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근, 키움과 3가지 쟁점 "내가 거짓말할 이유가 있겠는가" [★인터뷰]

박수진 기자 / 입력 : 2020.12.12 09:06 / 조회 :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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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훈련을 마친 이택근의 모습.
이택근(40)이 전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품위손상징계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양측의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이택근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KBO에 증거 자료들을 포함해 키움을 징계해 달라는 문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요구서에는 '키움 구단이 CCTV를 통해 팬을 사찰했고 언론사 제보 여부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선수들에게도 부당한 지시를 하며 압박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크게 3가지다. 구단의 팬 사찰 의혹, 그리고 이택근이 코치직 및 잔여 연봉 지급을 요구했는지 여부이다. 이에 대한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사건은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지난 해 6월 키움 2군 훈련장에서 몇몇 2군 선수들을 타석에 세워두고 투구를 한 일부터 시작됐다. 이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보도되며 파문이 일었다.

키움 구단은 이에 대해 "사찰과 관련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보도 내용을 확인한 결과 영상 촬영이 이뤄진 곳은 2군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운영 2팀 사무실이 위치한 주변이었다.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에서 제보 영상이 촬영된 것으로 추측됨에 따라 보안 점검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반박했다.


선수에게 부당한 지시를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키움은 "구단과 선수는 양 당사자 간의 계약을 통해 이뤄진 관계다. 따라서 구단이 선수에게 야구와 관련되지 않은 일을 지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이택근처럼 프랜차이즈 선수에게 지시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택근은 "나는 거짓말을 하나도 하지 않고 있다. 내가 거짓말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 거짓말을 한다면 이렇게 KBO에 자료를 제출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구단은 일방적인 주장만 하고 있는데 나는 증거를 모두 갖고 있지 않은가"라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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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현 단장. /사진=키움 히어로즈
코치직 및 잔여 연봉 요구와 관련해서도 양측은 대립하고 있다. 키움은 "이택근에게 FA(프리에이전트) 계약 종료 후 1년 재계약으로 선수로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 했다. 하지만 (이택근은) 시즌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김치현 단장에게 시즌 종료 후 코치직을 요구하기도 했으며, 7월에는 지난해 36경기 출장 정지 기간 동안의 KBO 규약상 감액된 급여와 이번 시즌 잔여 연봉, 유학비 지원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택근은 "손혁(47) 전 감독님에게 물어보면 알겠지만 구단에서 코치직을 제의한다고 하더라도 맡을 생각이 없다. 지금 코치들 대부분이 내 후배들이다. 대부분이 코치까지 정말 힘들게 올라온 후배들인데 어떻게 자리를 뺏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내가 제의가 오더라도 받지 않겠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그래서 구단이 코치직을 제의하지 않는 것을 보고 시즌 중간에 나오겠다고 말씀드리고 팀을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택근은 "잔여 연봉에 대한 것을 구단에서 자꾸 이야기하는데, 7월에 은퇴를 할 것이니 계약돼 있는 잔여 시즌에 대한 연봉을 달라고 말씀드린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오간 말을 왜 잔여 연봉을 달라고 떼를 썼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구단 측이 논점을 흐리려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택근은 "CCTV로 영상을 찍은 팬 사찰을 했느냐, 선수에게 부당한 지시를 했느냐에 대한 팩트만 이야기하면 된다. 구단은 그 부분에 대한 증거도 있는데도 그냥 부인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법정에서 공방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구단은 "이택근이 KBO에 요청한 구단 및 관계자 징계 요구에 대해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택근 역시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렇다면 이택근이 이렇게 키움 수뇌부를 향해 각을 세운 이유는 뭘까. 그는 "내가 총대를 멨다기보다 후배들 때문이다. 야구인으로서 후배들을 위해 용기를 내서 공익적으로 제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허민 의장이 와서 공을 던지는 것에 야구선수로 자괴감이 들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어 "선수들 사이에서 '이거 왜 이러지', '무슨 상황이냐'라는 말이 나왔다. 사실 구단 오너가 공을 가져와서 던지고 타석에서 치라는데 어떤 선수가 단칼에 거부할 수 있겠는가. 월급을 책정하고 주는 사람이다. 최고참인 나에게도 사적인 지시를 하는데 어린 선수들은 오죽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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