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잔칫날' 웃긴데 안 웃긴 아이러니한 삶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0.11.29 10:00 / 조회 : 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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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잔칫날' 포스터


'잔칫날'. 제목만 보면 행복한 이야기로 가득 꾸며져 있을 것만 같다. 그런데 제목과는 다르게 아이러니한 삶을 직관적으로 그려냈다. 웃음이 나지만 웃을 수 없는 이야기, 잔칫날'의 이야기다.

'잔칫날'은 무명 MC 경만(하준 분)이 아버지의 장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슬픈 날 아이러니하게도 잔칫집을 찾아 웃어야 하는 3일 동안의 이야기다. 경만은 여동생 경미(소주연 분)와 함께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한 아버지를 간호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무뚝뚝한 아들이지만 결국 아버지가 원하는 걸 해주려고 한다. 경만의 직업은 무명 MC. 마트 개업, 잔칫날 사회 등 불러만 주는 곳이 있으면 달려간다. 그가 달려갈 수 밖에 없는 건 돈 때문이다.

경만은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아버지가 좋아하는 낚시를 하러 가자고 일을 나간다. 일을 끝낸 뒤 그가 경미에게 받은 연락은 바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그런 경만은 친한 형으로부터 지방의 잔칫날에 MC로 대신 가줄 수 있느냐는 연락을 받는다. 눈물보다는 장례 비용이 더 걱정인 경만이기에 결국 동생에게 말없이 행사에 가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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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잔칫날' 하준, 소주연 스틸


'잔칫날'에는 삶이 직관적으로 그려졌다. 사랑하는 사람을 마지막으로 보내야 하는 장례 절차도 돈에 따라 급이 나뉘고, 부조는 얼마나 해야 하는지 고민도 담아냈다.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행사를 선택한 경만의 선택은 공감을 자아낸다. 이 과정들은 현실적이다. 현실적이라 더 와닿는다.

경만이 경미에게 말을 하지 않고 지방 행사를 간 것은 답답함을 자아낼 수 있다.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다를 것이다.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라도 하고 가지'라고 생각할 것이고, 경만과 비슷한 상황이라면 그의 선택이 맞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경만을 연기한 하준의 얼굴이 눈에 띈다. 무표정하지만 행사에서는 표정이 달라진다. 영화는 그가 무명 MC일 수 밖에 없는지 그 이유도 잘 그려냈다.

클라이맥스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보내는 장면에서 눈물을 보인 하준과 소주연의 모습이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것 같던 무뚝뚝한 아들이었던 것 같지만 마지막이라는 말에 결국 무너진다. 두 사람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아리게 하고, 함께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잔칫날'은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흐름은 매끄럽지는 않다. 이렇게 아이러니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경만의 3일을 억지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삶을 직관적으로 그려냈기에 공감하기에는 충분하다.

12월 2일 개봉. 러닝타임 108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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