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직감했다... 1경기 남기고 깨진 '어·우·흥' 신화

인천=한동훈 기자 / 입력 : 2021.03.10 07:27 / 조회 : 24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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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가운데)과 흥국생명 선수들. /사진=KOVO
'어·우·흥' 신화가 마지막 1경기를 남기고 깨졌다. 개막 144일 만이다. 사실 김연경(33·흥국생명)은 이미 직감하고 있었다.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는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란 말과 함께 시작했다.

국가대표 쌍둥이자매 이재영, 이다영(이상 25)에 '월드클래스' 김연경까지 흥국생명에 가세했다. 외국인선수가 없어도 이미 우승 전력이라 평가 받았다. 마블 스튜디오의 슈퍼 히어로가 총집합한 영화 어벤저스에 흥국생명을 붙여 '흥벤저스'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9일, 흥국생명은 '자력 우승' 기회를 상실하고 말았다. 김연경은 늘 "당연한 우승은 없다"고 말해왔는데 현실이 됐다. 하필 이날은 최하위 현대건설에 일격을 당했다. 4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내줬다. 세트스코어 1-3으로 무릎을 꿇어 승점을 1점도 얻지 못했다.

이제 자력 우승은 2위 GS칼텍스만이 가능하다.


1경기를 남긴 흥국생명은 19승 10패 승점 56점, 세트득실률(득세트 65, 실세트 46) 1.413이다. 흥국생명은 마지막 경기를 3-0으로 이겨도 20승 10패 승점 59점, 세트득실률(득세트 68, 실세트46) 1.478이다.

GS칼텍스는 2경기 남았다. 19승 9패 승점 55점, 세트득실률(득세트 70, 실세트 45) 1.556이다. GS칼텍스가 2경기를 다 잡으면 순위가 뒤집힌다. 2경기 모두 풀세트를 펼쳐 승점 4점을 보태도 GS칼텍스가 우승이다. 승점 59점으로 동점이 되지만 GS칼텍스는 21승 9패로 다승에서 앞선다. V리그는 승점, 다승, 세트득실률 순서로 순위를 정한다.

지난 2월 V리그를 덮친 '학교폭력' 논란이 뼈아팠다. 이재영, 이다영이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무기한 출장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흥국생명은 사실상 팀 전력 절반을 잃은 상태로 5, 6라운드에 임했다. 4라운드까지 선두를 독주했던 흥국생명이 GS칼텍스에 야금야금 따라잡혔다.

이재영과 이다영이 빠진 순간부터 예견된 결과였다. 주장 김연경은 지난 6일 한국도로공사전 승리 후에도 "1위는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1등하면 좋지만 준비하는 과정이다. 플레이오프를 겨냥해서 모든 부분 하나 하나 좋은 모습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전 공격수와 세터가 이탈했다. 흥국생명은 조직력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는 위기에 내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팀 순위까지 챙기기는 무리다. 오히려 최소 2위를 확보한 상황이라는 점이 다행이다. 김연경은 이미 정규리그가 아닌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당장 승점보다 포스트시즌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경기력을 갖추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선수들이 굉장히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그래도 1경기 남았다. 최선을 다하겠다. 포스트시즌도 있으니 선수들 개개인의 경기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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