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김로사 "양집사 죽음 스포일러, 가족도 몰라"[★FULL인터뷰]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양미옥 집사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1.02.28 09:00 / 조회 : 4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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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로사 인터뷰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김로사는 SBS 화제의 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에서 강렬한 '신스틸러'로 존재감을 뽐냈다.


'절대 악(惡)' 주단태(엄기준 분)의 집 가사도우미 양미옥 집사 역을 연기한 그는 평소에는 조용히 가사 일에만 몰두하지만, 뒤에서는 주단태를 향한 그릇된 사랑으로 소름 끼치는 반전을 선사했다.

주단태의 아내 심수련(이지아 분)의 드레스를 훔쳐 입고 펜트하우스의 안주인 행세를 하는가 하면, 저주 인형을 마구 찌르며 주단태의 약혼자 천서진(김소연 분)을 괴롭히기도 했다.

양 집사는 지난 19일 '펜트하우스' 시즌2 첫 회에서 주단태에게 버림받고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양 집사의 죽음으로 드라마에서 하차한 김로사는 25일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시원섭섭한 소회를 드러냈다.

"1년을 함께 했던 작품이라 많이 아쉬워요. 시원함이 20%면, 섭섭함이 80% 정도요. 저도 그 자리(촬영장)에 함께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다는 섭섭함이 있어요. 더 TV에 내가 많이 나왔으면?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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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로사 인터뷰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김로사는 지난 1년 동안 '펜트하우스' 촬영에 몰두하며 여러 배우들과 인연을 맺었지만 "생각보다 배우 분들과 많이 교감하고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양 집사는 오로지 주단태를 향한 비뚤어진 열망에 갇혀 홀로 기이한 행동을 벌이거나 주단태에게 절대 복종하는 인물이었다. 김로사는 "양 집사는 친구도 가족도 없는 외로운 사람이다"며 "주단태에게 집착한 것도 외로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누구와 소통하며 연기하기보다 혼자서 하는 일방적인 대사들이라 다른 배우들과 서로 마주칠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양 집사는 주단태 회장님이 뭐라고 하면 늘 '죄송합니다'였어요. 제 대사의 80%가 '죄송합니다'였던 것 같아요. 하하하."

김로사는 제이킹 홀딩스 건축회사 대표 주단태 역을 연기한 배우 엄기준이 언제나 자신을 측은하게 바라봤다고 털어놨다.

김로사는 "엄기준 씨가 '누나 왜 이렇게 불쌍하게 앉아 있어요', '매번 불쌍해 보여요. 그러고 있지 마세요'라고 하더라"며 "처음엔 날 너무 불쌍하게 보는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작품 속에서 매번 '죄송하고 잘못했다'가 많다 보니까, 그 상황에 인물로서 몰입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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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로사 인터뷰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지난해 10월 첫 선을 보인 '펜트하우스'는 30%대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인기 드라마다. 주로 연극무대에 섰던 김로사는 '펜트하우스'를 통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매우 영광스럽죠. '시청률의 여왕'이신 김순옥 작가님과 주동민 감독님의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 영광스럽고, 감사한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그는 주위로부터 '펜트하우스' 스포일러 요청을 많이 받았지만,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고 했다.

시즌1이 막바지로 다다를 무렵 이미 시즌2 촬영에 들어갔던 그는 "가족에게 철벽을 쳤다"며 "가족들은 시즌2에서 양 집사가 비중이 많아지길 기대했을 텐데, '죽는다'고 말 못했다. 그것도 스포일러니까…가족에게 '펜트하우스' 얘긴 하지 말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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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펜트하우스' 방송 화면


1999년 연극 '대지의 딸들'로 데뷔한 김로사는 연극계에선 이미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지만, 안방극장에선 '펜트하우스'를 만나기 전까지 단역 생활을 전전하며 어려운 생활을 보냈다. 김로사는 '펜트하우스' 오디션 에피소드를 풀어놓으며 당시 주동민 감독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저는 오디션을 보고 나서 떨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하하. 감독님이 배우들에게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느냐'고 한 번씩 물어보더라고요. 저는 '올 겨울에 도시가스를 걱정 없이 빵빵 틀어 보고 싶습니다'고 했어요. 감독님이 '끝까지 버티면 5년 안에 이정은 같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응원해줬어요. 그 말 들으니까 힘이 너무 나더라고요. 펄펄 날 것 같았어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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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로사 인터뷰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김로사는 학창 시절 행사 내래이터를 비롯해 각종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었고, 졸업 이후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성균관대 등에서 시간 강사 일을 병행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드라마, 영화계에선 무명에 가까운 삶을 살았던 그에게 배우 이정은과 진경은 닮고 싶은 롤모델이다. 김로사는 "연극을 했던 여배우들의 꿈"이라며 이정은, 진경과 같은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제2의 진경, 제2의 이정은을 노리고 있어요. 하하하. 진경 언니가 얼마 전에 10년 만에 전화가 왔어요. '펜트하우스'를 봤는데 처음엔 전 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언니에게 '나는 제2의 진경이 되겠다'고 했더니, 언니는 '요즘 염혜란이 더 핫하다고, 제2의 염혜란이 되라'고 하더라고요. 하하하."

김로사는 과거 연극 활동을 함께했던 이정은, 진경과 친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방 공연 다닐 때 진경 언니 차 타고 많이 다녔다. 그때도 진경 언니는 멋있는 언니였다. 언니가 많이 응원을 해줬다. (인터뷰할 때) 언니 팔라고 허락도 받았다"며 웃었다.

김로사는 '펜트하우스' 출연 이후에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어쩌면 그의 바람이었을까. 인터뷰 말미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사람들이) 몰라보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인물 구축이 완벽하게 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의 정말 궁극적인 목적은 그게 아닐까요. 다음 작품을 만나면 '제가 양 집사였어?'라는 반응이 나오도록, 늘 신선함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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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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