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구장 NC 다이노스 스프링캠프 모습.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장점이 확실하다. 일단 장소가 익숙하다. 대부분 홈 구장 혹은 2군 훈련장에서 캠프를 시작했다. KT·한화·SK는 집을 떠나기는 했다. KT는 부산 기장에, 한화는 거제에, SK는 제주에 캠프를 차렸다. 그래도 해외로 나가는 것보다 익숙하고 편안한 환경이다.
현장에서 만난 선수들은 "캠프 내내 한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된다", "늘 훈련하던 곳에서 캠프를 여니까 확실히 편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휴대)폰이 잘 터진다"며 웃은 선수도 있었다.
전지훈련 도중 집에 다녀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NC·삼성·KIA는 집에서 출퇴근 중이고, 키움도 출퇴근을 하다 14일부터 합숙에 들어갔다. LG·두산은 휴식일 전날 구단 버스를 타고 잠실로 이동해 각자 집으로 향했고, 다음날 다시 구단 버스로 돌아왔다. 롯데는 설 연휴 사흘을 훈련 없이 쉬기도 했다. 해외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구단은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다. 해외 전지훈련 비용은 팀별로 10억~15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캠프는 5억~6억원 정도면 된다. 일단 항공권 비용이 들지 않는다. 숙박비 및 식비도 국내가 저렴하다. 이동은 구단 버스를 그대로 쓰면 된다.
유일하게 비행기를 타야 했던 SK조차도 작년 11억원에서 올해 6억원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롯데는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작년 대비 70%까지 비용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스프링캠프 첫날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는 김태형 감독(가운데)과 선수단.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 허경민은 "추우면 밖에서 훈련이 어렵다. 실내에서 하면 감각 차이가 난다. 스크린야구나 스크린골프를 하는 것과 필드에서 하는 것의 차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짚었다.
페이스도 해외와 비교하면 늦은 편이다. 몸을 만들 시간을 더 써야 한다. 예전이면 2월 중순부터 연습경기를 하지만, 이번에는 3월부터 한다. 보름 정도 시간을 더 투자한다.
시작일인 1일과 비교하면 기온은 많이 올랐다. 남부지방은 2월 첫 주말 기온이 10도를 넘어섰다. 중간에 갑작스럽게 눈이 많이 내리고,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등 변수는 있었다. 지난 20일에는 서울 기온이 20도에 육박하는 등 전국적으로 포근했다. 해외만 못해도 크게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SK 서진용은 "해외 캠프 때와 비교하면 천천히 (컨디션을) 올리는 중이다"고 했다. 이태양은 "춥기는 한데 실내 훈련을 통해 체력을 세이브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비시즌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선수들이 착실하게 몸을 만들어 왔다는 점도 중요하다. 일례로 삼성은 지난 11일 경산에서 대구로 캠프지를 옮겼는데 예정보다 6일 빠른 결정이었다. 선수들이 준비를 잘 해온 덕분이다.
페이스가 늦기는 해도, 어차피 캠프는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연습경기-시범경기를 거치면서 개막에 맞춰 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감독들은 보고 있다.
시작 전 우려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탈하게 캠프가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캠프를 마치고, 시즌 성적도 괜찮다면 어떻게 될까.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반드시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는 구단이 나올 수도 있다.
모 구단 단장은 "이 정도면 훈련하기도 괜찮은 것 같다. 비용도 절반이다. 내년에도 해외에 안 나가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래픽=김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