차세대 스타를 발굴한 국내 대표 '엔터인(人)'과 만남의 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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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이주호 스타메이커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박명수 '바다의 왕자', 지아의 '술 한잔 해요', 이루의 '첫 눈' 등 숱한 히트곡을 남긴 이주호 작곡가는 한 때 작곡가 순위 1위까지 찍었을 만큼 국내 대표 작곡가 중 한 명이다.

1996년 봄여름가을겨울의 'X라고 부르지마'로 작곡가에 데뷔, 한국 작가주의 음악의 산실인 동아기획에서 한 때 가수 데뷔 준비까지 했던 그는 타고난 음악인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는 그는 오랫동안 스스로를 '작곡가'라고 인정하지 못했다며 부지런히 작업하지 않은 지난 날을 아쉬워했다. 이제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더 많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며 수많은 명곡 탄생을 기대케 했다.

-벌써 음악을 하신지 25년이 되셨네요.

▶원래는 디자이너나 화가가 되고 싶어서 일러스트를 전공하고 있었는데, 20대 중반에 처음 곡을 쓰게 됐어요. 동아리 후배가 가요제에 나가고 싶다고 곡을 써달라고 부탁을 해서 처음 곡을 써봤어요. 한 번 도 써본 적이 없는데 말이죠. 당시 가요제 심사위원이 봄여름가을겨울이었는데, 그 곡을 듣더니 앨범에 넣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작곡가로 데뷔하게 됐습니다.

-굉장히 독특한 케이스네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올 법한 스토리 같아요.

▶그렇죠. 아무도 모르는 제가 쓴 곡을 기라성 같은 존재인 봄여름가을겨울이 앨범에 턱 하니 실었죠. 봄여름가을겨울은 원래 외부곡을 받지 않는데, 저 같은 초짜 작곡가에게 곡을 받아 소중한 앨범에 수록해 줬어요. 그 경험이 신세계였고, 이 길(작곡)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어요. 그 분들도 참 대단하시죠. 보통 그 정도 연차면 매너리즘에 빠져서 검증되지 않는 신인의 곡을 잘 쓰지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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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이주호 스타메이커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가수로도 데뷔할 뻔하셨다고요.

▶봄여름가을겨울 앨범에 곡을 실은 이후 동아기획에도 인연이 닿게 됐어요. 기타 세션을 하면서 음악 열정을 키워갔는데, 거기서 열심히 음악 작업을 하니 사장님이 제 음반을 내주시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가창력이 지금처럼 뛰어나지 않아도 가수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하.

-동아기획에서 가수 데뷔를 제안할 정도면 엄청난 가능성을 보신 게 아닐까요.

▶그 당시에는 가창력이 지금처럼 뛰어나지 않아도 가수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하. 그리고 제가 이소라의 '난 행복해' 뮤직비디오에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했었거든요. 어릴 때라 나름 비주얼 담당처럼, 댄스 가수로 키우시려고 했었어요. 그러다 동아기획이 없어지며 데뷔가 무산됐어요.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너무 아쉬웠어요. 그 앨범이 나왔으면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을 수도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사라지며 작곡의 길을 가게 됐어요.

-이후 어떻게 작곡을 계속 이어가셨나요.

▶이지훈의 데뷔 앨범에 '나만의 신부'라는 곡을 싣게 됐어요. 제가 두 번째로 쓴 곡이었는데, 성적이 꽤 잘 나왔어요. 그때부터 곡을 쓰면 곡비도 받으니 '이렇게 하면 돈을 버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조금씩 작곡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한량 스타일이라, 돈 떨어지면 작업하고, 돈 떨어지면 작업하고. 이렇게 생활했어요. 저는 체계적으로 음악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작곡가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어느 날부터 나이를 먹고 다니 '내 직업은 작곡가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부심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스스로 '나는 작곡가다'라는 생각을 하시게 된 게 언제부터 인가요?

▶몇 년 안 됐어요. 그동안은 저는 작곡가가 아닌데 자꾸 주변에서 작곡가라고 불러서 좀 불편했어요. 하하.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어쩌다 보니 음악을 시작했지만 히트곡이 있는 걸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더 많이 곡을 써서 재능을 발휘하고 싶어요. 제가 음악 한 시간에 비해 발표한 곡이 많이 없는데, 이제는 곡을 안 쓰면 직무유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삶은 작곡가로서 연구하고 공부하고 그런 자세로 살아가려 합니다.

-인터뷰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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