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 팬들한테 사죄, 사령탑의 눈물 "하늘에 계신 아버지..."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12.20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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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확정 후 김도훈(왼쪽) 울산 감독이 주니오와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도훈(50) 울산 현대 감독이 감상에 젖은 우승 소감을 밝혔다. 팬들한테 '죄송하다'는 뜻을 전한 그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좋은 기운을 주신 것 같다"면서 우승을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울산 현대는 19일 카타르 알 자눕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페르세폴리스(이란)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울산은 2012년 이후 8년 만에 아시아를 제패했다. K리그 클럽이 ACL 우승을 차지한 건 2016년 전북 현대 이후 4년 만이었다. 올해 K리그와 FA컵에서 전북 현대에 밀려 준우승에 그친 울산은 ACL 우승으로 무관의 한을 풀었다.

지난 2016년 11월 울산 감독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울산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울산 구단은 대회 후 김 감독과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번 대회 끝까지 팀을 이끌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우승 후에는 주니오 품에 안긴 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김 감독은 "카타르에 오지 않으려고 했었다"면서 "준우승을 두 번 하고 침체된 분위기였기 때문에 힘들었다. 하지만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먼저 팬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이 되셨으면 좋겠다.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뛴 선수들, 뒤에서 희생한 선수들, 부상으로 돌아간 선수들, 한국에서 남았던 선수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이고 자랑스럽다. 단장님께서 마지막 대회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렸다.

김 감독은 "부족한 감독과 함께하며 고생한 코칭스태프들도 정말 고생 많았고,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원 스태프와 직원들, 클럽하우스에서 힘써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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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 김도훈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는 울산 현대 선수들. /AFPBBNews=뉴스1


계속해서 그는 "올해 초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축구에서 지도자가 해야 할 것에 대해 내게 많은 도움을 주셨었다. 하늘에서 좋은 기운을 주셔서 우승한 것 같아 감사하다. 어머니도 통영에서 아들과 팀을 위해 노심초사하며 빌고 계셨을 텐데,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축구가 즐거워야 하는데 준우승을 두 번 하다 보니 즐겁지 않았다. 그러나 카타르에서 우리 선수들과 즐겁게 축구를 했다. 축구가 즐겁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즐거움은 축구가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예술이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더 발전하길 기대하고 응원하겠다. 마지막으로 집에 가서 와인 한잔하며 쉬고 싶다. 감사하다"며 감상에 젖은 모습도 보였다.

"내가 봐도 우리 선수들은 대단하다. 정말 잘해줬다.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좋은 시즌이었다"고 밝힌 김 감독은 "나는 올 시즌 계약이 끝나서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아까 얘기한 것처럼 집에 가서 와인 한잔하며 쉬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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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김도훈 울산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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