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가 29일 대구지방법원에서 선고 공판을 방청한 뒤 심경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9일 최숙현 선수 등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감독과 장 전 주장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판결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김도환(25) 전 선수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앞서 검찰은 김 전 감독에게 징역 9년, 장 전 주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감독과 고참선수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최 선수 등 소속 선수들을 상대로 폭행과 가혹행위를 했다"며 "양형 기준에 따라 판결할 수 밖에 없어 유족과 피해자들의 고통과 괴로움을 다 반영하지 못한 점을 참작해 달라"고 밝혔다.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국가대표 출신인 고 최숙현 선수는 지난 해 6월 26일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긴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김규봉 전 감독은 2014~2017년 최 선수를 비롯한 자신의 팀 소속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선수들로부터 7400만원을 편취하고 보조금 2억5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았다. 장윤정 전 주장은 선수간 폭행을 지시하거나 교사하고, 최 선수 등을 직접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도환 전 선수는 감독이나 주장의 강요로 피해 선수들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다.
한편 최 선수 유족과 피해 선수들은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최 선수의 아버지인 최영희씨는 이날 재판 방청 후 "김규봉 감독이 최고 책임자로서 가장 많은 형량을 받아야 하지만 형량이 2년이나 감형돼 너무 아쉽다. 장윤정과 김도환의 형량도 많이 아쉽다"며 "항소해 보다 큰 엄벌이 내려질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