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펜트하우스', 과연 막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0.11.27 17:25 / 조회 : 2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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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신조어는 문화가 바뀌고, 새로운 유행의 탄생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단어들에서 적절한 의미를 못 찾을 때 탄생하는데, 이 중 '막장드라마'란 말은 이제는 신조어인지 모를 정도로 완전하게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렇담 막장 드라마란 무엇인가?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 불륜, 패륜 등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극적인 사건, 사고들을 비현실적이고, 자극적인 수위로 드러내는 드라마를 일컫는다. 다시 말해, 드라마 기승전결의 논리적인 구조에 따른 스토리 전개가 아니라 혈연, 가족 관계를 얽히고설키게 만들고, 살면서 한두 번 일어날까 말까한 사건들을 주인공 주변에 대량으로 포진하면서 시청률을 상승시키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들을 남발한다는 것이다.

막장 드라마에 대한 썰이 길었던 이유는 바로 SBS의 '펜트하우스' 때문이다. '펜트하우스'는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를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당연히(?) '막장'일 것이다, 라는 예상을 하며 시작되었다. '아내의 유혹'에서 점 하나를 찍으면서 다른 사람이 되어 복수한다는 설정은 온갖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패러디할 정도로 10여 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화자가 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다 보니 김순옥 작가의 작품은 막장 드라마다, 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은 것 같다. 그리고 마치 이를 증명(?)하듯 '펜트하우스'의 시청률은 최근 방영되는 평일 드라마 중에 시청률이 탑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담 '펜트하우스'의 시청률은 정말로 막장 드라마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것일까? 아니,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시작하련다. 단순히 자극적인 소재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만한 것들이 충분히 있다는 얘기다.

첫째, 스피드한 전개를 꼽을 수 있다.

100층 펜트하우스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일로 부동산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펜트하우스에 거주한다는 것은 성공과 상류층이라는 상징이 되었고, 이곳 거주민들의 자녀들 역시 노력이나 재능보단 오직 돈과 권력으로 상류층 티켓을 이미 따놓은 상태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말은 이곳에서 너무 당연한 법칙으로 펜트하우스 주민이 아니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들을 이길 수 없다. 이 안에서 부동산 거물, 최고의 학벌을 위해 온갖 비리와 음모가 난무하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정말 눈 한 번만 깜짝 한 번만 휙휙 지나간다. 정신없이 사건들이 휘몰아치기 때문에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둘째, 선과 악의 대결이 확실하다.

'범접불가 퀸, 이지아(심수련 역) VS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욕망의 프리마돈나, 김소연(천서진 역) VS 상류사회 입성을 향해 질주하는 여자, 유진(오윤희 역)' 이렇게 세 명의 여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이지아는 자기 남편(엄기준)과 불륜을 저지르는 천서진에 대한 분노뿐 아니라 남편으로 인해 자신의 친딸이 고아로 자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엄기준에게 복수의 칼을 갈고 있고, 유진은 천서진으로 인해 자기의 꿈이 망가졌고, 이제는 자기 딸의 앞길마저 천서진이 방해하고 막아서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이지아와 유진이 한 편이 되어 엄기준과 천서진을 향한 복수를 꾸미고 있다. 이들이 복수하는 데 있어 무조건 자극적인 소재, 난데없는 인물의 등장이나 사건의 벌어지는 게 아니고, 또한 이들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통쾌함을 주기까지 한다.

그래서 '펜트하우스'가 시청률이 높은 것이 막장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고한다. 무조건 막장이야, 보기 싫어, 라는 단정을 살짝 내려놓고 한 번쯤 진지하게 시청해보길 말이다.

▫ '펜트하우스', 비논리적 전개가 아니라 오히려 촘촘하게 얽힌 사건들이 스피드하게 전개되고 있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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