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엘롯기에 의존할 건가요?" KBO 총재님, 일합시다

한동훈 기자 / 입력 : 2021.01.04 11:35 / 조회 : 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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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관중의 잠실구장. /사진=뉴스1
"KBO 총재는 기업으로 치면 CEO나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은 CEO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망할 수도 있고 일류로 성공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2018년부터 KBO 총재 고문을 맡고 있는 허구연(70) 야구 해설위원의 말이다. 총재는 KBO리그 흥망성쇠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1년 새해 제 23대 정지택(71) 총재가 5일 취임식을 연다. 프로야구 관객이 감소하던 중에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은 위기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 총재의 존재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 "일하는 총재가 됩시다"

A구단 단장은 "(새 총재에게) 뭘 더 바라는 점은 없다. 솔직히 그냥 내세우신 공약들만 제대로 지켜주셨으면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선수나 구단, 팬들에게 다 좋은 일 아닌가"라 말했다.

정지택 총재는 2021 신년사를 통해 크게 5가지를 약속했다. 코로나 방역, 리그 산업화, 전력 평준화, 공정한 리그 환경 조성, 도쿄올림픽 성공이다. 이를 모두 달성하면 아마 KBO 역사에 남을 최고의 총재로 기억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바로 총재 자신의 의지다. 허구연 위원은 "KBO 총재라는 자리가 일을 하자면 정말 하루도 쉴 틈 없이 바쁘다. 반대로 아무 것도 안 해도 티가 별로 안 난다. 총재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리그는 굴러가고 매년 우승팀은 나오지 않는가"라 반문했다.

반드시 어떠한 업적을 이루고 가겠다는 마음가짐이 간절하다. 허 위원은 "총재가 마음을 먹고 하고자 한다면 정말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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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택 총재. /사진=KBO
◇ "유권해석이 필요한 규약이 너무 많다"

빈틈 많은 규약들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규약은 해당 리그에서는 마치 헌법과도 같은 존재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에이전트 B씨는 "유권해석이 필요한 규약이 너무 많다. 논란의 여지가 없이 정말 세세하게 정해 놓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들이 많이 보인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보류권을 예로 들면, 포스팅을 통해 해외에 다녀온 선수나 프리에이전트(FA) 선수에 관한 조항이 따로 없다. 포스팅으로 나간 선수는 임의탈퇴 신분이다. 완전 FA 자격을 1년 앞두고 해외 리그에 갔다 오면 FA까지 1년이 아니라 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한다. FA의 경우 4년 미만의 계약을 체결했을 때 계약이 끝나면 자동으로 원 소속팀이 보류권을 갖는다.

이는 'FA 자격 재취득까지는 4년'이라는 조항을 적용해 구단에 유리하게 풀이된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4년 미만 계약을 맺을 경우 구단이 방출해서 풀어준다는 편법에 가까운 옵션을 넣기도 한다.

◇ "언제까지 엘롯기에 의존할 텐가"

KBO리그는 자타공인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다. 하지만 2017년 관중 수에서 정점을 찍고 꾸준히 하락세다. TV 시청률에서는 여자프로배구에 밀린 적도 있다.

이에 대해 리그 인기가 철저히 빅마켓 구단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허구연 위원은 "KBO리그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새 총재는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리그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리그 산업화다. 정지택 신임 총재의 공약이기도 하다. 정 총재는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이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첫 걸음으로 야구단이 모기업 의존을 탈피해 KBO 통합 마케팅으로 뭉치는 방안이 꼽힌다. 그동안 빅마켓 구단과 스몰마켓 구단의 시각 차가 커 이뤄지지 못한 과제다. 허구연 위원은 "필요한 상황이라면 총재가 눈치만 볼 게 아니라 강력하게 밀어 붙여야 할 때도 있다. 언제까지 엘롯기(LG, 롯데, KIA)가 잘 하면 흥행하고 못하면 관중 없는 리그여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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