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적기→와카 탈락' 키움의 2020시즌은 비극이었다

잠실=박수진 기자 / 입력 : 2020.11.03 05:21 / 조회 :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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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 후 키움 선수단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다사다난했던 키움 히어로즈의 2020시즌이 모두 끝났다. 우승 적기라는 평가로 시작했지만 결국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키움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서 3-4로 졌다. 3-2로 앞서가다 연장 13회말 2실점하며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 경기로 키움의 2020시즌은 마감됐다.

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키움의 2020시즌이었다. 경기 종료 후 김창현(35) 키움 감독 대행이 "우여곡절이 많았다. 결과는 아쉽게 5위로 끝났지만 선수들에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을 정도였다.

그 우여곡절의 시작은 지난해 11월부터였다. 지난 2019년 정규시즌 86승을 거두며 구단 역사상 최다승 신기록을 세운 장정석(47)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는 대신 초보 사령탑 손혁(47) 감독을 데려왔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하긴 했지만 재계약이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오던 터라 모두가 놀란 결정이었다.

키움의 파격적인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시즌 타점왕(113타점)이었던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33·한신 타이거즈)와 결별하는 대신 내야수 테일러 모터(31)와 계약했다. 샌즈와 협상 과정서 이견을 보였기에 모터를 35만 달러(약 4억원)에 영입했다.

하지만 외국인 최소 연봉자였던 모터는 우려대로 성적 부진에 허덕였다. 타율 1할대에 머문 끝에 결국 지난 6월 방출됐다. 에디슨 러셀(26)이 새롭게 키움 유니폼을 입었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샌즈의 공백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구단 안팎으로도 시끄러웠다. 키움 복귀를 시도하던 내야수 강정호(33)를 비롯해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과 불화를 일으킨 우완투수 윤영삼(28)이 대표적이다. 강정호는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국내 복귀 의사를 접었고 윤영삼은 시즌 내내 2군 경기만 소화하다 성희롱 의혹에 연루돼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후반기엔 손혁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고 퀄리티컨트롤 코치였던 김창현 감독 대행이 부임했다. 구단만 자진사퇴라 주장하지만 최고위층 간섭에 의한 경질이라는 것이 야구계 중론이다.

여기에 시즌을 정상적으로 시작했던 베테랑 외야수 이택근(40)까지 지난 10월 구단과 내용증명을 주고받으며 대립각을 세웠다. 양측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지만 이택근의 처분에 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에는 선수단이 주도한 자체 은퇴식까지 치러 구단 관계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사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키움은 대부분의 전문가들로부터 '우승 적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SK와 두산 등 경쟁 팀들이 전력을 온전히 지키지 못한 반면 키움은 일본으로 떠난 샌즈를 제외한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키움은 어수선한 시즌을 보냈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온전히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예상대로 결말은 비극이었다. '가을 잔치' 포스트시즌에 턱걸이로 진출하긴 했지만 반전은 있을 리가 없었다.

이제 키움은 2021시즌을 앞두고 여러 과제를 풀어야 한다. 핵심 내야수 김하성(25)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하고 서건창(31)과 김상수(32)가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한다. 여기에 새 감독 선임 작업도 남아있어 비시즌에도 많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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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왼쪽)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 후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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