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없으면 FA 신청 말았어야" 싸늘한 구단들, 백기투항 기다리나

박수진 기자 / 입력 : 2021.01.10 14:03 / 조회 : 2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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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미계약자로 남아있는 FA 이대호(왼쪽부터), 김상수, 이용찬, 유희관, 차우찬. /사진=OSEN
이번 겨울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빈익빈 부익부'가 더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소문이 돌았던 선수들은 일찌감치 계약에 성공한 반면 여전히 협상조차 지지부진한 선수도 있다. 철저한 양극화 양상이다.


시장에 나온 16명의 선수 가운데 10명이 계약을 마쳤다. 지난 8일 내야수 김재호(36)가 3년 총액 25억원의 조건에 두산에 잔류했다. 이제 시장에는 6명의 선수가 남았다. 해외 무대를 두드리고 있는 양현종(33·전 KIA)을 비롯해 유희관(35), 이용찬(32·이상 전 두산), 차우찬(34·전 LG), 김상수(33·전 키움), 이대호(39·전 롯데)가 미계약자로 남아 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FA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구단들은 관중을 받지 못해 수입이 급격하게 줄었다. 때문에 타 구단 이적이 쉽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더욱 돈을 아낄 수밖에 없다.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FA를 통해 퇴직금을 챙기려는 선수들이 있다. FA는 말 그대로 자유계약선수다. 다른 팀과 계약할 수 있는 자신이 있을 때 신청해야 한다. 재수라는 선택지도 있다. 그동안 돈을 안 받고 야구한 것도 아니다. 원소속팀이 꼭 잡을 의무는 없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FA가 선수의 공로를 보상받는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달라졌다. 구단들은 철저하게 선수의 미래 가치를 평가한다. 경쟁이 붙으면 선수들의 몸값은 치솟는다. 시장가격이 형성된 것이다.


나란히 두산에 남은 정수빈(31)과 허경민(31)이 수혜자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고령임에도 타율 0.354로 2020시즌 타격왕에 오른 최형우(38·KIA)는 온전히 자신의 기량으로 3년 최대 47억원의 준수한 조건을 이끌어냈다.

아직 시장에 남아 있는 선수들의 협상 전망은 험난하다는 평이다. 한 관계자는 "정말 뛰어난 선수가 있으면 천천히 하자고 해도 구단들은 빠르게 계약을 마무리하고 싶어 한다. 다른 곳에서 나설까 두렵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선수들에게는 백기투항을 기다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FA 협상 마감 시한은 사실상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2월 1일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캠프가 시작된 뒤에도 계약을 맺을 수는 있다. 그러나 자칫하면 FA 선언 후 계약을 하지 못해 2019시즌을 통으로 쉬었던 노경은(37·롯데)의 사례도 나올 수 있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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