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묵한 이제훈의 삶을 180도 변화 시킨 '도굴'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0.11.02 08:52 / 조회 : 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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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제훈(36)이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캐릭터의 성격 뿐만 아니라 외적인 모습까지도 말이다. 평소 자신과의 모습과 간극이 있었지만, 저절로 재미가 샘솟았다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도 변화시켰다고 했다. 이제훈을 변화시키게 한 건 바로 영화 '도굴'이었다.


이제훈은 올해 두 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지난 4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사냥의 시간'과 개봉을 앞둔 '도굴'까지. 차이점이 있다면 OTT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과 큰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랜만에 극장 개봉을 앞둔 이제훈은 연신 미소를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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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극장 개봉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올해 초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밀리고 OTT 플랫폼으로 넘어가게 됐다. '도굴'을 통해 관객분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많은 분들이 극장에 와서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요즘은 극장을 찾는 관객의 발걸음이 쉽지는 않지만, 영화적 재미를 느끼는 곳이 극장 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 극장에서 영화를 봤을 때 조금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이제훈은 OTT 플랫폼 공개와 극장 개봉의 다른 점에 대해 짚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더 기억에 남지만, OTT 플랫폼을 통한 영화 공개 또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바로 영화에 대한 파급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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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고무적인 부분은 전 세계에 망을 두고 있는 넷플릭스 서비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이 공개됐을 때 미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등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있다는 걸 느꼈다. 보고 난 후 리뷰를 바로 써주고 리플을 달아줄 때 파급력이 강하다는 걸 느꼈다. 저라는 사람을 소개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어필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사냥의 시간'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도 차기작을 해외 에이전시를 통해 계약했다. 그래서 당장 국내 작품이 아닌 해외 작품을 차기작으로 선보이지 않을까 싶다."

'사냥의 시간' 속 거친 모습을 벗어던지고 천재 도굴꾼 강동구로 돌아온 이제훈. 영화 '도굴'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 분)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오락영화다. 이제훈이 연기한 강동구는 흙 맛만 보고도 유물이 어디 있는지 알아내는 천부적 기질을 타고난 도굴꾼이다. 그동안 영화 '건축학개론', '아이 캔 스피크', 드라마 '시그널' 등에서 진중하고 진지한 모습을 선보였다. 그러나 '도굴'을 통해서는 '이제훈이 이렇게 능글 맞았나?'라고 할 정도로 천연덕스러운 모습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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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런 캐릭터를 맡은 건 처음이었다. 굉장히 들뜨면서 말도 많았고, 깐죽거리고 까불거린다. 무언가 목표로 하는 것에 있어서 설계자의 역할 즉 리더로서 극을 이끌어가는 사기꾼의 기질도 있으면서 능글맞고 천연덕스러운 강동구는 평소 저와는 간극이 있었다.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되나?'라는 고민이 있었다. 시나리오가 저한테 너무 재밌고 신났다. 그 흐름만 따라가도 충분히 (재미가) 샘솟았다. 현장에 가는 시간이 즐거웠다. 같이 하는 배우들의 앙상블이 좋았기에 저를 받아주고 믿어줬다. 제가 가는 방향에 있어서 무언가 함께 하고자 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신나게 할 수 있었다. 여태까지 촬영했던 작품 중에 생각 없이 가장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장에 갔었던 영화다."

이제훈은 '도굴'을 통해 자신의 삶도 변화시켰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크게 변화된 지점은 바로 성격이었다는 것. 과묵했던 그가 표현을 더욱 많이 하게 됐다. '도굴'로 인해 변화된 자신에 대해 나쁘지 않았다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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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람을 만나고 가까운 친구들을 만날 때 저는 이야기를 경청하는 편이다. 이야기를 듣고 맞장구 쳐준 뒤 내 의견은 나중에 이야기하는 타입이었다. 그런데 '도굴'을 하면서 엄청 떠들고 다니고, 표현을 하고 다녔다. 사람들을 만날 때 주도하려고 하는 제스처들이 불쑥불쑥 나왔다. 그래서 '나한테도 이런 면모가 있었구나' 싶었다. 또 이러한 모습을 보여줬을 때 나쁘지 않게 받아준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재밌었다. 현장에 대한 경험이나 사람을 만날 때 적은 나이가 아니다 보니까 먼저 말을 걸고 친근하게 대할 수 있게 나를 열어줘서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예전에는 선배님들을 만났을 때 말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변하게 두서가 없어도 제가 이야기를 하는 변화가 생겼다. 이 변화가 나쁘지 않다."

'도굴' 속 이제훈의 모습에서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건 수염이다. SBS 드라마 '비밀의 문'에서 사도세자를 연기했기에 수염을 붙인 적이 있다. 그러나 영화, 드라마를 포함한 현대극을 위해 수염을 기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수염이 잘 나지 않는 타입이기에 스스로 멋있거나 괜찮다는 것에 대해 동의를 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수염을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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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극에서 수염을 붙이고 나온 적은 있었다. 현대극에서 '수염을 기르고 한다?'라는 걸 상상을 못해서 시도를 할 때 선뜻 용기를 내서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도굴'에서 수염을 기르고 지저분한 모습을 보여줘도 된다는 생각을 했을 때 괜찮은 것 같았다. 분장 실장님이 '잘 어울리니까 해도 좋다'라고 용기를 주셨다. 그 말을 해주지 않았더라면 현대극에서 수염을 기르고 표현을 못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다음 작품에도 수염을 기르고 나왔다. 배우로서 변화를 줄 수 있는 게 좋기도 하고, 변신까지는 아니겠지만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캐릭터가 생겨 좋았다. 저는 좋아서 했지만, 관객분들이 또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이제훈은 "나라는 사람을 도화지를 가지고 어떻게 그려주실지 기대가 된다. 변화를 표현해야 한다고 해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앞으로 작품을 했을 때 이제훈이라는 사람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인지 시도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아직 나를 그려지지 않은 모습이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모습이 있을지, 작품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찾아서 나를 그려나가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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