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간이역' 진부한 이야기보다 남는 건 풍경뿐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1.01.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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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간이역' 포스터


진부하지만 기적 같은 사랑을 이야기일 줄 알았다. '간이역'은 아니었다. 그저 풍경만 남는 영화다.

'간이역'은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순간에도 사랑만큼은 지키고 싶은 남자 승현(김동준 분)과 위암 재발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남은 시간 동안 그를 지켜주고 싶은 여자 지아(김재경 분)의 감성 멜로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빵으로 끼니를 때우며 광고 회사에서 일하던 지아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2년 만에 위암이 재발했다는 것. 휴직이 아닌 사직서를 내고 항암 치료를 포기한 채 고향으로 내려갔다.

지아는 고향에서 7년간 연락을 하지 않았던 첫사랑이자 10년지기 친구인 승현과 재회한다. 서로에게 마음은 있지만 표현을 하지 않는 지아와 승현이었다. 승현은 지아가 입원한 병원에서 우연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듣고 함께 하기로 결심한다.

'간이역'에는 알츠하이머, 시한부, 동갑내기 친구들의 로맨스. 여느 한국 드라마, 영화 등에서 볼 수 있는 클리셰가 다 포함됐다. 그래서일까. 다음 장면이 어떻게 전개될 지 예측이 가능하다. 절절한 멜로를 기대했다가는 온갖 장치들을 줄줄이 나열된 전개를 볼 뿐이다. 주인공들의 감정선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야기 전개 흐름은 매끄럽지 않다. 주인공의 감정에 대한 깊이가 없고,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장치조차 없다. 지아와 승현 주변 인물들이 등장하는 시간을 줄이고 주인공 두 명의 감정에 더욱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굳이 주변 지인들을 등장시켜 시간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사내 연애 중이던 지아가 7년간 연락을 하지 않았던 승현과 재회한 후 곧바로 연애를 제안한다는 것조차 공감하기 어렵다. 심지어 지아의 연애 상대는 그녀를 찾아와 항암 치료를 권유하기도 한다. 전 연인의 관계도 풀리지 않으니 지아와 승현의 관계 역시 이해불가다.

그런 까닭에 '간이역'에게 남는 건 풍경 뿐이다. '간이역' 속 풍경은 광고, 뮤직비디오 및 다큐멘터리 연출가로 활동한 김정민 감독의 감각이 두드러진 듯 하다. 김동준과 김재경의 비주얼도 나쁘지는 않다. 다만 위암 재발로 인해 아프다던 김재경의 풀메이크업은 의아함만 자아낸다.

'간이역'은 전라북도 남원시에 위치한 서도역에서 촬영됐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알려져 관객들의 명소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곳이다. 그 풍경은 따뜻한 감성과 싱그러움은 전달했다. 그저 풍경만이 기억에 남게 할 뿐이었다.

2월 개봉. 러닝타임 101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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