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MLB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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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김하성은 되고 나성범은 안됐을까?

한동훈 기자 / 입력 : 2021.01.11 22:07 / 조회 : 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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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위), 나성범. /사진=MLB.com 공식 SNS, NC 다이노스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를 노크한 KBO리그 간판타자 2명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하성(26)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나성범(32)는 빈손으로 NC 다이노스에 잔류한다.


KBO리그 성적만 따지고 보면 나성범이 더 좋다. 통산 타율/출루율/장타율 모두 앞선다. 홈런, 타점은 말할 것도 없다. 문제는 포지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내야 전포지션이 가능한 우타 슬러거 김하성보다 좌투좌타 코너 외야수 나성범에게 더욱 엄격한 공격 잣대를 들이민 모양이다.

KBO 통산 김하성은 타율 0.294, 출루율 0.373, 장타율 0.493, 홈런 133개를 기록했다. 나성범은 타율 0.317, 출루율 0.384, 장타율 0.542에 179홈런이다. KBO에서 나성범은 분명히 김하성보다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준 타자였다.

왜 메이저리그는 나성범을 외면하고 김하성에게는 매우 후한 계약을 줬을까? 내야수보다 수비 부담이 적은 외야수는 확실한 파괴력이 필요한 자리다. 나성범은 KBO에서는 5툴 플레이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뚜렷한 특장점 하나가 필요하다. 두루두루 잘하는 팔방미인형 능력치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앞서 빅리그 진출에 성공한 KBO 출신 좌타 외야수들과 비교하면 약점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나성범은 에릭 테임즈처럼 홈런을 40개씩 펑펑 때렸던 것도 아니고 김현수처럼 타격기계로 불릴 정도로 정교한 콘택트 능력을 뽐내지도 못했다.


실제로 나성범과 같은 좌타 코너 외야수였던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KBO리그 통산 타율 0.318, 출루율 0.406, 장타율 0.489에 142홈런이었다. 파워 면에서는 나성범이 우위다. 대신 김현수는 압도적인 선구안을 자랑했다. 2015시즌까지 통산 볼넷이 597개로, 삼진(501개)보다 많았다. 볼넷/삼진 비율이 1을 초과하는 만화같은 기록을 남겼다. 반면 나성범의 볼넷/삼진은 327/907로 차이가 큰 편이다.

나이도 변수였다. 타자가 상위리그로 진출할 때 공격지표 하락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 미국 통계시스템 ZiPS는 김하성의 경우 오히려 성장세를 예측했다. 팬그래프닷컴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젊은 나이다. KBO에서 이렇게 어린 나이에 건너온 타자는 없었다"고 기대했다. 반면 나성범은 이미 기량이 완성된 30대 중반이라 약점 개선 가능성을 어필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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