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바람피면 죽는다' 역시 조여정, 극의 중심이 되다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0.12.11 11:09 / 조회 :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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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 반대로 누군가에게 믿음을 준다는 것! 이러한 신뢰는 한 순간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진면목을 보여줬을 때 저절로 자연스럽게 형성케 되는 것이다. 그러니 믿어라, 믿어달라, 믿자, 백날 얘기해 봤자 소용없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는다는 것이다. 반면 한 번 믿음을 준 사람은 무엇을 하든 간에 다 신뢰한다. 솥뚜껑으로 자라 등짝이라고 한다고 해도.

이렇게 무한한 신뢰감을 준다는 것, 배우 역시 그렇다. 그 혹은 그녀가 나오는 작품은 일단 믿고 보니까. 우리의 자랑, 월드스타 조여정이 딱 그렇다.

그녀는 지난주부터 새로 시작한 KBS 2TV 수목드라마 '바람피면 죽는다'의 여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제목을 한 번 살펴보면 어떤가? 듣자마자 오호라 강렬하다. 하지만 잠깐 생각해 보면 '바람피면 죽는다'라는 말이 부부 사이의 진부하고 뻔한 관용어구 같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그냥 그렇고 그런 드라마인가싶어 지지고 볶고, 바람피는 남편 쫓아다니고, 울고불고, 이혼하고 등등의 전형적인 부부 드라마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오해는 금물! 한 번 보기 시작하는 순간 이러한 편견이 확 사라지니까 말이다.

오로지 사람을 죽이는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범죄소설가 아내 조여정(강여주 역)과 '바람피면 죽는다'는 각서를 쓴 이혼전문 변호사 남편 고준(한우성 역)의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를 담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조여정은 서너 페이지에 한 명쯤 죽어 나가는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로, 특히 바람을 피운 남자들에 대한 처절한 응징이 잔혹하기로 유명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사람을 어떻게 죽일 것인가, 살인 후에는 어떻게 자살이나 사고로 위장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뿐이다. 독초, 독약, 각종 칼 등 살인을 도구들이 집안에 즐비하며 이것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서도 전문가다. 하지만 소설과 다르게 여주의 일상은 평온하고 행복하며, '국민남편'으로 불릴 정도로 가정적이고 능력있는 변호사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그런 그녀의 주변에서 어느날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과거 그녀와 앙숙이었던 홍수현(백수정 역). 찜찜한 건 홍수현이 조여정의 남편인 고준과 불륜관계이며, 죽기 직전 조여정과 만났다는 사실이다. 자, 그렇다면 범인은 누구일까? 이러한 의문을 주면서 드라마는 전개된다.

이 드라마의 키워드는 미스테리 소설가 강여주다. 이 역할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드라마의 분위기는 확 바뀔 수 있는데, 조여정이 맡는 순간 드라마의 품격이 확 올라갔다. 자칫하면 드라마 색깔이 미스테리 코믹이라는 전제처럼 코믹으로만 과하게 치우칠 수 있는데, 조여정이 강여주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순간 드라마가 가볍게 치우치지 않는 무게중심이 됐다. 흥미진진하면서도 스피드한 전개로 이끌어가는 극본과 영화 같은 연출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도록 이끌어간 일등공신은 조여정이다. 눈빛 하나, 말투 하나, 몸짓 하나로도 그녀가 드라마를 강렬하게 이끌어간다. 작은 체구에 오목조목한 이목구비를 지녔지만, 그녀가 풍겨내는 아우라는 드라마 전반을 흔들 만큼 강렬하다.

역시 조여정이다! 감탄이 나온다. 영화 한 편 잘 만나서 뜬(?) 배우가 아니라 그동안 쌓인 내공과 연기의 결과물이 있었기에 영화에서 빛을 발했던 것이구나, 싶다. 귀여운 배우에서 고급스러운 배우로 거듭나면서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된 조여정. 때문에 그녀가 출연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바람피면 죽는다'는 끝까지 볼만한 드라마라는 믿음을 줄 수밖에. 재미는 이미 따놓은 당상이니, 앞으로 그녀가 이 드라마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그것이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 '바람 피면 죽는다', 조여정의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뗄 수 없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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