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야구단만? SK그룹의 '방향 전환', 와이번스로 불똥 튀었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1.2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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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뉴시스(SK 제공)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신세계그룹에 매각됐다.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본 계약만 남았다. 충격적 결정이다. SK 그룹의 전체적인 '방향 전환'이 야구단 매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신세계그룹과 26일 양해각서(MOU)를 체결, 1352억 8000만원에 SK 와이번스를 매각하기로 했다. 다음 달 23일이 본 계약이다. 이로써 SK는 2000년 KBO에 입성한 이후 21년 만에 발을 빼게 됐다.


야구단 내부에서도 몰랐던 일이다. 그룹 윗선에서 은밀하게 움직였다. 정용진 부회장의 신세계가 야구단을 소유하려는 의지가 컸고, 최태원 회장의 SK는 매각할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맞아떨어졌고, 와이번스의 주인이 바뀌게 됐다.

전격적으로 이뤄졌고, 그만큼 이례적이었다. SK가 재정적으로 어려워 구단을 파는 것이 아니다. 와이번스 모기업 SK 텔레콤의 2019년 매출만 거의 18조원이다. SK의 주력 계열사인 SK 하이닉스 또한 2019년 매출 약 27조원을 기록했다. 2020년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본다. 야구단 운영에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팔았다.

SK그룹의 경영 방침이 바뀐 것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경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다. 최태원 회장도 강조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주)SK는 2021년 첨단소재와 그린, 바이오, 디지털을 4대 핵심사업으로 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야구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SK 와이번스가 4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등 명문구단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그렇다고 첨단 산업이나 친환경 산업은 또 아니다.

기업의 야구단 운영 목적은 홍보 및 마케팅 딱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공헌의 개념도 있다. 이를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쓴다. 지금까지 잘 운영해왔지만, 그룹의 방향성이 전환된 만큼 이에 맞춰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야구단을 정리한 모양새다.

물론 SK에 스포츠팀이 야구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농구가 있고, 남녀 핸드볼 팀도 운영 중이다. 게임단도 있다. 이외에 펜싱, 빙상 등도 후원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야구단만 정리를 했다.

SK텔레콤은 와이번스 매각과 관련해 "아마추어 스포츠 저변 확대와 한국 스포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 육성/지원'에 기여하겠다. 앞으로 대한민국 스포츠의 균형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더 큰 꿈을 가지고, 후원을 지속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설명대로라면 야구를 제외한 다른 종목은 그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 가장 덩치가 큰 야구단만 정리한 셈이다. 여기 들어가는 비용을 다른 종목으로 돌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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