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격..CGV, 임차료 못내 소송 위기 "한계 상황"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1.01.14 14:56 / 조회 :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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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극장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CGV가 임차료 미지급 문제로 소송 위기에 처했다. 사진=김휘선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극장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한국 최대 멀티플렉스 CGV가 임차료를 제대로 내지 못하자 영화관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에게 소송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14일 영화계에 따르면 CGV 영화관들을 자사 펀드로 운용하고 있는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CGV의 임차료 미지급과 관련해 소송을 준비 중이다. CGV 측은 운용사들에게 임차료를 깎아달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자산운용사 펀드는 CGV 영화관을 매입하고 극장이 내는 임차료를 받아 펀드 투자자들에게 분기나 반기마다 지급하는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영화관들이 꾸준히 임차료를 내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 CGV의 직영점 119곳 중 50곳을 자산운용사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급감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CGV는 지난해 11월부터 임차료를 못 내고 있다. CGV는 지난해 1~3분기 영업손실 2990억원, 순손실 4250억원에 달할 만큼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CGV는 구조조정, 자회사 감자, 차입, 투자 유치 등 여러 방법을 쓰고 있지만 매달 고정적으로 내야 하는 임차료가 180억원에 달해 더이상 감당이 쉽지 않은 상황에 내몰렸다.

CGV 관계자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임차료를 깎아달라는 협상을 계속 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면서도 "법적인 분쟁으로 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CGV는 지난해 10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로 3년 내 전국 119개 직영점 중 30%에 해당하는 35~40곳을 줄이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후 임시 휴업하는 극장들이 속속 늘고 있다.

임시 휴업하는 극장들이 늘고 있지만, 고정비인 임차료는 줄지 않는다. 휴업을 하더라도 임차료는 내야 할 뿐더러, 폐업을 할 경우에는 위약금을 물어야 하기에 그마저도 쉽지 않다. 극장은 용도 변경이 쉽지 않기에 10~20년 장기 임대를 하고 약정 기한을 지키지 않고 폐업할 경우에는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CGV는 건물주들에게 임차료 납부를 연기해달라는 요청도 하고 있지만, 이 경우 계약에 따른 상당한 이자를 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CGV 관계자는 "사정을 설명해도 대기업이 왜 그러느냐는 답을 듣기 일쑤"라면서 "정부의 임차료 지원 대책도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다보니 한계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물론 CGV의 현재 상황은 코로나19 여파 때문이지만 경영 전략으로 자초한 측면도 적지 않다. CGV는 그간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동원해 해외 진출을 꾀하는 방식으로 리스크 헤징을 노렸다. 한국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위기에 처해도 해외 시장 진출로 새로운 동력을 찾으려는 경영 전략이었다. 이 같은 방식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욱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임차료 부담은 비단 CGV만의 문제는 아니다. 롯데시네마는 경영 악화로 지난해말 전국 100여개 직영관 중 손실이 막대한 20여개 지점을 단계적으로 문을 닫기로 했다. 그나마 롯데시네마 직영점은 롯데백화점에 있는 경우가 많아 소송 등 최악의 사태는 피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않다. 롯데시네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CGV를 비롯한 극장들의 이 같은 상황에 지난해 말 한국상영관협회는 영화관 임대료 부담 경감책을 마련해달라는 성명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한국상영관협회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한국 주요 멀티플렉스와 극장들이 가입된 단체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계열사인 멀티플렉스들의 경영 실패를 보존 해줘야 하냐는 목소리도 분명히 있다. 잘될 때는 스크린독과점 등 여러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더니 어려울 때만 국민 정서에 호소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계에선 극장이 영화산업의 근간인 만큼, 위기 극복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극장산업이 이대로 무너지면 영화산업도 뿌리째 흔들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상당수 영화들이 개봉을 못하자 각 투자사들이 신규 영화 투자를 거의 중단하다시피 했다. 극장에서 돈이 들어오지 않자 새로운 투자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여파는 제작사와 영화 스태프들로 이어져 피해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미우나 고우나 극장이 살아야 한국영화산업도 살 수 있다. 대기업이라도 지원과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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