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료 없이 담백한 '미나리'..윤여정→스티븐 연, 역사는 이제 시작 [종합]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1.02.26 12:55 / 조회 :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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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미나리' 포스터


배우 윤여정이 전 세계에서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미나리'는 담백하고 순수한 맛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연, 한예리, 정이삭 감독의 팀 '미나리'가 보편적인 이야기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26일 오전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 화상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이삭 감독, 스티븐 연, 한예리 그리고 윤여정이 참여했다.

오는 3월 3일 개봉하는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았다.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바탕이 됐다.

'미나리'는 제36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및 미국배우조합상(SAG)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 74관왕 157개 노미네이트를 기록했다. 이에 오스카 유력 후보작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날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다. 영화가 호평과 극찬을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많이 놀랍고 신기하다. 겸허하게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제 개인 이야기, 이민자에 관련된 이야기, 그 당시 삶을 담고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보편적인 인간 관계를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갈등, 고충에 사람들이 공감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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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미나리' 화상 기자간담회 유튜브 영상 캡처


정이삭 감독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가족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들에 공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러한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 특정 나라, 국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관객들이 스토리에 교감하고 공감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배우들이 너무 훌륭했다. 깊이 있는 연기력을 선보여줬다. 정말 모든 배우들이 스토리 안에서 열린 마음을 갖고 배역에 임했다고 생각한다. 각자 배역을 너무 너무 잘 소화했다. 얼굴의 표정만 봐도 인간미가 묻어나는 섬세한 연기를 했다"며 출연진들에 대해 칭찬했다.

정이삭 감독은 "영화에는 이민자, 한국적인 요소도 있다. 그 당대의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 농업과 관련해서 사전에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많은 도움을 주신 건 미술 감독님이시다. 디테일한 부분을 잘 살려주셨다. 저 또한 시나리오에서 그 당시에 갖고 있던 기억들을 디테일하게 담으려 노력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 했다.

계속해서 정이삭 감독은 출연 배우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배우들께서 감정, 정서를 잘 표현하고 연기해줬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제작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건 작품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아티스트가 되는 걸 지원하고 도움을 주는 거다. 모든 사람들의 최대함을 이끌어내도록 하는게 제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스티븐 연은 "모든 걸 잘 해낼 수 있었던 건 감독님의 캐스팅 수완이 돋보였다. 훌륭한 동료 배우와 함께라고 생각한다. 저 또한 다 같이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감독님의 시나리오가 훌륭했다"며 "훌륭한 시나리오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시나리오에 적합한 배우들이 만나서 케미스트리를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같이 시간을 보냈던 윤여정 선생님부터 조 앨런 등 이르기까지 다 함께 합심해서 위대한 것을 같이 만들어나간 느낌으로 작업했다. 가족처럼 지내면서 행동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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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미나리' 화상 기자간담회 유튜브 영상 캡처


스티븐 연은 극중 제이콥을 맡았다. 제이콥은 희망을 찾아 나선 아빠다. 가족을 위해 농장에 모든 것을 바치며 아내 모니카(한예리 분)와 결혼 후 성공을 꿈꾸며 미국으로 향한 인물이다. 스티븐 연 역시 4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다.

스티븐 연은 "제이콥이 좋았던 건 진실된 캐릭터"라며 "아버지 세대에 대해서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예전에는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언어, 문화 등 장벽이 존재했다. 영화를 통해 아버지라는 사람의 그 자체에 대해 알게 됐다. 틀에 박힌 그 시절의 아저씨를 모습을 연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해하는데 쉽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이해했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극중 모니카를 연기한 한예리. 모니카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남편 제이콥(스티븐 연 분)과 함께 미국 낯선 땅 아칸소로 향한 인물이다. 한예리는 "선생님과 함께 에어비엔비에서 지내게 됐다. 그 집에서 주로 모여 밥을 먹었고, 시나리오에 대해서 이야기 할 시간이 많았다"고 했다.

한예리는 "번역본을 문어체에서 구어체로 가깝게 바꿀 수 있었다. 그런 시간들이 저희에게 충분히 있었다. 촬영하기 전에 모여서 한 주, 한 주 찍을 분량만큼 대본을 수정할 수 있었다. 그런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고, 시나리오를 더 깊이 대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웃었다.

윤여정은 현재 애플TV플러스 드라마 '파친코' 촬영차 캐나다 벤쿠버에 머물고 있다. 그는 자신의 근황을 전하며 "한국 관객분들이 우리 영화를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 우리는 그냥 식구처럼 조그마한 돈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기대도 안 했는데 큰 관심을 가져줘서 처음에는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실망들 하실까봐 걱정스럽고 떨리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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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미나리' 윤여정 스틸


'미나리'를 통해 윤여정은 전미비평가위원회, LA비평가협회, 보스턴 비평가협회, 노스캐롤라이나 비평가협회, 오클라호마 비평가협회, 콜롬버스 비평가협회,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비평가협회, 샌디에이고 비평가협회, 뮤직시티 비평가협회, 샌프란시스코 비평가협회, 세인트루이스 비평가협회, 노스텍사스 비평가협회, 뉴멕시코 비평가협회, 캔자스시티 비평가협회, 디스커싱필름 비평가협회, 뉴욕 온라인 비평가협회, 미국 흑인 비평가협회, 미국 여성 영어기자협회, 골드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시애틀 비평가 협회, 팜스프링스 국제영화제, 아이오와 비평가협회, 사우스이스턴 영화비평가협회, 벤쿠버 비평가협회까지 통산 26관왕을 달성했다.

