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도 신세계도..韓 OTT시장 춘추전국시대 돌입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0.10.30 14:18 / 조회 : 2436
image
2016년 6월 30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 공동 창립자 및 CEO, 테드 사란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가 한국 론칭 기념 미디어데이를 하고 있는 모습. 넷플릭스는 한국 론칭 5년만에 330만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며 한국 OTT시장을 장악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한국영화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영화산업이 최악의 상황을 맞은 가운데 OTT서비스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면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2016년 한국에 진출한 넷플릭스가 5년 만에 330만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며 한국 OTT서비스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OTT서비스업체들의 한국 진출 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최근 OTT서비스와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건 이커머스 업체들이 OTT서비스 시장에 속속 참여하고 있는 점이다.

지난 7월 싱가포르 OTT서비스업체인 훅(Hooq)을 인수한 쿠팡은 OTT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쿠팡은 9월까지 특허청에 쿠팡와우 플레이, 쿠팡스트리밍, 쿠팡플레이, 쿠팡오리지널,쿠팡티비, 쿠팡플러스, 쿠팡비디오, 쿠팡라이브 등 상표를 출원했다. OTT 서비스 출시가 임박했다는 뜻이다. 쿠팡은 최근 각 분야 경력직원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신세계그룹도 콘텐츠 사업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미디어콘텐츠 자회사 마인드마크를 통해 지난 6월 드라마 제작사 실크우드를 인수한 데 이어 10월에는 스튜디오329 지분 55.13%를 45억원에 사들였다. 스튜디오329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 제작사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CJ그룹과 손잡고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지난 26일 CJ그룹 계열사인 CJ ENM, 스튜디오 드래곤, CJ대한통운과 6000억원대 상호지분을 교환했다. 콘텐츠와 물류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뜻이다. CJ의 OTT업체인 티빙 멤버십 결합 상품도 출시 예정이다.

일찌감치 매니지먼트사와 음악레이블, 드라마 및 영화 제작사 등을 인수한 카카오도 카카오TV를 통해 본격적인 OTT시장 진출에 나섰다. 카카오는 2018년 카카오M을 출범하고 스타쉽엔터테인먼트, BH엔터테이먼트, 사나이픽처스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카카오M은 카카오TV를 통해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같은 유통 업체들의 움직임은 미국 아마존과 비슷한 전략이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와 쇼핑을 결합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도 이커머스나 콘텐츠에 국한한 사업이 아니라 OTT서비스를 통해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시키려는 전략이다.

미국 OTT서비스 업체들도 한국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내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애플TV플러스 등도 한국 콘텐츠 제작에 나서며 한국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애플TV플러스는 이민호 주연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를 제작하는 데 이어 김지운 감독의 '미스터 로빈'도 선보인다.

워너 미디어는 자사 OTT서비스인 HBO맥스 아시아 진출을 위해 티빙과 콘텐츠 제휴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워너 미디어는 티빙 투자 조건으로 CJ ENM과 넷플릭스 제휴 철회를 내걸어 진행이 쉽지만은 않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OTT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제작사 인수합병과 상장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중앙그룹 산하 JTBC스튜디오는 드라마하우스, 콘텐츠지음, nPIO 등 드라마제작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BA엔터테인먼트, 퍼펙트스톰, 하우픽처스 등 영화제작사를 인수했다. JTBC스튜디오는 현재 상장을 앞두고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다.

반도그룹이 인수한 키위미디어그룹은 최근 자회사 웰메이드스타이엔티, 트리니티픽쳐스, 수호이미지테크놀로지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거래정지 상태인 키위미디어그룹은 내년 상반기 거래 재개를 겨냥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영화투자배급사 인수 논의도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OTT서비스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콘텐츠 회사들의 합종연횡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거센 변화는 기존의 한국영화산업을 뒤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사가 투자하고, 극장에서 개봉한 뒤 VOD서비스로 선보이는 기존 시스템의 일대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코로나19로 기존 영화산업의 근간인 극장 산업이 극도의 위기에 처하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 같다.

현재 코로나19로 개봉 시기를 놓친 영화들이 속속 넷플릭스를 향하고 있다. 올 초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작인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데 이어 '콜' '낙원의 밤'이 넷플릭스행을 택했다. '승리호'도 넷플릭스와 막바지 협의 중이며, 이 밖에 넷플릭스 문을 두드리는 한국영화들이 즐비하다.

지금까지는 완성된 영화들이 극장 개봉을 못하게 되면서 넷플릭스를 택했다면, 이제는 OTT서비스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기획부터 OTT서비스와 손을 잡고 만드는 사례가 늘 것 같다. 영화 유통이 더 이상 극장이 아닌 OTT서비스 직행, 또는 병행하는 시대가 눈앞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내년에 종식되지 않고 2~3년 더 지속된다면 이런 시대는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OTT서비스업체 난립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 영화제작사를 비롯한 한국 콘텐츠 제작사 입지도 좋아질 것 같다. 케이스마다 다르지만 넷플릭스가 대체로 제작비+10%, 즉 110%를 제작사들에게 주고 있는 가운데 애플TV플러스가 130%를 내세우고 있다는 소문도 제작사들에 파다하다. 소문의 진위를 떠나 OTT서비스업체 경쟁 구도는 콘텐츠 제작사들에게는 유리하다.

한국영화산업은 코로나19 여파로 유래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위기 속에서 변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과연 OTT 춘추전국시대가 한국영화산업을 어떻게 바꿀지, 지금은 폭풍 전야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라인
  • 웨이보
  • 프린트
  • 이메일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