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이영하, 두 투수에 팀 운명이 갈렸다 [김인식 KS 관전평]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0.11.26 08:41 / 조회 :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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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창모(왼쪽)-두산 이영하. /사진=OSEN
야구는 참 묘하다. 득점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점수가 나지 않는다.

두산 타자들이 그랬다. 주자가 없을 때는 치기 좋은 공을 놓치지 않고 잘 때리는데, 막상 찬스를 잡으면 나쁜 볼에 방망이를 내밀어 범타로 물러났다.

4, 5차전에서 연달아 영봉패를 당한 뒤 6차전(24일)에서는 그런 모습이 더욱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사례는 4회초 공격이었다. 두산은 페르난데스(32)의 안타와 오재일(34)의 2루타로 무사 2, 3루 황금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박건우(30)와 박세혁(30)이 각각 3루 땅볼과 1루 땅볼에 그쳐 선제 득점이 무산됐다.

특히 박세혁은 거의 그라운드에 닿을 듯한 포크볼에 방망이를 냈다. 어려운 공을 때리니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없다. 물론 상대 선발 루친스키(32)가 위기마다 치기 애매한 공을 절묘하게 던진 점도 있다. 결국 어떻게든 점수를 내야 한다는 두산 타자들의 집착과 부담감이 오히려 패배를 부른 셈이다.

이번 시리즈를 돌아보면, 결정적으로 양팀의 명암을 가른 선수는 구창모(23·NC)와 이영하(23·두산)였다. NC는 부상을 겪은 구창모의 건재를 확인하면서 마운드 운영에 한결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반면 두산은 마무리 이영하가 흔들리는 바람에 전체적인 투수 운용이 꼬여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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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가운데) NC 구단주가 24일 우승 뒤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우승을 차지한 이동욱(46) NC 감독에게는 축하를, 그리고 분투한 김태형(53) 두산 감독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두 사령탑 모두 ‘내일은 없다’라는 각오로 투수들을 총동원하며 최선을 다했다. 이른바 ‘현대 야구’는 투수의 분업이 잘 지켜진다고들 하지만, 야구는 2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다.

그러면서, 만약 7차전이 이뤄진다면 누구를 선발로 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두 감독 모두 여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야구가 더 재미있고 어렵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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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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