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광래 사장과 13년 인연...이용래 "마지막도 함께하고 싶었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21.01.3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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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이용래(35)에게 있어 대구FC 조광래(67) 사장은 은사이자 은인이다. 13년 전 프로에 데뷔했던 때나, 선수 생활의 끝을 향해가는 지금도,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준 이가 조 사장이다.

이용래가 3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왔다. 2018년 태국 1부리그 치앙라이유나이티드로 이적해 3년간 주축 선수로 활약한 그가 대구의 유니폼을 입었다. 2009년 경남FC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수원삼성, 안산경찰청 등에서 활약한 그는 K리그 통산 214경기를 뛴 베테랑 미드필더다. 이전까진 대구와 연결고리는 전혀 없었다.


이용래가 대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조광래 사장과 인연 때문이다. 이용래는 조 사장이 경남을 이끌던 시절 K리그에 데뷔했다. 2008년 11월 열린 2009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자신을 뽑아준 이도 조 사장이었다. 이용래는 조 사장의 지도를 받으며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성장했고, 국가대표로도 이름을 날렸다. 한 때 축구를 포기하려고 했던 이용래 입장에서 조 사장은 자신을 구원해준 은인이었다.

이용래의 선수 생활 마지막 꿈도 조 사장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는 것이었다. 이용래는 지난 28일 '스포탈코리아'와 전화 인터뷰에서 "조 사장님에 대해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태국에서도 시즌이 끝날 때마다 찾아 뵀다.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오간 것은 없었는데, 마음속으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한국에서 하게 된다면 조 사장님 밑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지도자로서 배울 때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플레잉코치를 겸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셨고, 지금이 아니면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해 대구행을 결정했다"라고 대구행 이유를 밝혔다.

사실 치앙라이를 떠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용래 입장에서 치앙라이는 선수로서 다시 한 번 가슴을 뛰게 만들어준 구단이었다. 2018년 수원삼성을 떠날 때만해도 내리막길처럼 보였던 그의 선수 커리어는 치앙라이를 통해 다시 불타올랐다. 이용래는 "수원에 있을 때 부상이 많아서 힘든 시기를 겪었다. 서정원 감독님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기에 막바지에 몸이 올라올 수 있었다. 나이를 더 먹기 전에 해외 경험을 해보고 싶었기에 태국행에 도전했는데, 3년 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 구단에서도 저를 특별히 생각해주셨다. 결과적으로 태국에서 생활이 내게 큰 전환점이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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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라이에서도 이용래의 한국 복귀를 적극 만류했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며 이적을 적극 만류했다. 그러나 조광래 사장, 이병근 감독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찾아오는 일은 아니었다. 이용래는 "치앙라이 구단에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니 2년 계약을 제시했다. 미안함을 표하면서 거절을 하니 구단주께서 계속 저를 불러서 설득을 했다. 지도자 준비까지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말도 했다. 이미 마음을 굳혔기 때문에 정중히 거절했다. 플레잉코치직도 쉽게 나는 자리가 아님을 알고 있었고, 미래를 생각했을 때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대구에는 조 사장님 뿐만 아니라 이병근 감독님도 계시기 때문에 더 확신이 있었다"라고 대구행 과정을 설명했다.

결국 치앙라이도 이용래의 꿈을 이해해줬다. 당장 헤어지더라도 언제가 될지 모르는 먼 미래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제가 떠나는 게 결정된 뒤 치앙라이에서 레전드 영상을 만들어주셨다. 한국에 가기 전날 구단주께서 저녁 식사 자리를 초대해 주시기도 했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지도자를 하면서 치앙라이에 오고 싶을 때 언제든지 오라고도 말씀해주셨다.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것 자체가 너무나 감사했다"면서 "최근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상대가 치앙라이로 결정됐는데, 구단주께서 바로 연락을 해주셨다. '어떻게 이럴 수 가 있냐'고 하시면서 치앙라이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지 말라고 경계 하셨다. 그래도 저를 한 번 더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하시더라. 치앙라이를 상대하면 기분이 묘할 것 같은데,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대구가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으로 돌아온 이용래는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뒤 지난 11일 대구에 정식 입단했다. 그는 현재 경상남도 남해에서 대구와 함께 프리시즌을 함께하고 있다. 이용래는 "3년 동안 태국에 있었는데, 오랜 만에 한국에 들어왔음에도 '태국 생활을 언제 했었나' 싶을 정도로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 선수들과 한국말로 대화를 한다는 점이 감사하다. 금방 적응하고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다"면서 "태국에서 시즌을 하다가 돌아와 다시 새 시즌을 준비하다보니, 몸적으로 피곤한 상태다. 대구에 유독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볼을 차는 것에는 어려움은 없지만 속도 면에서 차이를 느끼고 있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니기 때문에 모을 더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라며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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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꿈이었던 조광래 사장과 재결합은 어떤 느낌일까. 13년 전엔 감독과 선수로서, 지금은 한 구단의 대표와 선수 겸 플레잉코치로 만나게 됐다. 이용래는 "벌써 인연이 13년이나 됐다. 제가 경남에서 프로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조 사장님이 감독님이셨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지금의 저를 만들어 주신 분이다. 현역 선수 생활 끝을 사장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신 대구FC에도 감사드린다"라고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했다. 이용래는 이병근 감독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사실 이병근 감독과 인연도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경남 시절은 물론 수원에서도 코치와 선수로 꽤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그는 "대구에 오기 전에도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께도 많은 부분을 배우고 싶다. 일단은 선수로 같이 하곤 있는데, 감독님께서 플레잉코치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훈련은 같이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서 문제점을 컨트롤하고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했다.

이용래는 대구의 플레잉코치 직책을 통해 지도자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물론 아직 선수로서 해야 하는 역할이 더 많다. 그렇기에 남들보다 두 배의 시간을 쓴다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그는 "우선 다른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새 시즌을 준비하는 것은 같다. 선수로서의 역할도 충실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그날그날의 훈련 프로그램 같은 것을 메모하고 있다. 감독님뿐만 아니라 최원권 코치님 등이 훈련 프로그램을 어떻게 선수들에게 전달하시는 지도 운동을 하면서 배우려고 한다"라고 플레잉코치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논했다.

치앙라이에서 3년 동안 꾸준하게 뛰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대구에선 보다 경기 출전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았다. 이용래는 "언제든 뛸 수 있다는 자신은 있다. 하지만 사장님과 감독님, 코칭스태프 모두 무리하지 말라고 하신다. 편안하게 하라고 해주신다. 그래도 아직 선수다보니, 100%로 준비하고 싶다. 하지만 출전에 대한 큰 욕심은 버렸다. 경기에 나가든 나가지 않든, 팀이 어떻게 하면 잘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싶다. 경기에 뛸 때는 열심히 하고 안 뛸 때도 팀을 잘 이끌어야 할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저를 보고 많이 배울 수 있게, 솔선수범할 수 있는 선배로 보여 졌으면 좋겠다"면서 "목표가 있다면 부상만 없었으면 좋겠다. 부상 없이 쭉 뛰고 싶다. 태국에선 날씨도 따뜻하고 훈련 강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3년 동안 특별한 부상 없이 뛰었다. 이번 시즌 대구에서도 태국 때처럼 큰 부상 없이 보내고 싶다"라고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 밝혔다.

이용래는 마지막으로 "오랜 만에 한국에 왔다. 플레잉코치로 온 만큼 주어진 역할에 대해 충실히 이행하고 싶다. 대구가 작년에 최고 성적 거뒀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 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대구 팬들에게 이번 시즌을 임하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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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구FC,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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