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편하고 비용은 절반, "내년에도 국캠 괜찮은데?"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2.24 10:13 / 조회 : 2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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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구장 NC 다이노스 스프링캠프 모습.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코로나19가 2021년 KBO리그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를 바꿨다. 해외에 나가기 어려워졌고, 전 구단이 국내에서 캠프를 진행 중이다. 20여 일이 지난 현재 구단들의 평가는 어떨까. '의외로 나쁘지 않다'는 쪽이 지배적이다.

장점이 확실하다. 일단 장소가 익숙하다. 대부분 홈 구장 혹은 2군 훈련장에서 캠프를 시작했다. KT·한화·SK는 집을 떠나기는 했다. KT는 부산 기장에, 한화는 거제에, SK는 제주에 캠프를 차렸다. 그래도 해외로 나가는 것보다 익숙하고 편안한 환경이다.

현장에서 만난 선수들은 "캠프 내내 한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된다", "늘 훈련하던 곳에서 캠프를 여니까 확실히 편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휴대)폰이 잘 터진다"며 웃은 선수도 있었다.

전지훈련 도중 집에 다녀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NC·삼성·KIA는 집에서 출퇴근 중이고, 키움도 출퇴근을 하다 14일부터 합숙에 들어갔다. LG·두산은 휴식일 전날 구단 버스를 타고 잠실로 이동해 각자 집으로 향했고, 다음날 다시 구단 버스로 돌아왔다. 롯데는 설 연휴 사흘을 훈련 없이 쉬기도 했다. 해외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구단은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다. 해외 전지훈련 비용은 팀별로 10억~15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캠프는 5억~6억원 정도면 된다. 일단 항공권 비용이 들지 않는다. 숙박비 및 식비도 국내가 저렴하다. 이동은 구단 버스를 그대로 쓰면 된다.

유일하게 비행기를 타야 했던 SK조차도 작년 11억원에서 올해 6억원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롯데는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작년 대비 70%까지 비용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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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스프링캠프 첫날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는 김태형 감독(가운데)과 선수단.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반대로 단점도 있다. 날씨가 춥다는 점이다. 이동욱 NC 감독은 지난 1일 "애리조나와 비교하면 20도는 낮다"고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드는 것과 비교하면 당연히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 허경민은 "추우면 밖에서 훈련이 어렵다. 실내에서 하면 감각 차이가 난다. 스크린야구나 스크린골프를 하는 것과 필드에서 하는 것의 차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짚었다.

페이스도 해외와 비교하면 늦은 편이다. 몸을 만들 시간을 더 써야 한다. 예전이면 2월 중순부터 연습경기를 하지만, 이번에는 3월부터 한다. 보름 정도 시간을 더 투자한다.

시작일인 1일과 비교하면 기온은 많이 올랐다. 남부지방은 2월 첫 주말 기온이 10도를 넘어섰다. 중간에 갑작스럽게 눈이 많이 내리고,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등 변수는 있었다. 지난 20일에는 서울 기온이 20도에 육박하는 등 전국적으로 포근했다. 해외만 못해도 크게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SK 서진용은 "해외 캠프 때와 비교하면 천천히 (컨디션을) 올리는 중이다"고 했다. 이태양은 "춥기는 한데 실내 훈련을 통해 체력을 세이브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비시즌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선수들이 착실하게 몸을 만들어 왔다는 점도 중요하다. 일례로 삼성은 지난 11일 경산에서 대구로 캠프지를 옮겼는데 예정보다 6일 빠른 결정이었다. 선수들이 준비를 잘 해온 덕분이다.

페이스가 늦기는 해도, 어차피 캠프는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연습경기-시범경기를 거치면서 개막에 맞춰 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감독들은 보고 있다.

시작 전 우려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탈하게 캠프가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캠프를 마치고, 시즌 성적도 괜찮다면 어떻게 될까.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반드시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는 구단이 나올 수도 있다.

모 구단 단장은 "이 정도면 훈련하기도 괜찮은 것 같다. 비용도 절반이다. 내년에도 해외에 안 나가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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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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