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영, 눈물로 만난 '런온'.."기다려보길 잘했다"[★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1.02.13 03:00 / 조회 : 1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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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수영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단아가 소녀시대 같단 생각을 했어요. 다 주어진 것 같고 완벽해 보이지만 그렇게 보이기 위해 쫓기듯 살아야하고 자기 관리에 힘써야 하고 남들이 보는, 자기가 만족하는 완벽함의 기준이 높아서 누구보다 고군분투하며 사는 것 같았어요. 활동할 때가 생각나서 단아를 잘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수영(30)이 JTBC 수목드라마 '런온'에서 '그룹 소녀시대 멤버'가 아닌 '배우'로 보인 이유다. 그는 소녀시대 시절의 치열함을 떠올리면서 단아에 이입할 수 있었고, 아이러니하게 단아로 깊어진 내면 연기를 보여줬다. 최수영은 단아와 꽤 닮아있었다.

'런온'은 같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사랑을 향해 '런 온'하는 로맨스 드라마. 단거리 육상 선수 기선겸(임시완 분)과 영화 번역가 오미주(신세경 분),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 서단아(최수영 분)와 미대생 이영화(강태오 분)가 커플을 이뤘다.

최수영은 극 중 서명그룹 회장의 딸이자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 서단아 역을 맡았다. 서단아는 그룹 후계 서열에서 밀려나는 등 가족에게 상처를 받고 철저하게 계산적이고 이기적으로 살다가, 순수한 미대생 이영화와 사랑을 하며 따뜻하게 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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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수영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런온'에 어떤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는가.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차가운 인상의 배우와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제작진께서 내가 보여주지 않았던 이미지의 캐릭터를 나에게 제안해주신 것 자체가 신이 났다. 작가님께서 내 작품을 빼놓지 않고 봐주셨고, 내가 연기를 할 때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도 알아주셨다. 배우 수영에 관심이 있다고 느껴서 감동받았다. 서단아로 새로운 걸 해 보고 싶어 하셨던 것 같고 나도 고민 없이 참여했다.

-'런온'이 많인 애청자를 만들었다.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그동안 드라마들은 일 잘하는 여성과 젋은이들의 청춘, 사랑, 삶을 다룰 때 '요즘 젋은이들은 저러겠지?'란 어떤 가늠으로 드라마를 만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그런데 '런온'은 2030 세대의 감성과 언어, 고민에 대한 생각을 너무 잘 녹여냈다. 작가님도 나와 같은 세대이고 같은 시기에 청춘을 보냈다. 배우들도 그런 지점을 잘 파악하고 연기했고, 케미스트리도 좋았다. 서단아처럼 어린 나이에 리더가 된 캐릭터는 없었던 것 같아서 부담도 됐다. 단아가 멋있어야 많은 사람들이 '요즘 젊은 애들이 실력도 있구나' 생각해 주실 것 같아서 일 잘하는 여성으로 보이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시청자들의 응원도 있었던 것 같다. 요즘 젊은 감성의 분들이 모여 만든 트렌디함과 세련됨이 '런온'의 매력이었다.

-'런온'은 '대사 맛집'이었다. 인상 깊었던 대사는?

▶재미있는 대사가 말맛으로 쓰였다. '네 뚝배기는 장식이냐'부터 미주가 '염병'이라고 뱉는 대사도 좋았다.(웃음) 우리 드라마의 또 다른 매력이 재미있으면서도 사람을 애틋하게 만드는 것이다. '네가 믿어주면 내가 한 번 믿어볼게'라는 대사가 있는데 엔딩을 보면서 많이 울었다. 이 드라마가 나에게 그런 존재 같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 쏟는 열정을 때로는 사람들이 일처럼 냉정하게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피드백이 여실히 느껴진 작품이었다. 결핍이 있던 캐릭터였지만 온전히 믿고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은 단아의 서사를 풀어줄 거라는 작가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내가 돼 볼게, 네가 믿어주면 해내는 사람'이란 걸 '런온'으로 보여주는 게 나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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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이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지음


-단아의 화려한 스타일링도 캐릭터를 부각했다.

▶처음엔 패션에 신경을 썼고, 이후엔 강한 느낌을 위해 화려함을 주려고도 했다. 다만 단아가 안하무인의 재벌 상속녀로 보이기는 싫었다. 일과 사랑을 잘 하는 커리어우먼을 보여주고 싶었다. 환경을 생각해서 텀블러를 들고 다닌다든지, 운동을 위해 땀 흘리는 모습이 나만의 설정이었다. 작은 소품과 설정이 더해지니 캐릭터가 잘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아는 까칠한 말투가 특징이었는데.

