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허슬이다!' 허경민 미친 '슈퍼 캐치', LG 기세 소멸 [준PO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0.11.0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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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초 박용택의 파울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두산 허경민.
두산 베어스 허경민(30)이 중요한 순간 미친 허슬플레이를 펼치며 팀을 구했다. 귀하디귀한 아웃카운트를 생산했고, LG의 기세를 소멸시켜버렸다.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끄는 수비였다. LG 트윈스 신민재(24)의 안일했던 수비와 극명하게 대비됐다.

허경민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트윈스와 경기에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해 1안타 1볼넷 2득점의 활약을 펼쳤다. 두산은 이날 8-7로 승리하며 시리즈를 2경기로 끝냈다.


전날 1차전에서 몸에 맞는 공 2개를 기록했고, 1득점을 올렸다. 이날도 2회초 볼넷으로 나간 후 오재원의 적시 2루타 때 전력질주를 통해 홈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와 선취점을 뽑아냈다.

진짜는 수비였다. 8회말이다. LG 선두타자 이천웅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대타 박용택이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마무리 이영하. 정규시즌에서 박용택은 이영하를 상대로 5타수 3안타 4타점 1볼넷으로 아주 강했다.

박용택이 이영하의 초구를 쳤고, 3루쪽 파울 지역으로 향했다. 허경민이 공에 반응했고, 끝까지 따라갔다. 3루 불펜 펜스에 부딪히면서 공을 낚아챘고, 그대로 박용택을 아웃시켰다.


공을 잡은 후 쓰러지면서 잠시 틈이 생겼고, 그 사이 1루 주자 이천웅이 2루까지 가기는 했다. 그러나 허경민이 잡지 못했다면 그대로 파울이었고, 박용택이 계속 타석에 섰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알 수 없었다. 이 상황 자체를 막아버린 허경민의 수비였다.

반면 LG는 수비 때문에 울었다. 0-8로 뒤진 상황에서 채은성-라모스(연타석)-김현수의 대포를 통해 따라갔고, 7-8을 만들었다. 금방이라도 뒤집을 것 같았다.

그러나 역전은 없었다. 7회 무사 1루에서 채은성의 병살타가 나왔고, 8회 1사 1,2루에서 홍창기와 오지환이 범타로 물러났다. 따라갈 수 있는 찬스를 스스로 날리고 말았다.

오히려 9회초 치명적인 수비 실수가 나왔다. 김재환의 볼넷에 이어 이유찬이 대주자로 나갔다. 허경민이 희생번트를 댔고, 이때 투수 고우석의 1루 송구가 빗나갔다. 투수 송구 실책.

1루 주자 이유찬이 2루를 지나 3루까지 달렸고, 타자 주자 허경민도 2루까지 갔다. 여기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문제는 이후다.

LG 내야 전체가 뭔가에 홀린 듯 어수선했다. 신민재가 공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늦었고, 포수 이성우는 홈을 지키지 않았다. 그 사이 이유찬이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신민재가 급하게 송구했지만, 이미 늦었다. 7-8에서 7-9로 차이가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큰 경기에서는 수비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두산에는 '수비 달인'들이 넘쳐난다. 허경민도 그중 하나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펼치며 두산에게 승리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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