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혜 "'콜', 내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 준 작품"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0.11.28 13:00 / 조회 : 2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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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박신혜(31)가 정신적, 체력적인 이유로 거절했던 작품인 영화 '콜'을 그럼에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콜'은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던져준 작품이라고 했다.

지난 27일 넷플릭스로 공개된 '콜'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된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여자가 서로의 운명을 바꿔주면서 시작되는 광기 어린 집착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박신혜는 극중 서연 역을 맡았다. 서연은 과거를 바꾸려는 인물이다. 박신혜는 '콜'을 통해 외적인 변화부터 내적인 변화까지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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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콜'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끝날 때 '콜' 시나리오를 받았다. 솔직히 말하면 '콜'은 한 번 거절했던 작품이다. 그 당시에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바닥인 상태였다. 바로 이어서 작품을 준비하기가 버거웠다. '콜' 시나리오가 재밌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상태로 인해 거절했던 작품이었다. 그런데 영화사 대표님께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봐 줄 수 없겠냐고 하시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이충현 감독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의 전작 '몸 값'을 재밌게 봤고, 감독님의 아이디어나 소재 등 그런 부분에 있어서 새로운 걸 느꼈다. 시나리오를 다시 읽고 선택하게 됐다.

스스로 고민을 많이 했다. '콜' 속에서 영숙(전종서 분)이가 서연이를 쥐락펴락하는 것에 대해 순응적으로 이끌려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 혹시나 기존과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기존에 다른 여자 주인공들처럼 질질 끌려가는 게 아니라 주관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까?'라는 생각을 했다. 만약 그게 가능하다고 한다면 '콜'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생각이 컸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걱정했던 부분이 있나.

▶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다. 방어적이지만 끌려가는 느낌에 대해 거부감이 들었다. 공격적으로 변하는 부분을 어떻게, 어떠한 부분에서 어느 정도로 내가 감정을 빌드업 해야할지에 대한 고믾을 많이 했다. 실제로 촬영할 때 감정이 고조되는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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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사진제공=넷플릭스


-'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전종서는 어땠나. 또 전종서의 역할이 탐이 나지는 않았나.

▶ 대단한 친구다. 연기도 소름돋게 잘한다. 현장에서 이렇게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친구가 있을까 싶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걸 보면 소름 돋은 적이 많다. 실제로는 애교도 많고 귀엽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화를 하다보면 리듬 같은 게 느껴진다. 그 리듬이 참 통통 튀는 친구다. 사랑스럽고 똑똑하고 영민하다는 걸 느꼈다. 현장에서 종서에게 배우는 시간이었다. 종서의 역할이 매력적이다. 광기 어려있고 사람들을 숨막히게 하는 그런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영숙이가 많이 보였다. 나라도 영숙이를 하고 싶어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서연이가 가지고 있는 올곧은 모습이 무너져가는 모습, 독해져가는 게 재밌겠더라. 계속 미쳐있을 수 있겠지만 정상적인 모습에서 미쳐가는 과정 또한 즐거운 작업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갑내기 이충현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 저보다 현장 경력이 더 많은 분들과 작업을 했었다. 동갑인 감독님을 만나니까 어색하기도 하고 낯설었다. 영화사 대표님께서는 장난삼아 '동갑이니까 말 놔'라며 편하게 하라고 했다. 희한하게 그게 잘 안 됐다. 동갑이지만 감독으로 만났고, 현장에서 프로페셔널 했기 때문에 동갑내기라기 보다 작품을 준비하는 감독님으로 느껴졌다. 저희가 같은 나이다 보니 소통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는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아이디어를 나누는데 있어서 편하게 주고 받았다. 서연이의 감정 빌드업이나 서연이가 놓여있는 상황, 감정 등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시고 잘 통했다. 촬영하는 내내 즐거웠다. (웃음)

-'콜'을 통해 외적인 모습에도 변화를 줬다. 왜 단발로 변신하게 됐나.

▶ 차갑고 조금은 낯선 서연이를 표현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머리 길이, 의상 체인지가 온도차를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제가 그동안 긴 머리를 고수해왔다면 서연이만큼은 정말 딱 잘라져 있는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다. 냉소적인 혹은 엄마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부드럽지 않고, 약간 거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과감하게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외적인 변화는 언제나 즐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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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사진제공=넷플릭스


'콜'이 다른 영화와의 차별점이나 매력은 무엇인가.

▶ 남녀 간의 혹은 사건으로 인한 영화라기 보다 여성 중심의 영화 그리고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라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주체적인 주장을 가지고 휘둘리지 않고 단단하게 각자의 입장에서 끌고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네 명의 여자들이 조화가 잘 어우러진 영화가 아닌가 싶다. (웃음) 시간과 관련해 많은 소재의 드라마, 영화들이 있었지만 보통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하는 소재가 많았다. 반면 '콜'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 들어야 하는지 그 뒤의 이야기다. 또 과거를 바꿨을 때 감당해 내야하는 부분에 대해서 살아 있는 영화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콜'처럼 바꾸고 싶은 게 있나.

▶ 솔직히 말하면 바꾸고 싶은 게 없다. 후회되는 순간은 많다. 한 명의 사람으로서 후회되는 순간은 늘 있다. 지금 현재도 후회되는 순간이 생질지도 모른다. 그 모든 게 쌓이고 쌓여서 나라는 사람이 되더라. 부족하고 후회되는 게 많지만 그게 내 모습이다. 앞으로도 후회되는 일들이 많겠지만 밑거름 삼아 단단해지지 않을까 싶다. (웃음)

-'콜' 개봉이 밀리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게 된 소감은 어떤가.

▶ 개봉 시기가 밀리면서 중간중간에 영화가 편집을 더 거치고, 디테일한 후반작업들이 진행되는 과정을 봤다. 배우들과 중간에 만나서 모니터링도 했었다. 밥도 먹고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했었다. 다들 아쉬움이 컸다. 하루 빨리 개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또 이 사태가 잘 마무리 되어서 극장에서 꼭 선보이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기대를 해준 분들이 많았다.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이게 되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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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사진제공=넷플릭스


지난 2월에 제작보고회를 하고 9개월 만에 오픈하게 됐다. 이 시기에 극장에서 개봉 못하는 게 아쉬움이 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많은 분들에게 영화를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 아쉬움이 좋은 쪽으로 또 다른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넷플릭스를 통해 '콜'이 공개되는만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았으면 하나.

▶ 전 세계적으로 공개되는만큼 한국 영화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우리 영화 산업에 대한 힘과 발전 가능성을 봐줬으면 한다. 물론 이미 많은 발전을 해왔지만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 '신선한 소재를 가지고 젊은 친구들이 잘 만든 영화', '네 명의 여자가 나오는데 그 여자들이 다양한 매력과 힘을 가지고 있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또 스태프들에게 전 세계에 동시 오픈해서 우리나라 스태프들과 일을 하고 싶다는 러브콜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콜'은 본인에게 어떤 영화로 남을 것 같나.

▶ '콜'은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던져준 작품이다. 내 안에 가진 다양한 표정들이나 감정들을 조금 더 솔직해져도 되겠다라거나 작품에 대한 겁을 없애도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작품이었다. 촬영하는 내내 후회 없이 즐거웠다. 완성된 영화를 보니 힘들었다. 그때 감정들이 느껴지면서 많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어떠한 것도 다시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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