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2.5km 상승' 홍건희 "KIA에서 일부러 천천히 던진 건 아닌데..."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1.21 06:01 / 조회 : 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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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우완 홍건희.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홍건희(29)에게 2020년은 야구인생 큰 전환점이었다. 정든 KIA 타이거즈를 떠났지만, 두산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특히 KIA 시절과 비교되는 부분이 있다. 속구의 구속이다. 빨라졌다. 마인드를 바꾼 것이 결정적이었다.

홍건희는 지난해 6월 7일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트레이드 전까지 시즌 10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00에 그치고 있었다. 그러나 두산에서는 50경기, 3승 4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76을 만들었다.

아주 특급 성적이라 하기는 무리가 있다. 평균자책점이 다소 높았다. 꾸준히 실점 없이 잘 막다가 한 번씩 대량 실점을 하면서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 홍건희 스스로도 "관리를 못했다"라고 했다.

그래도 홍건희는 두산 필승조의 한 축이었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필요한 두산이 류지혁을 내주면서 홍건희를 품었고, 이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당장 구속이 올랐다. 2020년 속구 평균 145.8km를 기록했다(이하 스탯티즈 기준). 직전 5년간 한 번도 평균 145km를 넘긴 적이 없었다. 2017년 144.4km가 가장 빨랐다. 2019년(143.3km)와 비교하면 2.5km가 올랐다. 놀라운 변화다.

이에 대해 홍건희는 "원래 구위나 구속은 괜찮은 편이기는 했다. KIA에서 일부러 천천히 던진 것은 아니다. 성적이 계속 안 나왔고, 단점이 명확했다. 단점 보완에 집중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섬세하고, 정교하게 던지려고 이것저것 했다. 그러면서 베스트 구위가 나오지 않았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다른 쪽에 신경을 썼나보더라.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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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과 글러브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홍건희(오른쪽).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에서는 생각을 바꿨다. "김태형 감독님께서 바라는 것이 빠른 공이었다. 나도 알고 있었고, 이쪽에 중점을 뒀다. 나갈 때마다 강하게, 전력으로 던지려고 했다. 생각을 좀 바꿨는데 운도 좋았고, 결과도 잘 나온 것 같다. 내 공에 자신감도 좀 생겼다"라며 달라진 원인을 짚었다.

KIA 시절 제구가 약점이었던 홍건희다. 자신도 알고 있었고, 이를 고치기 위해 노력했다. 이것이 구속에도 영향을 미쳤다. 느린 것은 아니었지만, 더 빠른 공을 뿌릴 수도 있었다. 두산에 와서는 잘할 수 있는 것에 힘을 쏟으면서 스피드가 올라왔다.

부가적인 부분도 있었다. 잠실을 홈으로 쓴다는 점이다. 홍건희는 "KIA에 있을 때도 잠실구장에서 기록이 좋았더라. 정작 내가 모르고 있었다. 여기 와서 알게 됐고, 알고 들어가니까 자신감이 붙었다. 그리고 와서 보니까 확실히 잠실이 편한 감이 있다. 진짜 크기는 크다"라며 웃었다.

데뷔 시즌인 2011년부터 2019년까지 홍건희의 합계 평균자책점은 6.31이지만, 같은 기간 잠실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낮았다. 2020년 아예 잠실이 홈구장이 됐고,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 두산 이적 후 잠실 평균자책점은 3.03이다.

이제 2021년은 오롯이 시작부터 두산에서 뛴다. 2년차를 맞아 각오도 남다르다. 홍건희가 2021시즌 또 어떤 공을 던질지, 구속은 또 어떨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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