윤여정은 "너무 감사하다. 사실은 지금 상패를 하나 받았다. 실감을 못하고 있다. 말로만 전해 들었지 실감을 진짜 못하고 있다. 내가 할리우드 배우도 아니고 이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나라가 넓어서 상이 많구나' 그런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들은 정이삭 감독, 스티븐 연, 한예리 역시 함박 웃음을 지었다.

극중 윤여정은 순자 역을 맡았다. 할머니 같다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은 잘 아는 할머니다. 윤여정은 "아이작이 그렇게 썼다. 아이작하고 작업하면서 좋았던 건 배우들도 다 같이 느꼈을 것이다. 어떤 감독들은 배우를 가둬놓는다. 예를 들면 '이렇게 해달라'고 요구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배우 생활을 오래 했고, 아이작의 할머니 역할하는 거니까 '아이작 할머니를 흉내 내야하냐, 특별하게 제스처를 해야하냐'고 했더니 '선생님이 (마음대로) 하라'고 하더라. 혼자 속으로 '괜찮다'며 A+를 줬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자유를 얻었다. 아이작 하고 저하고 같이 만든 캐릭터다. 사람들이 제가 코미디 같이 등장했다고 하더라. 바퀴 달린 집에 대해서는 할머니도 미국에 처음 왔고, 정상적인 집이라는 걸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딸을 응원해 주느라 괜찮다고 그러는 위로의 말이다. 그런데 코미디라고 하더라. 그렇게 보셔도 괜찮다. 자유롭게 볼 수 있으니까. 저는 계획적으로 하는 사람이 못 된다"며 웃었다.

스티븐 연과 한예리는 극중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스티븐 연은 "(한예리와)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왔다. 상대 배역으로서 한예리 배우는 진솔하고 진솔된 분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생각이 같지는 않았지만, 좋은 다름이었다고 생각한다. 서로 생각하는 걸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연기했다. 함께한 신들이 다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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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미나리' 스티븐 연, 한예리 스틸


이에 한예리는 "너무 솔직했다. 건강하게 '난 이게 필요하고, 날 도와줄 수 있는지'라고 물어보더라. 이 영화를 진심으로 대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너지가 좋은 사람이다. 제이콥의 뜨거운 마음들이나 열정 그리고 이 사람의 외로운 감정까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최고의 파너트였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스티븐 연은 '미나리'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 그는 "내용 자체가 신선하고, 새롭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스토리와 시선 자체가 마음에 들었다. 미국에서 일하는 한인계 배우로서 소수 인종을 다루는 스크립트를 많이 받아본다. 주로 어떤 인종의 문화를 설명하는 듯한 게 많다. 주 관객이 백인인 경우가 많아서 주류의 시선에서 설명한느 걸 많이 봤다. 그런데 감독님의 작품 같은 경우에는 가족에 대한 스토리였다"고 말했다.

스티븐 연은 "한국인이 쓴 매우 한국적인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제가 공감하는 주제를 다루기도 했고, 스크립트가 훌륭해서 합류하게 됐다. 연기를 했던 것 뿐만 아니라 제작에 참여했다. 한국과 미국을 보면 프로듀서의 역할과 기대치가 다르다. 저는 제작자로 참여한 건 저희 영화의 목소리를 더하고, 보지 못했던 스토리인만큼 의도하거나 생각한 부분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제작 참여 과정이 즐거웠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원더풀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에게 '미나리'리 역시 놀라움을 안겨준 작품이라고. 윤여정은 "할 때는 아무 생각없이 다 같이 했다. 빨리 끝내고 시원한대로 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선댄스영화제에서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보고 좀 놀랐다"라며 "처음 영화를 봤을 때 내가 뭘 잘못했나, 스티븐이 뭘 잘못했나, 예리가 뭘 잘못했나 이런 것만 연구하고 즐기지는 못했다. 아이작이 스테이지로 올라갔는데 사람들이 다 일어나더라. 그때 울었다. 나는 노년배우다. 어떤 젊은 사람들이 일을 일궈내는 걸 볼 때 애국심이 폭발한다. 지금 상을 몇개 받았다고 하는 것도 너무 놀랍다. 상상하고 만들지 않았다. 그냥 경악스러울 뿐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여정은 "'미나리'는 조미료 없이 담백하고 순수한 맛이다. 한국 사람이라 한국 사람 취향을 잘 안다. 양념이 센 음식을 먹어서 우리 음식을 안 먹을 수도 있어서 걱정이긴 하다. 건강하니까 잡숴보세요"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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