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김희선 "20대와 다른 목소리..나이 들었구나 느껴"[★FULL인터뷰]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 윤태이-박선영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0.11.01 09:00 / 조회 :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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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선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솔직히 (드라마) 안 되면 이렇게 인터뷰 요청 안 하시죠? 하하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배우 김희선(43)은 시종일관 유쾌했다.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극본 김규원·강철규·김가영, 연출 백수찬)를 마치고 연기에 대한 아쉬움에 눈물까지 흘렸다는 그는 "그래도 기자분들 인터뷰 요청 온 거 보니까 어느 정도 선방한 것 같다"며 금세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항상 작품이 끝나면 시원섭섭한데, 이번엔 많이 후회스럽더라고요. 끝나고 많이 울었어요.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제가 저한테 많이 서운했던 것 같아요. 왠지 저 때문에 다른 분들도 손해 본 것 같고요. 그래도 좋은 경험이고 예쁜 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앨리스'는 그녀에게 여러모로 새로운 도전이었다. 국내 드라마에선 아직 낯선 휴먼 SF 장르인 데다, 김희선은 당찬 물리학자 '윤태이'와 강한 모성애를 가진 시간여행자 '박선영'으로 1인 2역을 소화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2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지만, 그는 못내 아쉬운 눈치였다.

"(박)선영이를 연기하고 분장과 스타일을 바꾸고 (윤)태이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아직 가슴에 선영이가 남아 있는 거예요. 태이한테 갈 준비가 안 됐는데 제작 여건상 3~4시간 안에 촬영을 끝내야 했어요. 시간을 좀 더 줬더라면 더 열심히 태이를 연기하고, 선영이에게 집중할 수 있었을텐데…제 역할에 스스로 아쉽고 불만이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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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선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시청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대개 시청자들은 1인 2역을 탁월하게 소화한 김희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앨리스'는 후반부로 갈수록 시간 여행과 평행 세계가 복잡하게 얽힌 스토리 전개로 힘을 잃었지만, 김희선의 변함 없는 외모와 탄탄한 연기력만큼은 단연 두드러졌다는 평이다.

특히 극 중 20대 대학생 윤태이로 변신한 김희선은 1999년 방영된 드라마 '토마토' 속 김희선을 떠올리게 만드는 비주얼로 시선을 끌었다. 20년 전 김희선을 소환한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동안 외모에 '김희선이 '토마토' 촬영 때로 타임머신을 탔다'는 감탄이 쏟아졌다.

"너무 감사하죠. 이제 다 끝났으니까 말씀드릴 수 있는 건데, CG의 힘도 빌릴 수 있고 캠퍼스 룩도 할 수 있어요. 그럼 한 5살 정도는 어려 보이겠죠? 그런데 20대 때와 지금의 제 목소리는 너무 많이 다르더라고요. 하하.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구나' 현재 제 상황을 많이 인지하게 됐어요. 앞으로 더 많이 운동하고, 관리도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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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선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앨리스'는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 남녀가 시간과 차원의 한계를 넘어 마법처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김희선은 이번 작품에서 배우 주원(33·문준원)과 모자 관계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김희선은 주원에 대해 "성실하고 착한 아이다"며 "보통 남자가 군대를 다녀오면 상남자 냄새가 나는데, 이 친구는 뭐든 말을 되게 예쁘게 하고 사랑스럽다. 10년 전부터 알고 지낸 누나 동생 사이 같았다"고 말했다.

김희선은 주원과 촬영 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주원 씨가 캐스팅되기 전에 감독님과 같이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같이 하고 싶다고 부랴부랴 트레이닝 복을 입고 나왔더라고요. 배우가 캐스팅도 안 된 자리에 먼저 나와서 같이 하고 싶다고 하는 배우가 과연 몇이나 될까 싶어요. 물론 저랑 술 마시다 반 이상은 자긴 했지만, 하하. 그렇게 나와 준 성의가 너무 고맙더라고요."

극 중 연인 사이로 등장한 배우 곽시양(33·곽명진)에 대해선 "해피 바이러스"라고 치켜세웠다. 김희선은 "내가 정말 말도 안 되는 농담을 해도 자지러지게 웃어주는 친구"라며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내가 이 친구를 더 웃겨주지?' 아무것도 아닌데 내가 농담을 던지고 있더라. 같이 있으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같이 행복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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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선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김희선은 1987년생인 주원과 10살 차이다. 주원(박진겸 역)의 엄마로 등장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김희선은 모성애 강한 엄마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김희선은 "이렇게 큰아들을 둔 젊은 엄마 괜찮지 않은가"라며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 아이를 정말 일찍 낳아서 (나중에) 친구처럼 같이 술 한잔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너무 엄마처럼 안 보이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기우더라고요. 정말 고등학생 아들 둔 엄마처럼 보였어요. 하하."

1977년생인 김희선은 지난 2007년 결혼해 초등학교 5학년인 딸 아이를 두고 있다. 그는 "딸 아이가 이제 알건 다 알아서 드라마도 같이 보는데 좋아하더라"며 "핼러윈엔 딸이랑 같이 사탕을 까먹을 것 같다"고 웃었다. '앨리스'처럼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며 "그땐 정말 공부도 안하고 뼈가 부러지게 놀고 싶다"고 말했다.

김희선은 어느덧 40대에 접어든 한 아이의 엄마지만 변함없는 미모를 자랑하고 있다. 과연 아름다운 외모를 유지하는 비결은 뭘까.

"타고난 건 10년 전에 바닥났어요. 서른 살까지 다 썼죠. 하하. 음…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라고 생각해요. 제가 성격이 좀 둔한 편이거든요. 어떨 때는 둔한 게 단점인데, 안 좋은 일이 있을 땐 둔한 게 큰 장점이 되더라고요. 술이 또 스트레스를 푸는데 한몫해요. 방송 활동할 때는 스포츠로 스트레스를 풀기엔 시간이 빠듯하거든요. 짬 내서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술밖에 없어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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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선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1993년 SBS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한 김희선은 27년째 배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미스터Q', '토마토', '해바라기' 등 90년대 후반 여러 히트작을 통해 인기의 정점을 찍은 그는 결혼 이후에도 '앵그리맘', '품위있는 그녀', '나인룸' 등 다양한 연기 변신을 시도하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로 성장했다.

"어찌 보면 저한테 딱 맞는 옷을 그때그때 잘 입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운 좋게 20년 넘게 이 생활을 해온 것 같은데 지금은 모험도 하고 싶고 도전도 하고 싶어요."

차기작을 정하지 않았지만 김희선은 앞으로도 도전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앨리스'를 사랑해주신 팬들 덕분에 다른 장르물도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희선이 이런 면도 있었네'라는 얘길 들을 수 있는 역할이 탐도 나고 욕심도 나요. 물론 다 성공할 순 없지만, 쓴소리 들어가면서 하는 게 나름 인생의 재미 아니겠어요? 앞으로도 이제까지 해왔던 역할과 참 많이 다른 장르를 도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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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선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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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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