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없다는데...' 위기 자초하는 뒷문, 마냥 웃을 수 없는 두산 [PO고척]

고척=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11.1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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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마무리 투수 이영하./사진=뉴스1
두산 베어스가 포스트시즌에서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마무리투수 이영하(23)가 3경기 연속 불안함을 노출하고 있어 두산 팬들의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이영하는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팀이 4-1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지켰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2연승을, 한국시리즈 직행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영하의 등판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어서 팬들의 우려가 크다. 결과는 무실점이었지만 과정만 놓고 보면 깔끔하지가 않다.

앞서 이영하는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미 전적이 있어 불안함은 더욱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를 두고 "현재 대안이 없다. 이영하가 나가서 맞으면 지는 거다. 믿고 안 믿고 할 게 없다"고 신뢰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영하의 올해 첫 포스트시즌 등판이던 지난 5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당시 이영하는 팀이 8-7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이천웅에게 안타를 맞고 말았다. 대타 박용택은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신민재를 볼넷으로 내보내 주자를 쌓았다. 다행히 실점은 하지 않았다. 홍창기와 오지환은 좌익수 뜬공으로 막아내며 스스로 키운 불을 껐다. 그렇게 무실점 이닝을 만든 뒤 9-7로 앞선 9회도 무실점 투구를 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데일리 MVP로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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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포수 박세혁과 투수 이영하(오른쪽)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다./사진=뉴스1


그런데 플레이오프 1차전도 좋지 않았다. 이번에도 결과적으로 승리를 지켜내긴 했다. 두산이 2-0으로 앞선 8회 무사 1, 3루에서 등판했다. 2번 강백호를 2루 뜬공으로 잡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로하스는 고의4구. 만루 작전을 쓴 것이다. 여기서 이영하가 유한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마무리 투수로서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타선의 도움으로 쑥스러운 승리를 따냈다. 9회 대타 김인태의 적시타로 3-2로 다시 앞서나갔다. 이영하는 9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선두타자 박경수에게 안타를 맞아 흔들리는 듯 싶었으나 조용호, 배정대, 대타 문상철을 잡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은 어땠을까. 전날 31개를 던진 이영하는 또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에도 첫 타자 박경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이 보다못해 마운드에 올라왔다. 벤치에서 보기엔 이영하가 흔들린다고 생각한 듯 하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에게 한 말을 공개했다. "150km 던질 생각 하지 말고, 가운데 보고 던지라고 했다.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고, 팔도 많이 벌어졌다. 편하게 던지라고 했다"는 것이 김태형 감독의 말이다.

다행히 김태형 감독이 내려간 이후 안정감을 찾았다. 배정대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선행 주자를 잡아냈고, 대타 문상철은 8구 끝에 삼진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1번 조용호를 3루 땅볼로 막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조용호 이후 황재균(33), 로하스(30), 강백호(20), 유한준(39) 등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이 즐비했지만 네 타자로 마무리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약점이라고 평가받던 두산 불펜이 살아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불펜은 이영하를 포함해 6⅓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특히 10월 10경기 평균자책점 10.80으로 부진했던 홍건희가 부활한 점이 고무적이다. 2⅓이닝 퍼펙트. 3경기 연속 흔들리고 있는 이영하의 각성이 조금 더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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