▶단아의 말투를 사용하는 게 처음엔 조심스러웠다. 단아가 '~했니?'라는 말투를 쓰는데 작가님이 설정하신 단아만의 말투였다. '~니?'를 쓰는 젊은 여성 리더를 상상하며 연기했다. 편안한 저지를 입고 태블릿을 들고 항공기 1등석에 타는 여자를 상상했다. 편해 보이는데 개성 있고 주변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일하는 여성을 상상했다. 동갑내기이면서 맞먹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의 말투를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좋아해주셔서 기뻤던 기억이 있다.

-서단아는 프로페셔널한 모습 등 다양한 매력이 있었다. 자신과 비슷한 점과 달랐던 점은 무엇인가.

▶단아와 수영의 공통점은 둘 다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고 싶어 하고 고군분투하는 점에서 70% 비슷하다. 단아는 일이 잘 안 되면 분노하지만 나는 잘 참는 편인 것 같다. 때로는 나도 떠오르는 대로 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단아를 연기하면서 어느 정도 해소한 것 같다. 단아가 소녀시대 같단 생각을 했다. 다 주어진 것 같고 완벽해보이지만 그렇게 보이기 위해 쫓기듯 살아야하고 자기관리에 힘써야 하고 남들이 보는, 자기가 만족하는 완벽함의 기준이 높아서 누구보다 고군분투하며 사는 것 같았다. 활동할 때가 생각나서 단아를 잘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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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수영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단아와 영화가 헤어졌다가 재회하는 엔딩을 보여줬다. 냉철하던 서단아가 마지막에 이영화에게 안겨서 울었는데, 서단아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넋이 나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영화가 '이건 대표님을 사랑해서 내린 결정이에요'라고 말한다. 대본에는 '애처럼 우는 단화'라 써있었는데, 단화가 영화 앞에서만 온전한 사람이 될 수 있었고 죄책감과 무장해제 된 모습을 보여줬다. 나도 작가님이 '단화가 언젠가는 울 거야'라고 말하셨을 때 막연하게 차 안이나 다른 곳에서 울 거라 상상했는데 단아가 너무나 영화 앞에서 울더라.

-강태오와 로맨스 연기 호흡은 어땠나.

▶강태오 배우와는 연하남 설정으로 연기를 처음 해봤다. 태오가 데뷔 후 처음 쌍방 멜로를 해본다고 해서 부담이 됐는데, 하면 할수록 너무 놀라웠다. 내가 가끔 쓸데없는 참견을 해도 그 친구가 워낙 착해서 다 받아줬고, 얘기를 하면 신기하게 다 알아듣고 백 번 다 표현했다. 사람들을 살필 줄도 알고 동료배우에게 예의가 넘치는 배우였다. (강)태오도 7년 차 배우던데 잘 되는 데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나는 상대배우 복이 있는 배우인 것 같다.(웃음)

-'런온'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곧바로 영화 '새해전야'가 10일 개봉인데.

▶'런온'에서 받은 사랑이 생각보다 컸다. 나도 두고두고 다시 보고 싶은 대사가 많기 때문에 계속 들춰보고 싶다. 나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개봉하게 됐는데, '새해전야'에서는 너무 사랑스런 모습이다. 그전에 한 영화가 '걸캅스'였는데, 무조건 재미를 줘야하는 캐릭터여서 임무가 있었다. '새해전야'에서는 감독님이 사랑스럽기만 하면 된다고 해주셔서 연기를 하면서 나도 힐링이 됐다. '새해전야'에서는 오월이도 평범한 청춘들과 다를 바 없는 밝은 성격의 여성을 보여준다. 래환이(유태오)를 그 자체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나에게 현실성 있게 다가왔다. 오월이를 통해 아프고 고민도 있는 청춘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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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수영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멤버 임윤아가 동시기에 JTBC 금토드라마 '허쉬'를 선보였다. 서로 드라마를 보고 응원을 해줬는지.

▶작품을 할 때마다 소녀시대 멤버들끼리 항상 잘 봤다고 얘길 해주는데, 이번엔 둘 다 같은 시기에 촬영하다 보니 얘기를 잘 못 나눴다. 나도 이제 끝나고 몰아보기를 해야 하고 윤아도 같은 마음일 거다. 늘 옆에서 응원해주는 게 멤버들이다.

-2002년 데뷔해 20년 동안 가수와 배우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연예인으로서 '이 길을 걷기 정말 잘했다' 생각한 순간은?

▶매 작품에 성취감을 느낀다. 지금까지 마음의 문을 연 척도 해보고 닫은 척도 해보고 이 일을 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경험했는데,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내가 기다려보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믿어주면 그걸 해내는 팀도 있구나 싶었다. 수영으로서 상처 받은 경험, 상처 받을까봐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 경험도 해봤다. 그런 것들이 쌓여서 회의적인 인간 유형이 되기도 했는데, 이런 무해한 드라마를 만나면서 믿고 보답해준 제작진을 만난 게 배우로서 연예인으로서 특별한 경험을 한 것 같다.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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